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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 비싼 美 무기 구매, 재검토하라



[노컷시론] 비싼 美 무기 구매, 재검토하라

 

지난 12월 24일에 미 국방부 안보협력국은 한국에 글로벌 호크 무인정찰기 4대(1세트)를 판매하기로 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글로벌 호크는 20km 상공에서 36시간 이상 체공하면서 3000km 범위 30c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현존하는 최고성능의 무인정찰기이다.

2015년에 전시작전권을 미국으로부터 전환하는 한국군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독자적 정보감시 능력을 확보하는데 핵심적인 장비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2003년부터 도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첨단 기술의 유출을 우려한 미 측의 태도 때문에 실제 도입이 계속 미뤄지다가 최근 미국은 한국 판매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도입 시기가 지연된 만큼 미국은 애초 우리가 예상했던 480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1조 3000억 원(12억 달러)에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의회에 통보한 것이다.

적어도 도입가의 절반이 개발비 보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도입 후에도 막대한 운영비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단 글로벌 호크만이 아니다.

올해 우리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차기전투기, 대형공격헬기, 해상작전헬기 등 해외도입 무기의 경우 미국은 우리 예산을 훨씬 초과하는 비상식적인 고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종선정과 계약체결이 대부분 차질을 빚거나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무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는 미 국방부가 국방예산을 감축하면서 자국 군대가 구매하는 무기 소요를 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생산단가가 높아져 가격이 인상되는데, 미 국방부는 그 가격인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해외 무기 수출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결국 우리가 미 국방부와 방위산업체의 어려움을 분담하는 의미에서 미국 무기 구매국으로 역할을 요구받게 되는데, 여기에 한미동맹이 악용되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지금 미국이 판매하려는 무기들은 한반도 군사작전의 요구를 초월한 세계 최고성능의 고가무기들이기 때문에 우리 안보 환경에 부합되는지도 의문이다.

비좁은 한반도 전장에서 3000km까지 감시할 수 있는 고성능 정찰기가 과연 왜 필요한 것인지, 그보다는 성능이 다소 낮은 중저가 무기로 대체하든지, 무기 국산화로 가는 방법도 있다.

새로 출범하게 될 정부는 진정한 국가이익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성찰한 후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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