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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전략통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박선숙(51) 전 의원이 20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 대선 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역할을 맡은 박 전 의원은 향후 안철수의 오른팔로 캠프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한데 이어 안 후보가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자리에 함께해 '안철수의 사람'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박 전 의원은 민주당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김근태 전 상임고문 등과 두루 함께한 스펙트럼이 넓은 정치인으로 통한다.
1960년 경기 포천의 기지촌에서 태어난 박 전 의원은 서울로 이주해 수도여사대(현 세종대) 역사학과에 진학, 민주화운동청년연합에 참여하면서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과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다.
김 전 고문이 주축이었던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회원으로도 활동한 운동권 386 세대이다.
동시에 그는 DJ 사람으로 불린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김대중 대통령 후보를 수행하면서 선거를 도왔다.
이후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실 공보기획관과 첫 여성 대변인을 지냈고, 참여정부에서는 환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생전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8대 국회에서는 비례대표로 입문해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는 등 돋보이는 의정활동을 펼쳤다.
19대 국회에서 지역구 공천을 받아 입성할 수 있었지만 지난 3월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여의도에서 신선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으로 불려왔다. 판세를 읽는 눈이 탁월하고, 전략을 시의적절하게 짠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랜 대변인 경험 덕분에 언론 관계도 폭넓고 매끄럽다.
총선, 대선 등 각종 선거 경험도 풍부하다.
지난 4·11총선 전에는 야권연대 협상 실무단 대표를 맡아 당시 민주당과의 야권 단일화를 주도했으며,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긴급 투입됐다.
임종석 사무총장이 총선 직전 갑작스레 물러나자 사무총장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이미 새누리당에 기운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이후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지만 안 후보의 캠프 합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특히 유민영 대변인, 김형민 전 보좌관을 비롯해 그를 따르던 후배들이 안 캠프에 속속 합류하면서 추측이 점차 굳어졌다.
안 후보가 시의적절한 '타이밍 정치'를 할 때에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노련한 전략가가 있다고 추정하면서, 숨은 전략가가 박 전 의원일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대표적인 김대중의 사람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근태 전 상임고문 등 모든 계파를 넘나드는 인재였던 만큼 박 전 의원의 탈당에 민주당은 술렁거렸다.
평소 관계가 남달랐던 박지원 원내대표는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문재인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우리와 신뢰 관계도 있고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말해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박 전 의원은 당분간 캠프 인선과 후보 전략, 단일화 등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BestNocut_R]안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있던 19일에도 안 후보와 밤늦게까지 회의를 열어 팀장급 인선과 현충원에서 전달할 메시지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과의 깊은 관계가 있는 만큼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논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안 원장과 함께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저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오랜 시간 고심하는 안 원장을 보면서 그가 국민의 호출에 응답해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결심하면 함께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