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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장마에 빛을 발하다…추억의 ''서울 지하상가'' 여행



여행/레저

    폭염과 장마에 빛을 발하다…추억의 ''서울 지하상가'' 여행

    [서울의 재발견] 더위와 비 걱정 없는 서울 지하상가 명소 산책

    너무 빨리 찾아온 폭염과 장마 소식에 주말 나들이가 고민이신가? 무덥거나 비오거나 하는 마당에, 밖에 나다닐 엄두가 안 나는 것이 인지상정.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답답하고, 극장이나 대형마트도 한 두 번이지 또 가기엔 진부하고, 실내 놀이공원은 사람에 치일까 걱정이다. 하지만 고민을 거두자. 바로 이런 때에 빛을 발하는 명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더위와 비 걱정 없는 ''추억과 테마의 지하상가''가 그것이다.

    서울 도심에 지하상가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 이들 지하상가 공간은 애초 전쟁을 대비해 서울시민의 방공호 용도로 만들어졌다. 이후 도심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지상의 상권이 을지로, 명동, 회현, 남대문, 동대문 등의 지하로 흘러들어왔고, 이들 지하상가는 지금까지 30여년의 전통과 특색을 간직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폭염과 장마 시즌을 맞아, 날씨가 좋을 때는 잘 눈 여겨보지 않았던 그곳을 만나보자. 신기하고 정겨운 물건들을 만나며 추억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 무엇보다 더위와 비 걱정 없이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장소, 바로 ''서울 지하상가'' 명소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남대문 도깨비시장

     

    지하철 회현역 5번 출구. 남대문 시장의 5번 게이트로 들어가 100m 정도 직진하면 갈림길 오른쪽에 도깨비 수입상가의 간판이 나타난다. 남대문 시장 대도상가 지하에 있는 도깨비시장이다.

    이상하고 신기한 물건이 많아서 도깨비시장이라고 불려온 이 수입상가는, 한국전쟁 후 외국에서 밀수한 제품과 미군 PX에서 흘러나온 물건을 몰래 팔던 곳이다. 예전에는 양키시장이라 불리던 남대문 도깨비시장은 외국에 가지 않고도 다양한 외국 현지 물건들을 구할 수 있는 재미난 장소다. 예전에야 몰래 팔던 밀수품이 태반이었고,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일부 나라 물건만 팔았지만, 지금은 정식 수입절차를 받은 물건들로, 터키·스페인·멕시코·튀니지 등 지구촌 전 지역의 물건을 판매한다.

    미로처럼 이어진 통로에는 한 두 평 남짓한 가게가 오밀조밀, 없는 것이 없다. 딴 세상에 온 느낌을 들게 만드는 아프리카 목각상, 이집트 파피루스, 중국 옥도자기, 벚꽃 문양의 일본 분첩, 동화에서 본 듯한 삶은 계란 받침대와 계란 깨는 스틱 등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하 1층과 2층에 수입 향신료, 수입 캔디, 안티크 소품, 액자, 금은 수공예품, 향수나 화장품, 주방기구, 옷과 모자, 신발, 가방, 소품들, 주류, 중국과 일본 도자기, 어학기, 카메라 등 전자기구 그리고 장난감까지, 그 다양함과 복잡다단함에 순간 정신줄을 놓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곳이 이곳 남대문 도깨비시장이다.

    ◈회현 지하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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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현역 1, 7번 출구. 서울중앙우체국 가는 방향에 나타나는 회현 지하상가. 이곳은 추억이 깃든 우표와 화폐 그리고 LP판의 집합소다. 200여개 점포가 몰려 있는 이곳의 절반 이상은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우표나 주화, 옛날 화폐, LP 레코드, 오래된 카메라나 축음기 등 골동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서울중앙우체국 옆 지상에 있던 우표 및 화폐 가게가 비싼 명동 땅값을 감당하지 못해 지하상가로 흘러들어왔고, 그 후 LP 레코드 가게, 우표·화폐, 골동품 가게 등이 몰려들면서 회현 지하상가는 수집 마니아의 천국이 됐다. 이곳에서 수집 마니아는 우표, 기념주화, 옛날 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LP 레코드를 사고 판다.

    우표와 주화 등을 파는 가게 쇼윈도에는 오백원 짜리 옛날 지폐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우리나라 최초 우표인 ''문위우표'' 등이 전시되어 있다. ''COREAN POST''에서 발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도 볼 수 있으니, 우리나라의 최초의 우체국인 우정국이 생기고 또 우정국 낙성식을 기화로 갑신정변(甲申政變)이 일어났던 1884년의 우표다.

    대부분의 우표 수집광들은 화폐도 함께 수집한다. 종이돈은 1백여 종 있고 엽전은 2~3천가지 정도. 우리나라 화폐는 발행량이 그리 많지 않고 사용한 시기도 짧아서 국제적으로 인기있는 품목이다.

    지금은 구경하기 어려운 LP 레코드판도 회현 지하상가를 대표하는 메뉴다. 명동에서 30년, 회현 지하상가에서 20년, 이렇게 대를 이어 50년째 LP 레코드 장사를 이어오고 있는 가게, 30만장의 LP를 창고에 두고 5만장의 LP를 진열해 마니아를 맞이하고 있는 상점 등 진기하고 정겨운 LP 가게의 풍경이 회현 지하상가를 채우고 있다.

    ◈동대문 지하상가

    종로4가에서 종로5가 그리고 동대문에 이르는 동대문 지하상가는 귀금속, 한복, 침구류로 특화된 대한민국 혼수 물품의 메카다.

    꼭 혼수를 위한 쇼핑이 아니더라도, 노리개와 숟가락, 한복과 예단, 침구류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전통의 향기를 맛보는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종로4가는 대한민국 귀금속의 70% 이상이 거쳐가는 국내 최대의 귀금속 상가가 자리잡은 곳이며, 종로5가는 광장시장을 중심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포목 원단의 중심지이자 아시아 최대 의류시장인 동대문시장의 시초에 해당하는 장소다. 현재 취급하는 품목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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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뿐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역사성도 깊다. 종로 귀금속 상가 지역은 조선시대 종로 육의전 주변에 금, 은, 옥 등 귀금속을 취급하는 상점이 모여있던 곳이다. 그리고 광장시장과 그 주변 한복과 예단, 침구류 상가는 조선시대 하급병사에게 포목 장사를 허용한 배오개 사상난전으로 시작해 지금의 동대문 의류시장으로 이어지는 역사 위에 놓여 있다. 천천히 걸으면서 추억의 물건을 만나고 역사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 바로 동대문 지하상가다.

    위에서 살펴본 3곳의 지하상가 외에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각종 사무기기가 모여 있는 을지로 지하상가, 공예품과 액세서리를 감상할 수 있는 남대문로 지하상가, 트렌디한 옷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명동 지하상가 등 지역의 특색과 테마를 오롯이 담고 있는 지하상가가 서울 도심 곳곳에 뻗어 있다. [BestNocut_R]

    빨리 찾아온 폭염과 장마에 당황하지 말고, 평소 잘 눈여겨 보지 않았던 추억과 재미의 공간 ''서울 지하상가''를찾아가보자. 더위와 비 걱정 없이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서울 지하상가 명소는 어쩌면 이 날을 기다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서울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픈 분들은 twitter.com/js8530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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