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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권력 날것 그대로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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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썩은 권력 날것 그대로 고발"

    [별별인터뷰] 영화 ''26년'' 감독 조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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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후궁'' ''마이웨이'' ''고고70'' ''음란서생'' ''마이파더'' ''장화, 홍련'' 등 수많은 작품들이 그의 손을 거쳐 갔다. 청룡상, 대종상 등에서 트로피도 거머쥐었다. 그 주인공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이 아닌 한 편의 영화를 위해 뒷편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스태프다.

    바로 조근현 감독이다. 미술감독으로 10년 넘게 충무로를 주름잡았던 그가 메가폰을 들었다. 그의 첫 번째 연출작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문제작 ''26년''이다.

    애초 미술감독으로 26년에 참여했던 조 감독은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들어 다시 제작에 들어가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참여해 내용도 많이 알고 있고, 각색도 직접 했다. 미술감독인 저한테 왜 제안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틀 정도 고민한 뒤 연출을 받아들였다.

    ◈ ''천지인'' 소송 친동생, 중앙정보부 재직 아버지

    조 감독이 메가폰을 든 또 하나의 이유는 가족이다.

    조 감독은 "동생이란 사람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감독의 친동생은 ''천지인'' 분쟁으로 알려진, 휴대전화 자판 한글입력 방식을 두고 삼성과 10여 년간 900억 원대 특허 싸움을 해 온 조관현 씨다.

    조 감독은 "동생이 10년 넘게 삼성과 소송을 펼쳤는데 그걸 보면서 소위 말하는 권력층, 사회 지도층이 얼마나 찌질한지 알고 있었다"며 "똥이 더러워서 피하는건데 더러워도 피하면 안되겠구나란 것을 오래동안 느껴왔다"고 연관지었다.

    5.18에 대한 기억은 아버지와 관련 있다.

    그는 "당시 아버지께서 엔지니어로 중앙정보부 연구소에 재직하셨는데 5.18 때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며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뒤 안기부(중앙정보부)에서 사표를 받아줬는데 그 때 아버지께서 사표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5.18 실태를 알고 ''그 때 이미 보셨던거냐''고 여쭤봤더니 ''다 봤고, 그래서 그만 뒀다''고 하시더라. ''당시 국가가 뭔지도 모르겠고, 도저히 그런 사람 밑에서 일을 할 수 없었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 미술감독에서 연출자로

    처음 메가폰을 잡았지만 현장에서의 차이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 다만 엄청난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조 감독은 "작품에 대한 책임이 미술감독일때보다 훨씬 커졌다"며 "무엇보다 연출자로서 검증이 안 됐다는 게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기운을 담는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정교함 보다는 어떤 상황을 던져주고,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반응을 원했던 것 같다.

    생생하고 날것 같은 느낌이 나길 원했다.

    처음엔 두려웠는데 결국엔 이게 맞는 것 같더라." 연출자로 첫발을 디딘 조 감독은 또 다른 연출의 꿈을 슬며시 드러냈다.

    바로 친동생의 이야기다.

    그는 "주변에서 감독됐으니 동생 이야기 영화화하면 되겠네란 말을 많이 한다. 실제 동생한테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며 "가족으로서 동생이 당한 것을 봤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것 아니겠는가"라며 웃음을 보였다.

    ◈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등 26년 주역들

    배우 캐스팅의 단 하나의 조건은 ''하고 싶은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제작이 무산됐던 터라 혹시라도 배우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구를 제외한 주연 4명과 ''그 사람'' 역의 장광에 대해 조 감독은 "개인적 삶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무조건 달려들더라"며 "무엇보다 희안하게 원작의 느낌들이 났다"고 기억했다.

    이어 "임슬옹은 제가 본 아이돌 중엔 가장 연기를 잘하고, 배수빈은 눈빛이 좋았다. 한혜진은 겉도 씩씩하고 안도 단단하더라"고 칭찬했다.

    ◈ 도입부의 강렬한 애니메이션

    5.18 당시 광주의 모습을 담은 영화 도입부의 애니메이션은 26년의 백미다.

    이에 조 감독은 "미술감독 시절부터 고민이 80년대를 어떻게 재현하느냐였다"며 "관객들은 순간적으로 80년대에 갖다 놓기 위해선 완전히 다른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애니메이션은 따뜻한 감성을 자아낸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이 투자 형식으로 참여해 완성했다.

    조 감독은 "원래 알고 있던 분이라 무작정 해달라고 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오케이를 하더라"며 "오성윤 감독도 당시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는 것 같더라. 정말 큰 도움을 줬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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