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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서장에게 골프접대 했다"…구체적 진술 확보



사건/사고

    "세무서장에게 골프접대 했다"…구체적 진술 확보

    답보상태 빠진 경찰 수사 다시 활기…검찰 "상황 변한 것 없다" 의미 축소

     

    전 서울 용산세무서장 뇌물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육류수입업자가 세무서장에게 골프접대를 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그동안 5차례에 걸쳐 검찰이 반려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차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경찰 수사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검-경 갈등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는 사건 수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세무서장에게 골프접대 했다"…육류수입업자 시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육류수입가공업자 김모(56) 씨가 최근 전 서울 용산세무서장 A(57)씨에게 골프 접대를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0~2011년 성동세무서장 재직 시절 마장동 육류수입가공업체 대표인 김 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등의 대가로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과 골프접대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업자 김 씨의 진술로 경찰은 현재 내사 단계인 세무서장 뇌물 의혹 사건이 중요한 고비를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골프접대를 했다는 구체적 진술까지 확보된 이상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반려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것이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그동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다섯 차례나 압수수색 영장을 반려했지만,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소명자료를 더 보강해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며 "수사는 끝까지 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아무런 통보없이 지난 8월 30일 돌연 해외로 출국해 잠적한 세무서장 A씨에 대해서도 경찰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입국 즉시 통보를 해달라고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또 소환에 계속 불응할 경우 A씨에 대해 체포영장까지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잇단 영장 반려로 그동안 힘이 빠지는 듯했던 수사가 다시 한번 활기를 띠고 있다.

    ◈ ''세무서장 말고 다른 목표 있는 것 아니냐''…불편한 검찰

    경찰이 신청한 골프장 예약 명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5차례나 반려해 온 검찰은 ''(진술이 확보됐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번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경찰이 애초에 세무서장의 접대 의혹에 대해서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면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경찰이 너무 광범위하게 압수수색 범위를 잡고 있어서 이번에도 같은 범위로 영장을 신청하면 반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의 범위가 문제라는 것이다. 검찰은 경찰이 세무서장 뇌물사건 수사를 검찰 간부로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육류 수입업자 김 씨의 수첩에서 골프 예약을 한 당일에 검찰 간부 2명의 이름이 함께 적힌 메모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드러난 모든 의혹에 대해 수사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특정 기간의 골프장 예약 기록 전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겠다는 것은 결국 경찰이 명단에서 검찰 간부들을 찾아내 흠집을 내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첩에) 단순히 이름이 있다는 것만으로 접대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소명되기는 부족하다''''며 ''''만약 업자 김 씨가 검사들에게 직접 접대를 했다는 진술이 나온다면 영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수사는 업자 김 씨가 세무서장 A씨에게 뇌물을 줬느냐 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이라며 검찰의 시각을 반박했다.[BestNocut_R]

    그러나 경찰 일각에서는 ''''수사를 하다보면 또 다른 범죄 정황이 드러나고 수사가 확대되는 것이 수사의 본질''''이라며 ''''검찰이 지나치게 영장의 범위를 축소하려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세무서장 뇌물의혹 사건도 앞서 경찰이 한국예술종합대학 교수의 입시비리 수사를 하던 중 파생돼 나온 것이다.

    입시비리에서 불거져 나온 세무서장의 뇌물 의혹, 그리고 그 의혹 속에 검찰 간부의 이름까지 오르내리는 가운데 경찰은 조만간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을 재차 신청할 방침이다.

    검찰과 경찰의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사건 수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그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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