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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선 걱정…배우인생 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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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에선 걱정…배우인생 걸었죠"

    Interview -'26년' 심미진역 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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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연기를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 '26년'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6년은 이 같은 흥행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26년에 참여한 배우들 역시 주위의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흥행으로 그런 걱정과 우려의 시선은 줄어들었지만 그동안 압박감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간직한 국가대표 사격선수 심미진 역을 맡은 한혜진은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배우이기 때문에 '내가 만약 앞으로 연기를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를 상상해보긴 했다"며 "하지만 이 작품에 꽂혔기 때문에 일단은 하고 나중에 생각해보자고 마음 먹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아직 대한민국은 살만한 나라란 생각이 든다"며 웃음을 보였다.

    한혜진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심미진 캐릭터에 마음을 빼았겼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심미진만이 그녀의 가슴을 가득 메웠다.

    제작사 대표와 감독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그녀는 대화를 나누기 보다 '심미진을 꼭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혼자서 떠들었다.

    그녀는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심미진만 보였고, 저에겐 너무 강렬했다"며 "잘 표현해보고 싶다는 두근거림과 설레임 그리고 조바심이 생기더라"고 떠올렸다.

    심미진을 만나기 전까지 원작 웹툰을 읽어보지도 않았고, 26년이 겪은 우여곡절에 대해서도 '엎어졌던 작품이 다시 시작되는구나' 정도의 관심에 불과했다.

    또 영화 등을 통해 5.18을 접한 게 전부였다.

    한혜진은 "나중에 자료를 본 뒤에는 못 견딜 정도로 아프고 힘들었다"며 "감히 내가 그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덜컥 겁이 나더라"고 밝혔다.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공포감이 올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캐릭터에 대해 고민할 시간은 충분치 않았다.

    다시 제작에 돌입한 뒤 개봉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감당할 수 없는 심미진의 아픔을 몸에 익히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시나리오를 죽어라 보는 것 밖에 방법이 없더라"며 "책상에 시나리오를 놓고, 하루에 1~2신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촬영이 시작된 후에는 "체력적인 것은 전혀 두렵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감정을 유지하고 있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며 "겉으로 웃고 있어도 속으로는 풀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크레인 위에서 혼자 있을 때가 더 편했을까. 극 중 한혜진은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6~7층 높이의 크레인에 홀로 올라 총을 겨눴다.

    그녀는 "사람들과 섞이지 않고 혼자 있다 보니 그 상황에 집중할 수 있어 너무 좋더라"며 "내려준다고 하면 계속 혼자 있겠다고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작품을 하고 난 뒤 한층 성장했음도 느꼈다.

    한혜진은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고, 배우로서 다 같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준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이 아픔에 공감하길 바란다고 진심으로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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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중이가 했어도 좋았을텐데…."

    지난 2008년 '26년'이 처음 제작될 당시 심미진 역의 주인은 김아중이었다. 갑작스런 이유로 제작이 무산되면서 영화에서 하차했다.

    그리고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심미진은 한혜진이란 새로운 주인을 찾았고, 김아중은 '나의 PS파트너'란 새로운 작품을 만났다.

    그리고 12월 극 장가에서 두 작품은 박스오피스 1~2위를 차지하며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더욱이 한혜진과 김아중은 같은 소속사다.

    한혜진은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중씨 역할을 낚아챈 것은 아니지만 어찌됐던 원래 아중씨가 하려고 했던 역할이기 때문에 미묘함은 있다"면서도 "은연 중에 아중씨가 (심미진 역을) 했어도 잘했고,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있다.

    어찌됐던 작품의 주인은 따로 있는 것"이라고 심정을 전했다.

    실제 26년 관련해 나눴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녀는 "아중씨가 '그때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정말 많이 아쉬웠는데 영화가 제작돼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 공개했다.

    또 "아중씨가 '언니 영화 응원한다'는 문자 메시지도 보내주더라"며 "우리 영화도 잘 되고, 아중씨 영화도 잘 되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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