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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노동자들은 한글도 제대로 못 읽나”



정치 일반

    “KT 노동자들은 한글도 제대로 못 읽나”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

     

    - 2006년부터 270명이 죽고, 올해만 다섯명이 자살
    - 자기 실적 부진하면 해고하겠다는 안에 82%가 찬성, 이게 정상적인 노조인가?
    - 비밀 투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 이것도 지켜지지 않는 것이 KT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6월 19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


    ◇ 정관용> KT 광양지사에 근무하는 한 노동자가 며칠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그 유서에 노조의 단체교섭 찬반투표, 나중에 검표까지 한다. 검표가 두려워서 스스로 투표한 사진을 찍었다. 이 15년 간의 KT 노동탄압이 끝났으면 한다,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하네요. 2006년 이후에 KT에서 자살, 돌연사, 과로사로 숨진 노동자가 무려 270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 불법적인 인력 퇴출 프로그램 때문에 KT가 항상 문제가 돼 왔었죠. 그래서 오늘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 전화로 만나보겠는데요. 저희 제작진은 KT 사측 그리고 현재 숨진 노동자가 소속한 KT 제1노조 측에도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마는 진상규명 먼저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양쪽 모두 인터뷰를 거절했어요. 그래서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만 만나보겠습니다. 이 위원장 안녕하세요.

    ◆ 이해관>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제1노조하고 새노조, 현재 복수노조로 되어 있네요?

    ◆ 이해관> 그렇습니다.

    ◇ 정관용> 새노조가 언제 만들어졌어요?

    ◆ 이해관> KT가 민영화되는 과정에서 무려 3만 5000명이 쫓겨났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노사합의를 통해서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2011년 7월 복수노조가 시행되는 시점에 새노조를 만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럼 지금 제1노조는 가입자가 몇 명이고 새노조는 몇 명입니까?

    ◆ 이해관> 그쪽이 99% 정도 되고 KT 새노조는 30명 정도 됩니다.

    ◇ 정관용> 30명밖에 안 돼요?

    ◆ 이해관> 그렇습니다.

    ◇ 정관용> 노사가 함께 단합해서 구조조정을 한다 이 얘기 아닙니까?

    ◆ 이해관>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왜 노동자들이 새노조로 안 오죠?

    ◆ 이해관> 이번 돌아가신 분의 유서에서도 밝혀진 것처럼요. KT의 기본적인 노동조합이 지켜야 될 투표의 비밀원칙조차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어디 찍는지를 다 검표를 하고 그게 두려워서 카메라에 자기가 찍은 표를 찍어놓고. 그런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이분이 돌아가신 경우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회사 측과 노조가 담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2노조로 온다는 건 상당히 쉽지 않은 얘기라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 이해관 위원장도 해고당하셨나요?

    ◆ 이해관> 그렇습니다. 저도 해고됐는데요. 작년에 KT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제주 7대경관 가짜 국제전화 사건으로 인해서 그걸 제가 내부 고발했다는 이유로 해고가 됐죠.

    ◇ 정관용> 지금 30명 정도가 새노조에 속해 있다고 그러는데 그분들도 다 해고, 정직 이런 겁니까? 아니면 다른 분들은 괜찮습니까?

    ◆ 이해관> 다른 분들도 징계도 많이 맞으셨고요. 무엇보다도 KT가 노조를 탄압하는 주된 방법이 그 인사권을 남용하는 것인데요. 자기 연고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돌아가신 분 보니까 조금 아까 잠깐 이해관 위원장이 얘기하셨는데. 단체교섭이라는 게 노사가 함께 하는 거잖아요.

    ◆ 이해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 단체교섭 내용 안에 문제가 있습니까?

    ◆ 이해관> 이번 2013년 단체교섭에서 KT노사가 합의한 것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는 조항에 노조가 합의해 준 겁니다. 우리나라 노동법 체계상 해고를 할 수 있는 사유는 회사가 굉장히 어려울 때, 적자가 누적됐을 때 정리해고를 하거나.

    ◇ 정관용>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 이렇게 되어 있죠.

    ◆ 이해관> 네, 그렇죠. 그렇게 정리해고를 하거나 아니면 노동자가 잘못을 해서 회사 돈을 만졌다든가 이랬을 때 징계해고 할 수 있는 이런 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데. 이번에 KT노사는 개인이 영업실적이라든가 이런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회사가 마음대로 노동자를 해고시킬 있는 이런 조항에 합의했습니다.

    ◇ 정관용> 그걸 노조가 합의해 줬다?

    ◆ 이해관> 네. 그것도 기가 막힌데 이것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KT 노동자 찬반투표에서 무려 82% 찬성이 나왔습니다. 그러면 두 개 중의 하나일 것 아니에요. KT 노동자들이 한글도 제대로 못 읽어서 이 내용이 얼마나 문제가 되는 것을 몰라서 찬성을 했거나. 아니면 강압에 의한 엉터리 투표였을 건데 이번에 광양에서 자결하신 분의 유서에 의해서 생생히 밝혀진 것처럼 엄청난 강압에 의한 엉터리 투표였던 거죠.

    ◇ 정관용> 검표라는 걸 그러면 노조 지도부가 합니까?

    ◆ 이해관> 아니죠. 지금 유서 내용에 따르면 관리자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누구를 찍었는지 다 알고 반대를 찍거나 회사의 방침에 어긋난 투표를 한 사람들은 비연고지로 보내는. 날려버린다, 이런 표현을 씁니다. 그렇게 인사보복을 한다는 거고. 더 심각한 건 어디를 찍었는지 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건 비밀투표라는 정말 우리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데, 투표에 비밀을 보장해 주는 건. 이것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거죠. 얼마나 인간적으로 모멸감을 느꼈겠습니까? 50이 넘으신 분이 자기가 의심 받을 게 두려워서 자기가 찍은 투표용지를 카메라에 담을 때는, 참 정말 참담한 일이죠.

    ◇ 정관용> 나는 찬성했다, 내가 찬성표를 찍었다라는 걸. 찍어서 그걸 또 복사해 놨다는 거 아니에요?

    ◆ 이해관> 그렇죠. 그리고 거기에다가 유서를 쓰신 거죠. 너무 기가 막히니까.

    ◇ 정관용> 그런데 KT 사측의 입장은 일부가 주장하는 투표 조작이나 개입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금 반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 이해관> 그 돌아가신 분이 정말 소중한 목숨을 버려가면서 하고자 했던 얘기가 사실과 다를 리는 없겠죠. 그리고 아주 합리적인 추론만으로도 KT가 적자도 아니고 1년에 수천 억을 버는 회사인데 그런 회사에서 노동자를 판매실적이 부진하다고 해고시킬 수 있는 조항에 그 소속 노동자들이 82% 찬성했다라는 건 정상적인 투표가 진행됐다라고 볼 수 없겠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아무튼 이해관 위원장 주장에 따르면 회사와 노조의 담합된 탄압 때문에 새노조로 오지도 못하고. 무려 82%가 이런 불합리한 조항에 찬성표를 던지고. 그렇게 주장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 이해관>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주 그냥 구조화되어 있는 상태인데 이거 어떻게 그럼 고쳐야 합니까?

    ◆ 이해관> 무엇보다도 KT 노동자들이 어렵게 어렵게 증거를 잡아서 부당 노동행위로 검찰에 고소하고 고발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거꾸로 검찰에서 KT나 이런 대기업 봐주기를 하고. 이런 것들이 관행이 되면서 회사에서는 정말 아, 무서울 게 없다. 혹은 불법행위 해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이런 게 지난 15년 간 누적되면서 이런 정말 말도 안 되는 결과를 빚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도 일단 사정기관이나 행정 감독기관이 좀 자신의 본연의 업무를 철저하게 했으면 합니다.

    ◇ 정관용> 오늘 보도에 따르면 지금 돌아가신 분의 관할 노동청이 여수 고용노동지청인데. 여기에서도 아직 이렇다 할 조사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 이해관> 저희가 이제 금요일날 이석채 씨를 검찰에 부당 노동행위로 고발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번 죽음의 성격이 개인의 자살 이전에 사회적 타살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KT에서 아까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지난 2006년부터 270여 명이 죽고 금년에만 다섯 분이 자살을 하셨어요. 그리고 이런 문제가 충분히 사회적으로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석채 회장은 뭐라고 얘기했느냐면 KT 노동자들이 고령이기 때문에 조금 죽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일 뿐 전혀 문제가 없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지금까지 완전히 방치했고 이랬다고 생각이 돼서 이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이석채 씨를 모레 고발할 예정입니다. 이거에 대해서 좀 더 수사기관이나 이런 데서 좀 더 철저하게 수사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정관용> 일단 1차로 요구하시는 것은 사정기관이 나서 달라. 이제 그 방법밖에 없다. 현재 회사 내에서는 동력을 찾기가 어려우시군요?

    ◆ 이해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검찰뿐 아니라 노동부 이런 데서도 좀 나서야 되지 않겠습니까?

    ◆ 이해관> 여태껏 수도 없이 진정을 했지만 이런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몇 가지 정말 비근한,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죽어갈까 하는 것에 대한 비근한 사례를 말씀드리면 전주가 집인 원병희 씨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분이 해고됐었는데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정을 받고 복직을 했는데 포항에다 발령을 했어요, 경상북도 포항에. 한마디로 다닐 수가 없는 거죠. 그리고 또 부천에 계신 한 여직원은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폐렴 때문에 의사가 집에서 쉬는 게 좋겠다라고 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퇴원하자마자 출근하라고 계속 지시를 합니다.

    ◇ 정관용> 그런 건수가 있을 때마다 노동부 등등에 제소했지만 별다른 시정조치가 없었다?

    ◆ 이해관>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KT 노동자들이 깊은 좌절감을 갖고 있고. 그런 좌절감이 우울감으로 연결되면서 KT가 이런 많은 죽음을 낳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일단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해관>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의 목소리 들어봤는데요. 사측이건 또 KT 제1노조이건 하실 말씀 있으면 우리 인터뷰에 꼭 좀 응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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