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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박근혜의 국민통합과 역사의식



칼럼

    [노컷시론]박근혜의 국민통합과 역사의식

    • 2012-08-23 09:08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는 '대통합'을 이루자고 했고, 어제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국민통합을 말했다.

    후보 선출 이후 첫 공식일정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도 역시 국민대통합을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 국민대통합임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경제적 간극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역사에 대한 정확한 관점과 민주주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다.

    박근혜 후보의 5·16 쿠데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고, '구국의 혁명'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5·16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한 발언에서 역사인식의 진전을 보는 듯 했으나, 여전히 '당시의 상황이 공산화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란 인식에 변화가 없다.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박후보의 기본인식이다.

    민주화 이전의 헌법 전문에 명시되었던 '5·16 혁명'은 1987년 헌법 개정때 삭제되었다. 그리고 김영삼 정부 이후 각종 교과서에 이미 5·16은 쿠데타로 기록되고 있다.

    더 이상 무엇을 역사와 국민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최근 불거진 고 장준하 선생의 죽음도 "이전 정권에서 다 조사하지 않았느냐"란 입장이다. 노무현 정권때 이 문제는 '진위를 가릴 수 없다'고 결론이 유보된 것이다.

    인혁당 사건의 조작, 과장에 대해서도 "가치없는 것, 모함"이란 입장을 표명하고, 2007년의 법원의 재심으로 인혁당 사건의 당사자들에 대한 무죄판결 이후에도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자꾸 과거로 가려고 하면, 끝이 없다"는 것이 박후보의 소신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 역사는 모두 과거로 치부하는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위주의 정권의 탈정치와 억압의 역사를 단순히 과거로 치부하는 박 후보의 역사의식으로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통합을 바탕으로 한 미래비전의 설정은 과거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올바른 역사관의 설정에서 비롯된다.

    박근혜 후보가 사적감정과 공적입장을 구분하고, 진전된 역사인식을 보일 때 그가 말하는 통합은 물론 대선승리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음을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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