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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리지 않는 ''김연경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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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 · 흥국생명 측 주장 팽팽…5일 모임도 해결 난망

    김연경

     

    여자배구계의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24)의 터키 페네르바체 계약 문제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완전 이적을 원하는 김연경 측과 원칙 안에서 해결하려는 흥국생명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한배구협회가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성민 협회 부회장은 5일 오후 김연경 측과 만나 흥국생명과 협의한 중재안 수용 여부를 물어볼 예정이다. 김연경과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대표가 박 부회장과 만난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5일 배구 담당 기자들에게 대한배구협회에 내놓은 제시안에 대한 보도자료를 보냈다. 김연경이 페네르바체와 맺은 계약 기간 2년은 인정하되 에이전트를 통한 계약이 아닌 흥국생명의 주도 하에 임대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기영 대표는 CBS와 통화에서 "페네르바체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계약을 다시 체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쟁점은 ''FA계약'' ''에이전트'' 인정 여부

    ''김연경 사태''의 핵심은 페네르바체와 맺은 계약이 FA(자유계약선수)로서 인정받을 수 있느냐다. 김연경 측은 흥국생명에서 4년을 뛰었고 일본과 터키 임대로 3시즌을 보냈으니 FA 자격 취득 연수인 6년을 넘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흥국생명은 국내에서 4시즌만 뛴 김연경은 FA가 되려면 2시즌이 남았고, 여전히 김연경의 소속은 흥국생명이기 때문에 임대 계약이 맞다는 것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는 ''매 시즌 정규리그의 25% 이상 출전하면 1시즌 경과로 인정하고 6시즌 충족 시 FA자격을 얻는다''(제 3조)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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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쟁점는 에이전트의 개입을 인정하느냐 여부다. 흥국생명과 KOVO 측은 선수의 해외 진출 계약에 구단과 선수만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김연경과 페네르바체의 계약은 무효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연경 측은 외국인 선수는 에이전트를 인정하는 점을 들어 계약이 유효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김연경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프로배구, 나아가 프로야구와 농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흥국생명의 주장이다. 김연경이 사례로 남게 되면 다른 선수는 물론 다른 종목까지 에이전트 계약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4대 프로스포츠는 축구 외에는 에이전트를 통한 계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양 측 합의 불투명…김연경 측 "이면 계약 하라는 말이냐"

    이런 가운데 과연 5일 만남에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페네르바체와 계약한 김연경은 터키 리그에서 뛰려면 대한배구협회의 국제이적동의서(ITC)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양 측의 첨예한 갈등에 협회는 아직 ITC 발급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협회는 수차례 김연경과 흥국생명 측을 만나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김연경이 8일 출국해 10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해야 하는 상황이라 5일 회동은 사실상 마지막 만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결렬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흥국생명의 제안에 김연경 측이 강하게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한 발 양보해 그동안 쟁점 중의 하나였던 1년 이상 장기 계약까지는 인정했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맺은 계약은 무효화하고 구단 주도의 임대 계약을 맺을 것을 제시했다. 아니면 아예 다른 구단과 임대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연경 측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윤기영 대표는 "이미 계약서에 선수가 사인까지 다 했는데 새로운 계약서를 써야 한다는 얘기"라면서 "임대 형식의 이면 계약이라도 하자는 건데 김연경이 아니라 페네르바체에서 불가하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김연경 측도 절충안을 제안하기는 했다. 일단 페네르바체에서 FA로 2년을 뛴 뒤 흥국생명으로 돌아와 국내에서 2시즌을 뛰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해외 진출에 대한 KOVO의 규정이 바뀌면 수용하겠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결국 양 측의 절충안도 상당한 거리가 있는 셈이다. 과연 김연경 측과 흥국생명의 평행선이 좁혀져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5일 오후 회동에 배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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