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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잡는 경찰''…또 물 건너가나



사건/사고

    ''검사 잡는 경찰''…또 물 건너가나

    영장청구로 비리혐의 검사 신병 특임검사가 선점…경찰 히든카드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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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결국 물러선 것은 경찰이었다.

    그동안 금품비리 혐의 검사를 놓고 광범한 수사를 벌여 온 경찰과 중간에 끼어든 특임검사는 조직의 자존심을 건 수사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중수사 논란 속에서 경찰은 13일 ''''인권침해 소지가 없도록 특임검사와 겹치지 않게 수사하겠다''''며 한 발을 뺐다.

    같은 날 김수창 특임검사는 수사팀을 꾸린지 닷새 만에 주요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사건의 핵심인 김광준 검사마저 소환하면서 경찰 수사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게다가 15일 특임검사가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김 검사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을 밝히면서, 16일까지 김 검사를 소환해 조사하려던 경찰은 그야말로 ''''닭 쫓던 개''''가 됐다.

    수개월 여에 걸친 수사 끝에 구체적인 비리 정황까지 확보한 경찰은 김 검사에 대한 수사망을 옥죄며 ''''이번에야말로 성역은 없다''''고 별렀지만, 검찰이 꺼내든 특임검사 카드에 속수무책 당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검사 잡는 경찰''''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을 가진 막강한 검찰의 속전속결 수사 앞에서는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 ''''검사 소환 참 어렵다''''.. 번번이 가로막힌 경찰

    김수창 특임검사가 지난 11일 ''''검사 구속시키는 것이 경찰의 평생 소원''''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경찰은 검사를 제대로 수사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경찰은 올해 들어서도 몇 차례나 검사를 소환해 조사하려고 시도했으나 번번이 불발됐다.

    지난 3월 서울경찰청은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 양심 고백을 한 박은정 검사를 소환통보 했으나 결국 서면 진술서만 받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어 5월에는 밀양지역 경찰간부가 자신에게 폭언을 하는 검사를 고소한 이른바, ''''밀양 검사 고소 사건''''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은 피고소인인 검사에게 출석 요구서를 3차례나 보냈지만, 해당 검사는 끝내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서울지역 모 세무서장이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현직 검사 두 명이 골프 향응을 함께 받은 정황을 잡고, 문제의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5차례나 영장신청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이번 김광준 검사 비리 의혹 사건에서도 경찰은 차명계좌와 돈 거래 내역은 물론, 김 검사가 현금을 인출하는 CCTV화면까지 확보하고도 검사 소환에는 실패했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지휘권과 영장청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검사의 비리 정황이 포착되더라도 검찰이 경찰의 사건을 가져가버리거나 영장을 내주지 않으면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 수사는 뺏겼지만.. 여론은 경찰 쪽으로

    경찰이 ''''거의 다 잡은'''' 비리 혐의 검사를 특임검사가 가로채면서, 검찰을 비난하는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외부 기관에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겠다는 검찰의 행태에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지난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해 자기식구 감싸기를 하는 직권남용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 대표는 ''''검찰에 관련된 사건이기 때문에 이른바 제척 기피의 정신에 따라서 경찰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더 당당한 태도''''라며, ''''조정에 나서야할 청와대가 정권 말에 검찰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여론이 경찰 쪽으로 힘이 실리면서, 사건은 가로채기 당했지만 경찰이 밑지는 장사를 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일선 경찰관은 ''''이번 사건을 통해서 검사의 특권의식이 문제라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싸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선 후보들이 검찰 개혁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경찰의 수사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약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다.

    ◈ "특임검사 수사 지켜보겠다"..히든카드 준비하는 경찰

    한편 선수를 뺏긴 경찰은 특임검사와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김광준 검사의 비리에 대한 수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곁가지 수사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수사팀은 김 검사에 대한 수사를 포기하지 않은 채 비장의 ''''히든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경찰은 김 검사가 다른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제보를 받고 내사에 착수, 현재 증거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김 검사와 관련한 사건 전체의 자금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14일 김광준 검사의 실명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고, 금융정보 분석원에도 수상한 현금 흐름이 있는지 자료를 요청했다. [BestNocut_R]

    수사팀 관계자는 ''''특임검사에 의해 이중수사 문제가 발생했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자제하겠다''''며 ''''특임검사의 수사 결과를 일단 지켜본 뒤 수사가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중인 내용이 알려질 경우 또 다시 특임검사에 의해 가로채기 당할 수 있다며 철저히 관련 내용을 비밀로 부치고 있는 가운데, 과연 경찰이 꺼낼 히든카드는 무엇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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