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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000억'' 투입했건만…시립 서남병원 적자 늪에 빠져



보건/의료

    ''혈세 1,000억'' 투입했건만…시립 서남병원 적자 늪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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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억 원 이상의 시민 혈세를 들여 지난해 문을 연 서울시립 서남병원이 적자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위탁사업자인 이화여대측은 적자 발생시 적자 운영비의 30%를 부담하겠다고 했으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부담을 미루고 있어 서울시와 갈등을 겪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 끄트머리에 위치한 서울시립 서남병원. 2006년 건립 계획이 확정됐고 2008년 9월 첫삽을 떠 예정보다 1년 늦은 지난해 5월부터 환자들을 받기 시작했다. 대지 1만 1,000㎡ 위에 지하4층 지상 8층 규모(연면적 3만 9,000㎡)로 지어진 세련되고 깔끔한 서남병원의 겉모습은 최신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병원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이화여대가 운영하는 서울시립병원이라는 큼지막한 간판은 보는 이들의 신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딴판이다. 노인성질환전문병원으로 출발한 이 병원은 진료 개시 1년 4개월, 정식 개원 10개월이 됐지만 각종 지표는 이화여대가 사업자로 선정될 때 약속했던 장밋빛 청사진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현재 8개 진료 과목을 운영하고 있는 서남병원의 병상수는 230개로 당초 계획했던 350 병상에 훨씬 못미친다. 의사 정원도 전문의, 일반의 합쳐 40명을 두겠다고 했지만 24명에 불과하고, 전체 의료인력도 400명 정원에 229명에 그치고 있다.(2012년 8월 1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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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현재의 서남병원은 이 정도의 의료 인력만으로도 충분히 환자들을 소화할 수 있다. 오히려 유휴 인력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서울시의회 김연선 의원과 김기옥 의원이 CBS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서남병원의 내과 의사 1인당 1일 진료 환자수는 11.6명으로 요양 중심의 병원이어서 외래 환자가 적을 수 밖에 없는 시립 북부노인병원의 11.9명 보다도 적다.

    웬만한 보건소의 경우 내과 의사 1명이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는 100명이 훨씬 넘는데, 서울시내 한 가정의학과 원장은 하루에 18명을 진료하면 환자들을 매우 적게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내과는 나은 편이다. 진료 인원이 하루에 4.7명이 고작인 비뇨기과도 있다.

    입원환자수를 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여서 비뇨기과 의사 1명이 하루에 보는 환자는 0.3명이고 내과 의사는 6.48명의 입원 환자 밖에 보지 않는다. 요양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북부노인병원의 내과 의사 1인당 입원환자 진료 실적 20.26명에 훨씬 못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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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측은 서울시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병상 가동률 96.6%에 하루에 700명의 외래 환자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8월말 현재 병상 가동률은 당초 계획에 턱없이 못미치는 66.5%에 머물고 있고 1일 평균 외래 환자수도 26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이대 측은 서울시로부터 위탁사업자로 선정되던 2007년 당시, 병원이 문을 여는 2010년에는 29억 원의 적자를 보겠지만 이후 2011년 16억 원, 2012년에 10억 원 등 매년 흑자를 내겠다며 만일 적자가 나면 운영적자의 30%를 부담하겠다고까지 사업계획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병원이 오픈하기도 전인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2억 9,000만 원과 11억 원의 운영비를 지원받은 데 이어 2011년에 140억 원의 운영비를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았다. 2012년에도 150억 원의 운영비를 지원 받도록 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액을 추진하고 있어서 올해 지원되는 운영비는 당초 계획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인성질환전문병원이라는 특성상 앞으로도 엄청난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위탁사업자 선정 당시 이화여대가 약속한 바에 따라 운영비 적자의 30%에 해당하는 45억여 원을 부담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운영비 적자를 바라보는 이화여대측의 시각은 달라 양측 간에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화여대 측이 사업계획서를 낼 당시 진료과목을 15개과로 예상했지만 충족되지 않아 적자폭이 커졌다며 적자비 분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화여대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서남병원 측도 "손실분 부담은 협약당시의 제반조건 충족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운영적자 자부담과 관련한 세부사항은 서울시와 협의 중"이라고 CBS에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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