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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한화, 비정규직 왜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하나?"



정치 일반

    [Why뉴스] "한화, 비정규직 왜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하나?"

    대기업, ''상생'' 말이 아닌 실천으로
    SNS에서도 칭찬여론 지배적, 다른 기업에도 영향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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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한화그룹이 비정규직 2,043명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0대 재벌기업 가운데 대규모 정규직 전환은 처음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은 호텔·리조트 서비스 인력, 백화점 판매사원, 직영 시설관리 인력, 고객상담사 등에 종사하는 계약직 사원으로 60%에 달하는 1,200여명이 여성인력이다.

    한화그룹 비정규직 직원은 5천명에서 3천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전체 임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도 17%에서 10.4%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는 지난해 8월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비정규직 비율 33.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번 한화그룹의 결정은 이례적인 것으로 다른 대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철학인 ''함께 멀리''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을 반영한 결정으로 새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한화, 비정규직 왜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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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이 비정규직 2천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는데 비정규직이 없어지는 거냐?

    = 그 정도는 아니고 비정규직의 비율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한화그룹의 비정규직은 대략 5천여 명 수준이었는데 이번 대규모 정규직 전환으로 비정규직은 3천여 명 비율로 10.4% 정도가 남게 된다.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비율이 지난해 8월 통계청 조사에서 33.8%였으니까 엄청나게 낮은 수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인 25%보다 낮은 수치다.

    한화그룹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직종은 한화그룹 계열사에서 일하는 호텔.리조트 서비스인력, 백화점 판매사원, 직영 시설관리인력, 고객상담사 등 비정규직 직원 2043명이다. 이들은 계약직으로 채용된 직원들로 여성 직원이 전체 60% 이상이다. 계열사별로는 한화호텔&리조트가 725명, 한화손해보험 533명, 한화63시티 209명, 한화갤러리아 166명 등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정규직화할 수 있는 계약직은 거의 정규직화한 것"이라며 "정규직화하지 못한 직종은 단체급식 등 용역이나 계약을 1년 단위로 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한화는 앞으로 이들 계열사의 서비스, 고객상담사, 사무지원, 사무관리, 직영시설관리, 판매사원 등 상시성과 지속성을 띠고 있는 업무에는 계약직 채용 관행을 없애고 정규직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 정도 규모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비용이 어느 정도 발생하나?

    = 비용은 규모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여억 원이 추가로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셈인데 한화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비정규직들에게 그동안 준 정규직과 같은 혜택을 줬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왜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냐?

    = 대략 3가지 이유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한화에서 발표한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이고, 두 번째는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며, 세 번째는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법정 구속된 김승연 회장의 조기 석방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이번 조치가 그룹의 가치 실현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가 다른 대기업들보다 먼저 발표해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어차피 시대적 흐름이 그런 것이므로 그렇게 결정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큰 화두가 일자리 창출이고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이니 그에 발맞춰 나가겠다는 얘기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9일이 그룹창사 60주년이었는데 김승연 회장이 8월 법정 구속되면서 큰 잔치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상생의 조치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상생을 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그룹 창립 60주년을 전후해서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대기업들이 스스로 알아서 사회적 책임을 먼저 거론하는 경우 매우 드물다. 그래서 첫 번째 이유로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에 방점이 찍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나 한화측은 ''새 정부와 코드 맞추기''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발표 시기 때문에 ''새 정부와 코드 맞추기''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오랜 연구와 검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그룹의 고민의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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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김승연 회장의 사면을 겨냥한 것이냐?

    = 솔직히 그런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장기적인 포석으로 보면 그런 점이 없다고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화그룹 쪽에서도 이번 결정이 김승연 회장의 ''통 큰 결단''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아프리카 속담인 ''함께 멀리''를 동반성장의 경영철학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모토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의 사훈이 ''신용과 의리''이니만큼 더불어 사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특히 회장의 부재로 그룹의 긴급한 경영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글로벌 투자부분 등에 애로가 있다. 경영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생명인데 차질이 있다며 ''불감청고소원''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김승연 회장은 이르면 내일(29일)쯤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특별사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승연 회장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면대상도 아니다.

    청와대는 이르면 내일 국무회의에서 특별사면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인데 이번 사면에는 김 회장을 포함한 대기업 관련자들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회사에 수천억 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5개월여 수감됐지만 지병인 당뇨와 우울증이 악화되고, 또 최근 폐기능이 떨어지면서 호흡곤란으로 인한 저산소증을 앓으면서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이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지난 7일 김승연 회장에 대해 ''병세가 위중한 점 등 상당한 이유가 있어 피고인에 대해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김 회장의 집행정지기간은 1월8일부터 3월7일까지 두 달이며 김 회장의 자택과 서울대병원, 순천향대병원 등으로 제한됐다.

    ▶한화그룹의 이번 결정이 재계에도 영향을 끼치겠나?

    =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한화의 이번 결정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강한 여론의 압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박근혜 새 정부의 화두가 경제민주화인데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 점도 재벌들로선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박 당선인이 직접 대기업 총수를 상대로 정리해고 자제와 고용 안정을 주문한 점도 그렇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입장에선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화의 정규직 전환 발표는 고용안정 등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하나의 액션플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신경 쓰인다는 얘기다.

    비정규직 해법을 두고 이미 사회 갈등으로 번진 현대자동차가 가장 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내하청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미루고 있는데 한화그룹의 자발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가 다른 대기업들보다 먼저 발표해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어차피 시대적 흐름이 그런 것이므로 그렇게 결정한 것"이라며 "삼성이나 현대차 등 다른 대기업들도 치고 나갈 현안이 있으면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사회적으로도 민감한 문제이니까 영향이 크지 않겠나?

    = 비정규직 문제는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상생과 동반성장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내야 할 중대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현재 600만 명에 이르고 고용기간 1년 미만인 임시직이나 일용직까지 포함하면 9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도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고 복지혜택은 바라기도 어려운 처지이며 언제 해고 될지 모르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해결은 네덜란드의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1인당 국민총생산이 4만 달러를 넘어선 네덜란드도 1980년대에는 과도한 사회보장과 높은 실업률로 인해 ''네덜란드 병''으로 불리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1982년에 타결된 바세나르협약(고용정책에 관한 일반 권고)에 따라 노사정이 대타협을 했고노조가 임금인상 요구를 억제하는 대신 기업은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해 일자리를 늘렸다.

    이를 계기로 네덜란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정규직과 동등한 수준으로 개선됐고 약 80만 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1981년 11%에 이르렀던 실업률은 크게 낮아졌다. 1996년에는 ''시간제 근로자 차별금지 규정'' 2000년에는 ''노동시간 단축 요구권''을 도입하면서 비정규직 차별문제는 해소됐다고 한다.

    ▶한화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여론은 어떤가?

    = SNS나 인터넷 댓글 등에는 한화의 조치를 환영하는 여론이 매우 우세했다.[BestNocut_R]

    민주통합당 MB정권 비리 및 불법비자금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백혜련 변호사는 트위터에 "이런 일은 재벌이라고 비난하지 말고 한화 팍팍 칭찬합시다"라고 했고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은 "한화그룹의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일반 트위플들도 한화가 비정규직 2천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리트윗하거나 환영의 글을 올렸다.

    @seojuho는 "한화, 비정규직 2000명 정규직 일괄 전환, 한화 김승연 회장이 고생좀 하더니 정신을 차린 건가요? 아무튼 한화의 이번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조치 정말 잘 한 결정! 짝짝짝! 다른 대기업도 동참을!"이라고 했고, @cion4279는 "한화 2,000명 정규직 전환! 김승연을 교도소에서 꺼내준 대가라도 좋다. 벌금 몇 푼에 집행유예보다 얼마나 실질적인가! 이왕 유전무죄라면 차라리 이거라도 법제화해라ㅋㅋ벌금 1원당 정규직 전환 1명"이라고 했다.

    @henewoo는 "대규모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전환, 한화그룹의 결단을 환영한다. 설사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처럼 김승연 회장 신변 처리 문제와 관련 있다 할지라도 상관없다. 잘한 일은 잘한 일이다!"라는 트윗을 올렸고, @sxnyqhia는 "뭐 티낼라고 했어도 잘한 건 잘한 거죠 ㅎㅎ 한화증권 다니는 지인 얘기가 올해는 고졸사원 전부 정규직으로 뽑았다고 하더군요 전엔 2년 후 정규직 전환이었는데"라고 했으며 @mannam01는 "한화그룹이 비정규직 2천명을 정규직 전환시키고, 점차 고객상담사까지 정규직 확대한다는 훈훈한 소식이 있네요. 총수 사면 때문에 용쓴다는 의견도 있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비정규직원에게는 최고의 명절선물인건 분명하죠"라고 했다.

    김승연 회장과 관련된 트윗도 눈에 띄었다. @Mr_simplecorea는 "한화 회장님이 자식 사랑이? 좀 과하시지만 통 크게 천안함 피해자 가족들 다 정규직으로 고용 시켜주고 이번에 비정규직 이천명 정규직 전환시킨 그점은 대단"이라고 했고 @qnehdtks1234는 "''함께 멀리 간다'' 김승연 회장 통 큰 결단: 한화그룹의 이번 2000여명의 비정규직 일괄 정규직 전환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통 큰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삼성이나 현대차 등 다른 대기업들도 따라하기를 촉구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gauulhanuul 는 "이런 건 좀 삼성이나 현대 GS등 다른 재벌들도 같이 따라해도 된다!"고 했고 @sbm94power는 "한화그룹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눈을 뜬 것이다. 한국기업 전반에 걸쳐 김승연식 상생마인드가 확장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삼성전자! 인생의 마지막 길에 남는것은 명예로운 자취와 흔적으로 채색된 명성과 그에 걸맞는 이름뿐이다"고 했고 @won658는 "한화그룹이 비정규직 직원 204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보니,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실형 살리면 현대차 비정규직도 모두 정규직으로 될테고, 삼성 이건희를 실형 살리면 경제민주화는 자동적으로 될거 같네요"라는 트윗을 했다.

    인터넷 댓글에도 "오랜만에 기분좋고 밝은 소식이네요~"라거나 "모든분들 축하드리고 2013년에는 한화나 근로자분들 모두모두 대박나세요" 등등 한화그룹을 칭찬하거나 정규직 전환을 환영하는 글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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