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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재계의 은밀한 저항, 이미 시작됐다"



정치 일반

    김상조 "재계의 은밀한 저항, 이미 시작됐다"

    보수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정책, 폄하해선 안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2년 12월 28일 (금) 오후 6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한성대 김상조 교수
    김상조

     



    ▶정관용> 지난 26일 박근혜 당선자가 재계 인사들을 만났지요. 먼저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갔고 그 다음에 전경련을 갔습니다.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이후에 전경련 회장단을 먼저 만난 것하고 비교가 되지요. 게다가 전경련 회장단한테 가서는 쓴소리를 하고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서는 많이 지원하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어요. 자, 경제민주화, 그 공약 실현가능성, 미리 전망해보지요. 한성대학교 김상조 교수, 안녕하세요?

    ▷김상조> 예, 안녕하십니까?

    ▶정관용> 일단 중소기업 먼저 가고, 그 다음 재벌 회장들 만나고 또 재벌 회장들한테는 정리해고 좀 하지 말아라, 또 골목상권 침탈하지 말아라, 이런 이야기도 하고. 시작은 좋은 것 아닙니까?

    ▷김상조> 예,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26일날 박근혜 당선인이 재계와의 첫 만남을 했는데요. 순서를 이제 중소기업, 소상공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제 재벌단체인 전경련으로 간 것은 과거 대통령의 행보와는 이제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라고 할 수 있겠고요. 따라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굳이 꼬집자면 우려되는 부분도 사실 좀 있었는데요.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서는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근절, 근절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근절하고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전경련에 가서는 대기업들이 골목상권을 침범하는 등을 이제 그런 행위를 자제할 것을 부탁을 했고요. 더 나아가서 신성장 동력산업이나 아니면 일자리를 위한 투자는 지원하겠다, 라고 했습니다. 내용은 같다, 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어감이 상당히 다르고요. 장소에 따라서 표현의 수위를 조절한 것이 아닌가, 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것이 자칫 이제 재계에 엇갈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고요. 이런 대통령의 메시지에 혼선이 있게 되면 재벌은 이제 정부정책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정책의 기조를 바꾸기 위한 로비에 주력하게 되기 때문에 앞으로는 조금 더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관용> 그러면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근절하겠다고 한 것의 일관된 메시지라면 재벌 회장들한테 가서 뭐라고 말했어야 하는 겁니까? 자제를 부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김상조> 전경련에 가서도 똑같은 어떤 톤으로 자제를 당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니까 불법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좌시하지 않겠다, 과거와는 달라질 것이다, 라는 것을 보다 분명하게 표현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리고 신성장동력 투자라든가 이런 것 지원하겠다, 이건 괜찮은 것 아닌가요?

    ▷김상조> 그런데 이제 그게 한 가지 함정이 있는데요. 모두 다 예상하시는 것처럼 뭐 내년에 한국 경제나 세계 경제가 굉장히 어려울 겁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김상조>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뭐냐 하면 결국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또는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 라고 이제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런 어떤 투자 지원 정책으로 가게 되는, 특히 그것이 이제 재벌,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이제 완화하는 것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하고... 그런 어떤 연결고리가 과거에 우리가 너무나 많이 봐왔던...

    ▶정관용> 그래요.

    ▷김상조> 것이기 때문에 이제 우려를 한다, 하는 말씀입니다.

    ▶정관용> 경제가 안 좋아지면 대기업 투자 좀 해라, 그러면 규제 풀겠다, 이런 순서로 갈 수도 있다?

    ▷김상조> 예, 그렇게 되면 이제 또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라는 것이 우선순위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라는 것이지요.

    ▶정관용> 그러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박근혜 당선자가 천명을 했는데, 중소기업 중심 정책, 어떻게 해야 끌고 갈 수 있을까요?

    ▷김상조> 이제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서, 결국 경제민주화 공약이라고 할 수가 있겠는데요,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정책의 핵심은 재벌, 대기업의 불법행위나 불공정거래행위를 사후적으로 엄단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11월에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 서른다섯 개의 실천과제를 발표를 했었는데요. 그 중에서 두 개 정도를 빼고는 나머지는 모두 다 이와 같은 불법행위,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사후제재 수단이었습니다. 재삼 강조하지만 보수진영의 대통령이 이러한 사후제재를 엄정하게 하겠다, 라고 공약한 것은 우리나라의 어떤 역사에서 엄청난 발전이라고 생각하고요.

    ▶정관용> 그렇지요.

    ▷김상조> 결코 폄하해서는 안 된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재벌, 대기업들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과 또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관행, 이런 것들은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요.

    ▶정관용> 그렇지요.

    ▷김상조> 이런 부분에 관해서 이제 이런 것을 규제하기 위한 법제도를 개선을 하고, 그리고 이제 이걸 엄정하게 집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은 매우 추상적이었습니다. 그것을 이제 입법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그 입법 과정에서 사실상 이제 실효성이 어느 정도나 있을 것이냐, 라고 하는 것은 또 국회에서 다룰 내용이기 때문에...

    ▶정관용> 그렇지요.

    ▷김상조> 앞으로 지켜봐야 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관용> 자,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이다, 해서 중소기업 지원책, 이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지금 강조해주신 대목은 대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차단, 이게 전제가 되어야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이다, 이 말씀이로군요. 그걸 강조하시는 거로군요?

    ▷김상조> 예, 그래서 이제 박근혜 당선인의 중소기업 정책에 관해서 두 가지 한계가 있다, 라고 지적을 하고 싶은데요. 첫 번째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재벌, 대기업의 행위를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사후제재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이제 사각지대가 많고요. 또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따라서 이 재벌의 이제 이러한 불공정거래행위, 불법행위를 낳는 구조 자체, 즉 재벌의 어떤 소유지배구조나 경제력 집중 구조를 사전적으로 교정하기 위한 이 수단이 예비되어 있지 않으면 사후제재 행위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라는 의미에서 사전적인 어떤 구조조정 정책도 다시 한 번 숙고를 해볼 필요가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고요.

    ▶정관용> 그게 첫 번째 한계이고요.

    ▷김상조> 두 번째는 뭐냐 하면, 그러니까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어떤 하도급 거래, 즉 수직적 네트워크를 공정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김상조> 그런데 이에 대해서 박근혜 당선인은 이제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은 뭐냐면, 자금이나 또는 R&D와 같은 이런 생산요소의 공급을 확대하겠다, 라는 것이나 또는 대기업의 어떤 시혜적 지원을 당부하는 그런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요. 그러니까 이것을 넘어가지고 유사한 업종이나 또는 유사한 지역에 있는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수평적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기술이나 디자인을 개발하고 공동으로 판매, 구매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이러한 중소기업 상호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수 있는 그런 제도와 관행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박근혜 당선인의 어떤 공약에는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부족하다, 라는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정관용> 업종별, 지역별, 중소기업의 공동 네트워크 구축?

    ▷김상조> 예,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중소기업 협동조합을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정관용> 그렇군요.

    ▷김상조> 아니면 이제 노무현 정부 시절에 추진하다가 사실상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런 지역별 클러스터 육성정책, 이제 이런 것들에 대한 인식이 찾아보기가 어렵다, 라는 게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정관용> 거기까지 좀 진전해달라, 이 말씀이시고요.

    ▷김상조> 예.

    ▶정관용> 전경련 회장단 만났을 때 박근혜 당선자한테 순환출자 제한하는 정책 재고해달라, 이렇게 또 직설적으로 요구를 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거기에 대해서 응답은 안 했다고 합니다만,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상조> 예, 사실 이제 박근혜 당선인과의 만남에서 전경련, 즉, 대기업, 재벌들이 일정한 정도 브레이크를 거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정관용> 그렇지요.

    ▷김상조> 이것은 이제 결국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 사실은 많은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한 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그것은 재벌 등의 어떤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상당 정도 건드리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김상조> 이런 부분에 관해서 이제 기득권 세력은 일정한 정도 지금 초조감을 표현하고 있다, 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래서 이런 순환출자 규제 문제를 넘어서 최근에 이제 나오는 것이 뭐냐면, 지키지 못할 공약은 지금이라도 취소를 해라, 그리고 이제 뭐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나 서민에 대해서 정부가 이렇게 지원하는 정책은, 이건 포퓰리즘이다, 라는 식의 논의를 지금 보수진영에서, 특히 보수언론 쪽에서 계속 이제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정관용> 맞습니다.

    ▷김상조> 바로 이런 부분이 이제 뭐냐면, 박근혜 당선인이 갖고 있는 일정한 어떤 긍정적인 요소마저 이제 무너뜨리기 위한...

    ▶정관용> 저항이다?

    ▷김상조> 예, 그러니까 기득권 세력의 은밀한 어떤 저항이 이미 시작되었다, 라고 저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래요. 저항 안 할 리가 없지요. 그런 저항을 어떻게 잘 이겨내고 공약한 것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지, 그거를 관건으로 봐야 되겠군요.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상조> 예, 한 말씀만 더 드리면 사실은 이제 박근혜 당선인이 앞으로 조금 더 심사숙고해야 될 것은 뭐냐면, 이와 같은 중소기업이나 서민을 위한 지원정책의 재원을 마련하는 부분에 관해서 세금 문제에 관해서,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또는 야당과 협의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조금 더 고민을 해야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관용> 물론이지요. 예, 고맙습니다.

    ▷김상조>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한성대학교 김상조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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