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경찰이 땅에서 솟아나나?"… 툭하면 ''전담팀 신설'' 빈축



사건/사고

    "경찰이 땅에서 솟아나나?"… 툭하면 ''전담팀 신설'' 빈축

    지구대 인력 빼다 쓰고, 전의경 부대 인력으로 돌려막고
    인력·예산 뒷받침 안되면 ''립서비스'' 불과해

    ㅁㅁ

     

    "경찰서마다 전담 경찰관을 1~5명씩 배치해 성폭력 우범자 2만 명과 강력범죄 우범자 1만7천 명을 밀착감시하겠다."

    최근 성폭행 살인사건과 묻지마 칼부림 사건 등이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면서 국민 불안이 높아지자 경찰은 800명 규모의 우범자 전담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총리실 산하에 태스크포스가 꾸려져, 전담팀 신설을 적극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과연 전담팀 구성은 가능할까. 현재 경찰의 인력상황을 보면 답이 나온다.

    ◇아랫돌 빼서 윗돌괴는 경찰…사람은 어디서 구하나

    경찰은 최근 학교폭력 전담경찰관 529명을 투입했는데, 이들 전담 경찰관들은 일선 지구대에서 인력을 뺐다. 오원춘 사건 이후 600명을 더 늘린 112 요원도 기존 지구대 인력에서 차출했다.

    민생치안을 담당할 지구대 인력이 빠지자, 비는 인력은 각 기동대 소대장을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내근인력도 줄이는 고육지책을 써 전환배치하는 방법으로 겨우 채워넣었다. 경찰 정원자체를 늘리지 않은 채, 사실상 ''아랫돌 빼서 윗 돌 괴는'' 상황에서 경찰이 우범자 전담팀 800명을 새로 구성할 여력은 없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결국 전담팀 신설을 위해서는 경찰관 수백명을 신규채용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내년에 학교폭력 전담경찰 190명을 증원해달라는 요청도 기획재정부를 통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할 정도다.

    지난 20일 김기용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190명 증원은 최소한의 요구에도 못 미친다고 보는데 기재부는 그것도 많지 않냐고 한다"며 경찰 인력 부족을 토로하기도 했다.

    ◇"1대1 밀착감시 못할 거면 실효성 떨어져"

    설혹 예산을 확보해 수백명의 인력을 충원하고 우범자 전담팀을 만들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한 간부는 "전담팀을 만들더라도 우범자들을 24시간 따라다닐 수 없다면 사실상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서모(42)씨의 경우,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가 정기적으로 그의 행동을 감시했고, 심지어 사건 이틀 전에도 보호관찰관이 서 씨를 면담했지만 범행을 막을 수 없었다.

    게다가 경찰은 우범자를 관리할 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이어서, 성범죄 우범자에 대한 비대면 동향파악에 그치고 있는 수준이다.

    [BestNocut_R]이 경찰 간부는 "당장 법무부와 여성부 등에 흩어진 우범자 자료부터라도 모아서 경찰과 관계부처가 서로 공유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2010년 6월 경찰은 8살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이 발생하자 전국 지방청 산하에 아동·여성 대상 성폭력 특별수사대를 만들었지만 7개월 만에 유야무야 된 적이 있다.

    인력구조에 대한 검토와 면밀한 예산확보 계획 없이,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내놓는 전담팀 신설 계획은 오히려 일선 경찰들에게 "또 전담팀인가"하는 매너리즘만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