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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前 이틀동안 경찰은 눈치만 보고 있었나



사건/사고

    대선前 이틀동안 경찰은 눈치만 보고 있었나

    대선 전후 수사 결과 내용 사뭇 달라…국정원 댓글 사건 새로운 국면

    ㅇㅇ

     

    경찰이 대통령 선거 직전 국가정보원 직원의 대선후보 비방 댓글 의혹사건에 대해 혐의를 찾지 못했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추후 수사결과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시 수사 결과 발표를 주도했던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퇴진 요구 목소리도 경찰 안팎에서 커지는 모양새다.

    ◈ 대선 사흘 전 "비방 댓글 흔적 없다" 중간 발표한 경찰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경찰청의 지시를 토대로 대선 사흘 전인 지난해 12월 16일 밤 11시 15분쯤, 국정원 직원 김 모(29)씨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 비방 댓글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중간 수사 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휴일 야심한 시각,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이 수사 결과는 실체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그러다보니 다음날 수서서에서 있었던 공개 브리핑에서 경찰은 빗발치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핵심은 김 씨의 하드디스크에서 찾아낸 아이디와 닉네임 40개였다.

    한 개인이 가지고 있기에는 그 수가 너무 많아 비방 댓글을 다는 데 사용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경찰은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를 해야하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영장을 발부받지 않더라도 해당 아이디와 닉네임을 인터넷 포털에 검색하는 이른바 '구글링'을 하면 임의수사에 해당해 수사가 가능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의뢰된 범위 내에서만 조사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무려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수사 책임자인 이광석 수서경찰서장과 장병덕 서울시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사이버수사대원들이 자리를 피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 혐의 확인 못한다던 경찰, "정치 성향 게시글에 찬반 표시 확인"

    대선이 끝나고 경찰을 향해 빗발치는 비판과 의혹 제기가 잠잠해진 지난 4일, 경찰은 앞서 발표했던 중간 수사 결과를 뒤집는 발표를 했다.

    국정원 직원 김 씨가 특정 정치성향의 게시글에 찬반 의사 표시를 단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김 씨는 지난해 8월 말부터 대선 직전까지 진보성향 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에 아이디 16개를 사용해 94개 게시물에 추천·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 씨는 모두 269개 게시물에 의견을 냈으며, 이 가운데 대선 관련 게시물은 94개였고 모두 99번 의견을 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대선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김 씨의 하드디스크에서 나온 아이디 20개를 '구글링'한 결과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경찰 안팎에서 '김용판 청장 책임론' 대두

    결국 대선 직전 경찰의 수사 발표는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지시에 의해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않은 엉성한 수사 결과를 내놓은 꼴이 됐다.

    김용판 서울청장은 중간 결과 발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17일 "결과를 보도 받고 긴급하다고 판단해 발표를 결심했다"며 "의혹이 난무하는 상태에서 빨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틀이면 끝낼 수 있는 구글링을 할 시간이 충분했던 대선 사흘 전에 서둘러 조악한 수사결과를 발표한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연일 "김용판 서울청장의 명백한 선거 개입이 드러났다"며 김 서울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국정조사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또 경찰 내부에서조차 이번 사건을 놓고 수사 내용과 발표 시점 등이 부적절했다며 자성론이 재차 고개를 들면서 김용판 서울청장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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