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 못 좁힌 文-安, 오늘 단일화 협상 담판

文 깜짝회동 제안에 安 "그렇게 하면 좋겠다" 화답

단일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22일 회동한다.

문재인 후보는 21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실시된 TV토론회에서 안 후보에게 "오늘 방송기자클럽 토론회를 보니까 후보간에 직접 만나자고 했는데, 내일 당장이라고 만나보겠느냐"고 회동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많은 국민이 답답해하고 있다"며 "같이 만나뵙고 좋은 방안들이 도출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사회자인 정관용 교수가 재차 "두 분이 내일 만나기로 한 것 맞죠?"라고 묻자, 문 후보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문후보와 안후보는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이 단일후보가 돼야 한다는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문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국정은 좋은 뜻과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국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메커니즘을 알고 있어야 한다"며 국정운영 경험을 부각시켰다. 또 "안 후보가 새정치 바람을 불어줬지만,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시내버스 총파업이 예고된 사실을 언급하며 "정치가 제 몫을 해야 시민들이 평안하다"고 새정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안 후보는 진도의 한 노인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직접 꺼내 읽은 뒤 "많은 분들이 제 손을 꼭 잡고 바꿔달라고 한다"며 "어려운 분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위로가 되는 정치, 상식이 통하는 정치가 제가 하고 싶은 새로운 정치"라고 강조했다.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두 후보는 단일화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문 후보는 "후보들이 만나 담판하는 노력도 해야겠지만 실무협상팀도 진도를 내야 하는데 진전이 없다"며 "저희가 (안 후보측의) 공론조사와 여론조사 제안에 동의했는데 (안 후보측이) 공론조사 대상의 모집방법과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처음 주장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ㅇ

이에 안 후보는 "(실무팀의) 양쪽 멤버가 워낙 좋고 창의력이 있어 모이면 잘 되지 않을까 싶어 가이드라인을 줬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실현가능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이길 후보를 뽑는 방식을 택한다면 일임한다고 했는데 의견접근이 안됐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측) 협상팀이 처음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물어보면 재량이 없다고 해 갑갑하다"며 "우리도 노력하고 협상팀도 두 가지 트랙으로 함께 노력하자"고 압박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처음 제안에서 우리가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저희가 (안을) 제안하고 (문 후보측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해서 그 다음 협상이 진행되는 걸로 안다"고 반박에 나섰다.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도 안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강조했고 문 후보는 후보의 적합성을 내세웠다.

안 후보는 "단일화는 두 사람 중에 누가 야당의 수장으로 적합한 지를 뽑는 게 아니라 박 후보와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대표선수를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지막 투표 순간에 박 후보와 단일후보 중 누구에게 지지를 보낼 것인가''가 현장상황을 제일 잘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와의 가상대결 방식을 고수했다.

이에 맞서 문 후보는 "누가 박 후보를 이길 후보인지 판단하는 것이 단일화의 과정이라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으로부터 누가 더 많이 지지를 받느냐가 그 기준이 될 것"이라며 `지지도'' 방식을 거듭 주장했다.

특히 마무리발언에서도 두 후보는 불꽃튀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문재인 후보는 "자신은 민주화 세력을 대표하고 안철수 후보는 미래 세력을 대표한다"면서도 "두 후보가 어떻게 결합하는 것이 단일화의 이상적인 조합인지 지혜를 모아달라. 두 세력의 힘을 합친다고 할 때 어느 세력을 중심으로 해서 외연을 넓히는 게 순리적인 지 국민들이 판단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

반면 안철수 후보는 "제가 감당하기로 한 시대적 숙제가 저에게 더 분발하라, 힘을 내라고 한다. 결코 물러서지 말라고 말한다"며 "물러서지 않겠다. 어떠한 공격, 어떠한 비난에도 당당하게 맞서겠다. 조직과 세력이 없는 저는 거대한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과 같다. 그렇지만외롭지 않다"며 결기를 보였다.

토론회 진행 과정에서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재벌개혁 정책이 미온적이라거나 복지국가의 구상이 미흡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노력했고 안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경쟁력 우위와 참여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며 문 후보가 참여정부 정책에 관여했던 점을 공격 포인트로 잡았다.

새정치 공동선언의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를 줄이는 과정에서 의원 정수를 조정하겠다''는 문구에 대해 해석의 차이를 드러내며 논쟁을 벌였다.

안 후보는 의원 정수를 조정하는 것은 축소 또는 확대인데 결국 축소일 수 밖에 없다고 해석한 반면, 문 후보는 협상 내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한 듯 하다며 축소가 아닌 비례대표와 지역구 의석수의 조정으로 해석했다.

이밖에 국민건강보험 100만원 상한제와 남북관계 개선방안 등과 관련해서도 두 후보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처음이자 마지막 TV 토론인 만큼 토론회는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100분간 토론이 진행된 곳은 두 후보가 지난 6일 단일화에 합의했던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이었다.[BestNocut_R]

문 후보가 토론 시작 30분전에 먼저 도착했고 지지자 50여명이 문재인을 연호하며 기선잡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주먹을 불끈 쥐어 손인사로 연호에 답했다.

2분 뒤 안 후보가 도착했고 지지자들은 ''국민후보''''진심''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고 안 후보는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문 후보는 짙은 자줏빛 바탕에 줄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안 후보는 밝은 자줏빛 단색 넥타이를 착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