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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시민 잡는 골목조폭과 전쟁



사회 일반

    애꿎은 시민 잡는 골목조폭과 전쟁

    실적 부풀리기 위해 "합의 했어도 설득해 조서"

     

    경기경찰이 폭력이나 협박으로 금품을 빼앗는 이른바 '골목조폭' 척결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골목조폭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일 CBS 취재 결과, 사건 당시 옆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선량한 시민을 공동 피의자 신분으로 함께 입건하는가 하면, 피의자가 신고한 사건까지 함께 엮어 사건을 '만들기'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경찰(청장 강경량)은 지난 6월부터 '서민 생활안정과 경제를 침해하는 골목 조폭 척결'에 앞장서 왔다.

    골목 조폭이란 경찰이 계보를 관리하는 조직 폭력배 외에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인 동네 깡패로 재래시장과 상가, 유원지 등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갈취하거나 폭력을 행사해 서민 생활에 피해를 주는 사람을 말한다.

    8월 현재까지 경찰이 검거한 골목조폭은 모두 2079명. 이 중 209명이 구속 수사 중이다.

    ◈ 실적 압박에 '사건 만들기'

    그러나 골목조폭 수사가 실적 평가로 이어지면서 부작용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최근 경기경찰은 골목조폭 검거 실적을 41개 경찰서장에게 우편으로 발송했다.

    우편에는 41개서의 검거 실적이 1등부터 꼴등까지 나열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경찰관은 "실적이 낮은 경찰서 형사 업무 관계자들은 크게 혼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적 압박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토로했다.

    검거 실적 압박감에 시달리면서 일부에서는 경미한 사건도 혐의 내용을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올리기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A경찰서의 강력팀 소속 형사는 "합의하고 사건을 무마하겠다는 피해자를 설득해 조서를 받게 하기도 하고 피의자 행동을 부풀려 조서를 꾸미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경찰서의 형사는 "위에서 계속 골목조폭 실적을 올리라고 해서 나중에 들통나더라도 거짓으로 없는 실적을 올리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구속 건수를 높이기 위해 예전 사건까지 함께 묶어 영장을 청구하는 이른바 '사건 만들기'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선의 경찰 간부 A 씨는 "사건 하나하나만 보면 사실 구속사유가 되지 않지만 이전에 행패 부렸던 사건까지 모두 모아 조서를 꾸민다"며 "즉시 송치할 수 있는 사건도 피의자가 파출소에 들락날락했던 사건과 병합해 처리해 올린다"고 말했다.

    수원지법 영장담당 관계자도 "최근 술 마시고 행패 부린 피의자에 대한 영장 청구율이 늘어났다"며 "피의자에 대한 영장 발부율도 30%로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 애꿎은 시민 피해 부르기도

    경찰의 이같은 실적 경쟁은 선량한 시민까지 피의자로 둔갑시키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경기도에 사는 박모(45)씨는 다툼 현장에서 있었다는 이유 만으로 전과자 신세에 놓였다.

    지난 7월 지인과 함께 시내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주인과 술값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지인과 주인의 말다툼 과정에서 김 씨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지만 경찰은 김 씨까지 공범으로 함께 입건했다.

    김 씨는 "몸싸움이나 병을 깬 적이 전혀 없는데 경찰은 나를 참고인이 아닌 공동 피의자로 입건했다"며 "경찰이 이전에 해당 술집에서 다툼이 있었던 것까지 함께 엮어 조서를 꾸몄다.

    그 사건은 우리가 직접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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