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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오일 가는데 50만원"…너무한 수입차



자동차

    "엔진오일 가는데 50만원"…너무한 수입차

    [수입차 고속 성장 시대, 소비자에 대한 배려도 함께 성장하는가②]

    ㅇㅇㅇ

     

    수입차가 국내 점유율 10%를 넘길 정도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수입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가 '부자들만의 전유물'에서 벗어난 지도 오래다. 수입차가 대중화됐지만 턱없이 비싼 부품값, 부실한 애프터서비스, 가격 대비 미흡한 품질관리 등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이에 따라 CBS 노컷뉴스는 '수입차 고속 성장 시대, 소비자에 대한 배려도 함께 성장하는가'라는 주제로 수입차를 둘러싼 각종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수입차 부품값과 공임(수리비)가 국산차보다 턱없이 비싸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부품값은 최대 8배, 수리비는 6배 정도 차이가 난다.

    ◈ 금가루 탄 워셔액, 엔진오일

    배기량이 큰 고급차는 엔진오일을 한번 가는데 50만원, 워셔액을 교환하는데 5만원이 들기도 하다. 일각에서 "금가루를 탄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비싸냐"며 볼멘소리가 나올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문제는 최고급 차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보험개발원 등에 따르면 벤츠 C200은 헤드램프(1개)를 바꾸는데 무려 186만원이 든다. 앞뒤 범퍼 교환비용도 각각 126만원과 135만원이다.

    반면, 현대 쏘나타는 헤드램프 교체비용이 13만원이고 앞뒤 범퍼를 가는데도 개당 28만 원이면 된다.

    ◈ "원가 몇백원할 부품 가격, 18만원"

    벤츠 S500을 몰고있는 직장인 박모씨는 "애들이 잘못해서 뒷좌석에 있는 플라스틱 스위치를 건드려 부서졌는데 이것을 가는데 18만원이나 들었다"며 "원가는 몇백원밖에 안할 것 같은데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말했다.

    부품값만 비싼 게 아니다. 수리비도 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은 시간당 6만원을 넘거나 이에 육박한다.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는 1~2만원수준이다.

    ◈ 세종시 이모씨,주말에 안양가는 사연

    수입차 주인들은 수리비용 뿐아니라 차를 고칠 곳을 찾기 어려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BMW, 벤츠 등 전국적으로 정비센터 수가 16~34개에 불과해 한 곳에서 떠맡는 차량수가 2500~3700대를 넘어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한 정비센터에서 500대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 적은 정비업체들마저 절반은 수도권에 몰려 있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차를 고치기 위해 휴가를 내야할 판이다.

    충남 세종시에 살고 있는 혼다 시빅2.0 주인 이모씨는 "대전에 정비센터가 있긴 한데 주말엔 아예 문을 닫아, 안양으로 차를 고치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입차의 고급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이런 '애프터 서비스'가 좀처럼 바뀌지 않는 이유는 뭘까.

    ◈ 근본원인, 수입업체와 판매 정비업체의 이중구조

    근본적인 이유는 애프터 서비스(AS)를 수입업체(한국법인)에서 책임지지 않는 이원화된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수입차는 외국 본사→수입업체(BMW코리아 등)→딜러(판매사)를 통해 유통된다.

    수입업체 즉 한국법인은 전적으로 공급만 맡고, 판매와 사후관리(애프터서비스)는 딜러가 담당한다. 이는 국산차가 제조업체가 판매와 AS를 책임지는 것과는 큰 차이다.

    수입차 한국법인이 AS에서 한발 물러선 이유는 왜곡된 수입차.부품 가격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치열해진 가격경쟁으로 딜러의 이익이 축소되면서 딜러는 부품값과 공임에서 부족분을 메운다"고 밝혔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수입차를 한대 팔때 가격의 20~30%는 본사.한국지사의 몫이고 딜러 마진은 1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부품의 경우 한국지사의 마진이 8.8~21.6%, 딜러의 이익분이 16~28%로 딜러 몫이 좀더 크다.(소비자원)

    결국 비싼 부품값은 수입차 업체가 차량을 팔며서 과다한 이익을 챙기면서 상대적으로 줄어든 딜러의 몫을 소비자가 보전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수입차 업계는 협력업체 지정 등을 통한 정비 네트워크 확충에 게으르다. 서비스센터가 없는 곳에 협력업체를 지정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가격 경쟁이 발생해 부품값을 떠바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사.한국법인과 딜러는 암묵적인 '독.과점 계약'을 맺고 차량에서는 본사.한국법인이, 부품에서는 딜러가 큰 이익을 얻는 셈이다.

    ◈ 부품 공임비용 공개, 생색내기 수준

    국내차 업계와 달리 수입차 업계가 부품값과 공임을 공개하는데 소극적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논란이 끊이질 않자 수입차 업계는 한국수입차협회를 통해 일부 부품값을 공개하고 있지만 면피용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수입차부품협회 오병성 전무는 "차종도 제대로 알수 없고 공임도 나오지 않는다"며 "미국에서는 볼트 하나도 차종별로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판매를 할수 없는데 한국에서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 그래도 대안은 있다!

    부품과 정비에서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선 손해보험사와 서비스센터 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견적 프로그램 도입, 부품 병행수입 등이 절실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수입차 부품과 수리비를 객관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견적 프로그램을 들여와 수비리 청구기준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며 "병행수입만으로도 부품가격이 최대 12% 저렴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 본사에 부품을 납품는 부품업체가 생산한 OES(Original Equipment Supplier) 제품 판매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수입차 부품과 공임의 원가를 공개하도록 하기 위해 '자동차관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부품 가격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도 차량.부품 가격, 가격 책정 과정, 수입.유통 구조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BestNocut_R]

    '세계 5위' 수입차 시장인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심각한 수입차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쉽게 돈을 벌려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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