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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 간다던 노인 하루지나 수원서 발견



사건/사고

    체육관 간다던 노인 하루지나 수원서 발견

    [치매는 불치병인가⑤]

    치매를 앓는 부인을 남편이 살해하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치매 실종으로 사망하는 등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치매는 불치병인가?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CBS는 심각해지고 있는 치매 실태와 대책, 예방법 등을 알아보는 연속보도를 5회에 걸쳐 마련했다.[편집자 주]

    GPS

     

    지난 28일 서울시 서초구 관내에서 치매 실종신고가 들어왔다. 체육관에 간다고 오전에 나간 76세 할머니가 돌아올 시간이 돼도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 노인은 실종신고 하룻만인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에서 지나가던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치매를 앓던 이 노인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목에 차고 있던 목걸이 때문이었다.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89세 A씨 가족들은 지난 10월에 A씨에 대한 치매 실종 신고를 했지만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치매가 있는 80대 할머니 B씨는 지난 8월 청량리역 앞에서 발견됐지만 가족을 찾지못해 서울시 여성보호센터로 옮겨졌다.

    치매환자 가족의 큰 걱정 가운데 하나는 환자가 집을 잃는 경우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치매실종 건수는 7천607건으로, 대부분은 가족들에게 인계되지만 39건은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치매로 길을 잃었는데도 가족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부랑인 시설에 보내진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이 길을 자주 잃어버리는 것은 치매가 가장 최근일에 대한 인지능력을 하기 때문이다. 치매 실종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복지부에서 펼치는 사업이 인식표 보급사업이다. 옷에 고유번호가 실린 인식표를 부착하면 길을 잃은 채 발견돼도 고유 번호를 통해 어렵지 않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인식표에서 한단계 진화한 것이 GPS 추적장치이다. 충남경찰청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 GPS에 기반한 위치추적기를 치매노인과 지적장애인에게 무료로 보급해 실종신고가 들어오면 7분만에 피신고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치매노인 등이 활동반경을 벗어나면 호보자나 가족에게 알려주는 등의 여러 기능도 있어 치매노인 돌봄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GPS 추적장치는 방치되기 쉬운 저소득층 노인이나 독거노인, 농어촌지역 노인들이 치매로 길을 잃었을 때 특히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로 충남경찰청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발생한 70건의 치매노인 실종사건을 GPS 위치추적과 신속한 수색활동으로 100% 해결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복지부도 GPS를 치매실종 찾기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가 곧 나올 예정이다. 인권침해 등의 문제가 해소되면 GPS를 통해 치매 실종 노인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고, 길을 잃을 우려 때문에 가족 중 누군가는 치매노인 곁에 붙어 있어야 하는 불편이 크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인식표 보급사업이든 GPS추적기 부착사업이든 본인이나 가족이 원하고 동의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치매인구의 상당수가 본인이 치매인 줄 모르고 치료 시기를 놓쳐 상태가 악화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조기.정기 검진을 통한 예방과 치료 시스템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BestNocut_R]

    이와 관련해 정용선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노인들이 개별적으로 보건소 등에 가서 치매검진을 받는 것을 꺼리면서 치매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농어촌이나 저소득층 노인들이 단체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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