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메이저리그의 손꼽히는 명장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감독에게 추신수(31)는 올 시즌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선수다. 29일 현재 타율 2할9푼6리 10홈런 20타점과 출루율 4할5푼 40득점을 올리며 팀의 약점이었던 톱타자 역할을 차고 넘치게 수행해내고 있다. 출루율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 득점은 내셔널리그 4위다.
베이커 감독의 통산 1600승을 선물한 것도 추신수였다. 지난 8일 애틀랜타전에서 추신수는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5-4 승리를 이끌었고, 베이커 감독은 "내 생애 최고의 승리"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 뒤 클리블랜드에서 굴러온 복덩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 베이커 감독에게 이적해오기 전 추신수에 대한 생각은 어땠을까. 과연 올 시즌 이 정도의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을까. 30일(한국 시각)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에 실린 베이커 감독의 추신수에 대한 평가가 흥미롭다.
▲베이커 감독의 첫 인상 "외모가 짱이네"추신수에 대한 첫 인상은 일단 ''멋있는 놈이구나''였다. 베이커 감독은 MLB닷컴에 실린 ''클리블랜드 귀향에 설레는 추신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옷과 머리 스타일에서 ''이 녀석, 꽤 멋있는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추신수의 세련된 스타일은 예전 팀 동료들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클리블랜드 중견수 마이클 브랜틀리는 추신수의 의상에 대해 "화려하고 깨끗하며 구김이 전혀 없었다"면서 "항상 차림새가 멋졌고, 후줄근하게 입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추신수의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클리블랜드 마무리 투수 조 스미스도 "아무도 그런 스타일을 따라갈 수 없다. 특별히 긴 머리라면 더 그렇다"고 증언했다.
클리블랜드 시절 추신수는 2007년 신시내티에 부임한 베이커 감독과 지역 라이벌 대결, 이른바 ''오하이오의 결투''를 펼쳤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시내티를 상대로 타율 3할5푼1리, 7홈런을 날렸고,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산한 OPS에서도 1.139를 기록할 정도로 호조를 보였다.
MLB닷컴은 "베이커 감독이 타격과 송구 능력 외에는 추신수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특이하게도 한 가지가 감독의 주의를 끌었다"고 전했다. 라이벌전에서 보인 추신수의 경기력 못지 않게 외모도 신시내티 이적에 한몫을 한 셈이다.
▲"단순히 좋은 선수가 아니라 좋은 팀 동료"사실 MLB닷컴은 "추신수가 보여온 능력에도 베이커 감독은 그의 영입에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를수록 추신수에 대한 베이커 감독의 생각은 달라졌다.
베이커 감독은 "매일 선수를 접하지 않으면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다른 팀에서 100만 달러처럼 보이는 선수가 사실은 50센트 가치일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외모(?)나 성적을 넘어 보이지 않은 추신수의 매력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이어 베이커 감독은 "추신수가 좋은 선수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좋은 팀 동료라는 것은 몰랐다"고 강조했다. MLB닷컴은 "베이커 감독에게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클럽하우스 내의 추신수의 존재감이었다"고 했는데 그만큼 동료들과 호흡 등 팀 분위기를 잘 이끈다는 뜻이다.
MLB닷컴은 "추신수가 신시내티에 어떻게 융화될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지만 클리블랜드에서 보낸 7시즌처럼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냈다"고 전했다. 올 시즌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추신수는 수비 불안에 대한 우려를 씻고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옛 동료 스미스도 "추신수는 이기기 위해 열심히 뛰고 노력한다"며 거들었다.
일단 베이커 감독은 추신수가 100만 달러와 50센트짜리 중 어느 쪽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은 피했다. 다만 "그보다는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고 이런 페이스라면 더 많이 벌 것"이라며 웃었다. 추신수의 올해 연봉이 730만 달러(약 82억 원)이라는 점을 기댄 농담이지만 이미 답을 말한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선수로 꼽히는 추신수. 그러나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둔 올 시즌 자신의 가치를 한껏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제대로 인정받을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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