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김상헌 대표
최근 '안철수 룸살롱', '박근혜 콘돔' 등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며 홍역을 앓은 네이버가 자사 검색어 서비스의 투명성을 강화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네이버 김상헌 대표를 비롯한 검색어 서비스 담당 본부장이 직접 나서 해명에 나섰지만, 네이버가 검색어 의도적 개입 조작설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명쾌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었다.
NHN이 운영하는 네이버는 14일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색어 서비스의 투명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이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자동완성', '연관검색어'의 로직, 운영원칙과 처리 내역 등을 담은 '투명성 리포트'를 만들어 신뢰할 만한 외부 기관에 정기적으로 제출하고 그 적정성에 대해 검증을 받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포털5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민간자율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구체적인 검증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현재 KISO 이사회 의장은 김상헌 대표다.
'KISO'는 최근 포털사의 '연관검색어' 및 '자동완성' 노출 제어 공동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발표했고, 네이버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또 네이버는 장기적으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운영 업무를 외부 기관에 의뢰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KISO 홈페이지(www.kiso.or.kr)에 마련된 음란물, 명예훼손 등 권리 침해 게시물 '신고 창구'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이 창구가 활성화되면 개별 포털사의 서로 다른 기준에서 비롯되는 여러 가지 불편과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 현재 KISO 이사회 의장이 김상헌 대표로 돼 있고, 네이버가 그동안 검색어 노출과 관련해 그동안 의사결정 판단을 해왔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김상헌 대표는 "현재 KISO 의장직을 맡고 있고 KISO의 의장은 회원사 간에 임기가 끝나면 돌아가면서 맡기로 한 것일 뿐"이라며 "다만 의장은 심의 안건과 관련해 영향력이 없고 행정적 구성에만 관여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실시간 검색어가 네티즌에 의해 의도적으로 조작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는데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웹툰 작가로 유명한 한 작가가 한 키워드를 제시했고 이를 통해 실시간 검색어에 랭크됐는데, 이를 네티즌들의 하나의 놀이로 의미로 보고 가치가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이점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BestNocut_R]
이어 "민감한 시기에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에 대해서 선거관리위원회와 상의하고 싶었던 것은 선거법 위반은 아닌지 정책적으로 사회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방관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을 시작으로 공론화돼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조작 가능성을 완전히 해소하려면 로데이터(가공되지 않은 자료)를 모두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모든 데이터에는 로그가 다 남아있어 이를 외부기관에 다 넘길 것"이라며 "KISO에 모든 데이터를 넘길 의향이 있다. KISO에서 볼 때 외부의 투명성에 대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을 내리면 공개여부 의사결정까지도 맡길 것이다. 네이버 자체가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폐지와 관련해선 김상헌 대표는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더라도 네이버 입장에서는 이 서비스를 폐지하는 것보다 유지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