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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한일 독도 갈등'' 왜 외교부 목소리는 작을까?



국방/외교

    [Why뉴스] ''한일 독도 갈등'' 왜 외교부 목소리는 작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준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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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 문제가 연일 뜨겁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일본은 기다렸다는 듯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은 "정부는 독도 관련사항은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정부는 이 원칙에 따라 일관되게 대응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독도 관련 대응이 임기 마지막 해에 갑자기 공세적으로 바뀌면서 ''독도의 분쟁지역 성격''이 강화된 측면은 부인하기 어려운 점이다. 외교부 내부에서는 청와대의 독도 대응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식적으로는 청와대와 행보를 같이 하면서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

    외교부의 이런 태도는 일종의 학습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동을 겪으면서 책임을 청와대로 미뤘다가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이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장관 경질설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독도 갈등 왜 외교부 목소리는 작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일본이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기로 했나?

    =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 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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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정부는 21일 노다 요시히코 총리 주재로 독도 관련 각료회의를 열어 국제사법재판소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제소와 통화스왑 규모 축소 등 대응책을 논의한다. 일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한국 정부에 구상서(일종의 외교문서) 전달을 결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구치 쓰요시 일본 외무성 차관은 19일 NHK방송에 출연해 ''''21일 각료회의를 열어 구상서 전달을 결의할 것''''이라면서 ''''ICJ 제소뿐 아니라 여러 가지 옵션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상서 [ 口上書 , note verbale ]
    구상서는 외국과의 외교적 현안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로 전달하는 일종의 외교문서로, 우리 정부도 올 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구상서를 일본에 전달한 바 있다.
    일본정부는 우리 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 공동제소를 거부할 경우 단독으로 제소해 우리 정부가 불응 이유를 직접 국제사법재판소에 설명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역시 거부할 수 있다.

    일본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독도 문제를 국제사회로 끌고 가 장기화하려는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 된다.

    ▶ 우리 정부의 입장은?

    = 우리 정부는 당연히 국제사법재판소 공동제소를 거부하는 것이다.

    정부당국자는 독도 문제에 대해 "독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은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일본정부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에 불응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조태영 대변인은 "독도 관련사항은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특히 최근에 불거진 독도 문제는 기본적으로 일본 탓임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독도문제는 일본이 부당하게 소동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일본이 생각을 잘못하고 있다. 일본이 이를 깨닫고 미래를 향한 한일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그렇지만 외교부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데?

    = 외교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청와대와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최근 독도문제에 대해 외교부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외교부 관료나 외교와 연관된 기관의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왜 우리 스스로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느냐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독도관련 발언이나 행보가 일본의 전략에 말려든 형국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도 어제 CBS와의 통화에서 "최근 독도 논란으로 독도에 대한 국제 분쟁지역 성격이 강화됐다"며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지난 13일 인터뷰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관련 "이건 일본이 원하는 판이다. 그 판에 우리가 왜 들어가느냐"며 "우리가 지금 스스로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당장의 눈앞에 어떤 이익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눈에 보이지 않는데 그건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고 비판했다.

    ▶ 문제가 있다면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게 옳은 것 아니냐? 외교부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 대통령이 하는 일을 행정부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외교부는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로 청와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가 곤욕을 치른 일이 있다.

    한일정보보호협정의 밀실처리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달 1일 당시 외교부 조병제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보보호협정 국무회의 비공개 처리는 청와대의 의중"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청와대가 이 협정을 밀어붙였음을 공개했고 결국 1주일 뒤 사의를 표명했고,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이튿날 "국무회의 비공개 처리는 외교부가 판단했으며, 잘못은 실무적으로 조정을 잘못한 외교부에 있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최종 책임이 청와대에 있더라도 행정부처가 책임을 지는 마당인데 이번의 독도 파문도 외교부로서는 할 말이 많지만 공식적으로는 어떤 말도 못하는 처지인 것이다. 또다시 청와대로 책임을 미루거나 청와대를 겨냥한 발언을 할 경우 사태가 복잡해지는데다 외교부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청와대와 다른 입장을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일본정부의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대응을 보면 이중적인데?

    = 그렇다. 일본 정부의 대응을 보면 그 속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독도 문제는 가급적 국제분쟁지역화 해서 자신들의 의도대로 끌고 가려는 것이고 센카쿠열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영토분쟁이 아닌 것처럼 하자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5일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에 상륙한 중화권 시위대 14명을 이틀 만에 강제 송환했다. 가급적 국제분쟁지역화하는 것을 막아보자는 의도인 것이다.

    센카쿠열도는 일본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니 국제 분쟁화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대로 독도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니 어떻게 하던지 국제분쟁지역화해서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거나 국제적으로 이슈화 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이중적인 태도, 속셈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장동희 국제표기명칭대사는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일본의 이런 태도를 ''후안무치''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 일본의 태도는 그렇고 이명박 정부의 독도 대응에 대해서도 내부적인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 이명박 정부 들어서 독도 문제는 가급적 언급을 하지 않는 이른바 ''조용한 외교''를 표방해 왔다. 일본이 방위백서나 교과서에 기재하면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수세적인 태도였다.

    그동안 청와대나 외교부는 독도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미온적인 대응을 한다는 비판을 하면"독도와 관련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일본이 원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공세적으로 태도를 바꾸어 독도를 전격 방문하고 교사들과의 토론회에서 일왕의 사과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면서 왜 태도가 바뀌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가 대응을 안 한 게 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2008년 7월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보도됐던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되새기며 의도성을 가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발언과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어떤 연관이 있다는 거냐?

    = 공식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성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토론방이나 트위트 등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이런 의문을 많이 제기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가 일본이 원하는 독도의 분쟁지역화를 자연스럽게 이뤄준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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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플 @trykim7님은 "아..정말 MB는 독도를 주기로 결정 한건가..하는 짓들이 결과는 전부 작정 한 듯.2008년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발언이후로..사전통보후 독도에 가지를 않나 한일군사협약 한다질 않나 9월합동군사훈련한다질 않나..대마도가 우리땅이라고 증거들고 반환요청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미치겠다MB~"라는 트윗을 했다.

    트위플 @bum2020님은 "MB 독도방문에 일본 기다렸단 듯이 ICJ 제소 http://j.mp/N6ZRHY "지금은 곤란하다,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했던 때가 지금인가?"라는 글을 올렸고 @pyodogi님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은 언젠가 말했다던 "지금은 곤란하다.기다려달라."의 후속타라고 생각합니다.결국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말았으니까요.일왕에 대한 사죄요구로 일본인의 반한감정을 부추킨건 보너스?"그것도 오해"라고 항변하니 말이 안나오죠." 라고 했다.

    @hoyaspace님은 "이명박이 독도에 방문한 이유가 뭘까? 몇년전에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그리고 이제는 독도에 방문?? 일본이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단초를 제공하거라 본다. 고의적으로 말이지. 일본에 미리 보고하고 갈 이유가 왜겠어?~"라는 글을 올렸고 @CafeVine님은 "이명박의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바로 독도를 지역분쟁화 해주겠다는 것? 어허.. 정말 그런가보군요."라는 트윗을 했다.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도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 이="" 발언이="" 이슈가="" 되어="" 뜨거운="" 논쟁이=""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말에="" 대해=""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일본은="" 기다렸다는="" 듯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검토중이라며="" 왜="" 역대="" 대통령들은="" 독도를="" 방문하지="" 않았던="" 것일까요?왜!="" 갑자기="" 독도를="" 방문한="" 것일까요?="" 독도를="" 방문하므로서,=""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으로서="" 세계에="" 각인시키고,="" 독도를="" 국제="" 분쟁화="" 하므로서,국제="" 재판으로="" 이끌어="" 가는="" 것.="" 그="" 빌미를="" 제공하므로="" 서,=""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에="" 대한="" 약속을="" 지켰군요.="">라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있다.

    ▶ 그래서 ''자충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거냐?

    = 그런 측면이 있다. 사실 대통령이 우리나라 땅을 방문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그게 문제가 되는 게 이상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후폭풍은 그렇게 단순하거나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 일본이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국제 분쟁지역화 되고 있는데 일본이 원하던 시나리오가 시작된 것이다.

    일본정부가 독도 문제에 경제문제를 연관시키고 일본 민간단체들까지 가세하기로 하면서그동안 동반자 관계를 강조해온 한.일간 우호관계도 금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자충수를 둔 것 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렇다면 다른 대통령들은 왜 독도를 방문하지 않았던 것일까?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큰소리쳤던 김영삼 대통령도 ''독도 독트린''을 발표하면서 일본과 정면으로 맞섰던 노무현 대통령도 독도를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 [BestNocut_R]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에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내 여러 곳에서 독도 방문 요구가 있었지만 일본이 원하는 판에 우리가 들어가 줄 이유가 없었다."면서 "이건 일본이 원하는 판이다. 그 판에 우리가 왜 들어가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이 원하는 판에 우리가 스스로 들어간 형국이다 보니 ''자충수''가 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독도 방문이후 상승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독도 방문 이후 9%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와대가 이걸 노렸는지 독도 방문의 결과로 지지율이 올라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인의 행보는 정치적인 것인 만큼 임기 말 레임덕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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