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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이젠 재벌도 神이 아닌 인간, 인정해야"



정치 일반

    노회찬 "이젠 재벌도 神이 아닌 인간, 인정해야"

    - 재벌공식 '징역 3년 집유 5년뒤 특사'
    - 한화회장 4년 선고 항소심 지켜 봐야
    - 통진당, 전면 혁신 아니면 신당 창당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

    벌금 51억, 징역 4년의 실형. 거액의 돈을 빼돌리고 회사에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입힌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법원이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내렸습니다. 그동안 재벌 봐주기 관례를 놓고 볼 때는 아주 이례적인 선고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재벌 봐주기 논란, 이제는 끝나는 걸까요. 이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아온 검사 7명을 공개한 이른바 삼성 X파일을 폭로하면서 그동안 재벌 비리와 싸워온 분이죠.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입니다.

    노회찬

     

    ◇ 김현정> 재벌 총수가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에서 구속된 일, 이게 최초인가요?

    ◆ 노회찬> 최초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근간에도 비슷하게 태광산업 회장이 그런 처벌을 받았고요. 그리고 1심에서 집행유예 없이 이렇게 실형을 선고 받은 예가 몇 건 더 있기는 합니다만, 법정구속까지 된 것은 최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동안에는 재벌 회장들의 선고 공식이 있었다면서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이게 맞습니까?

    ◆ 노회찬> 네, 맞습니다. 이 공식은 제가 아마 처음으로 이걸 발견해서 이렇게 우리 사회에 제시하기도 했는데.

    ◇ 김현정> 노 의원님이 발견하신 공식이에요?

    ◆ 노회찬> 네,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렇군요. 몇 명이나 이렇게 받았어요?

    ◆ 노회찬> 굉장히 많습니다. 거의 다 이렇게 받았다고 보면 되고요. 문제는 뭔가 하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을 위반해서 5년 이하로는 징역을 내리지 못하도록, 5년 이상 형을 받도록 되어 있는. 큰 범죄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작량감경이라 해서 여러 가지 이유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이 크다거나 등의 이유로 형을 3년으로 낮춰놓고. 3년으로 낮춰놓으면 집행유예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집행유예 처리 행위는 5년을 부과해서 3년에 5년. 대개 이런 공식으로 예외 없이 받았고 맨 마지막에 절차는 특별사면이었고요.

    ◇ 김현정> 한 9개월, 6개월 이 정도 후에 특별 사면되는 코스.

    ◆ 노회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결국은 실형을 산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얘기인데. 이번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판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노회찬> 우선 그간에 특히 재벌들의 경제범죄에 관해서 우리나라 법원이 너무나 관대한 처벌을 해 왔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관대하고 국내의 다른 경제사범들, 예를 들면 중국집 음식점 배달원이 배달 음식비 대금 77만원을 갖다가 횡령했다. 이러면 징역 10개월을 구속시켜서 징역 살게 만들거든요.

    그런데 비해서도 너무 형평에 맞지 않게 관대한 처벌을 해 왔다는 지적에 대해서 법원이 좀 반성하는 의미에서 양형위원회를 설치해서 양형 재조정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 양형표에 의해서 지금 특히 올해 들어와서 경제인들에 대한 어떤 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볼 때 과거에 비해서는 전향적인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아무래도 최근에 대선주자들이 여야 할 것 없이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가령 '재벌총수 비리 척결하자.' 등. 이런 것도 어떻게 판결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 노회찬>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그러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거든요. 문제는 정치권에서는 때에 따라서 그런 목소리가 높아지다가 다시 또 잠잠해지면 또 여기에 대한 관용이니 뭐니, 이렇게 또 좀 유연한 판결들이 많이 나오게 또 됩니다. 그래서 사실은 이번 재판도 더 두고 봐야 됩니다. 왜냐하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라는 공식은 주로 항소심에서 100% 관철된 공식이거든요.

    ◇ 김현정> 이번에는 1심에 불과하니까요.

    ◆ 노회찬> 그렇죠. 그러니까 항소심까지 지켜봐야 법원의 태도 변화를 좀 우리가 확정적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번 판결을 놓고 반발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이렇게 기업인을 법정 구속 시켜서야 되겠느냐, 그 기업에 딸린 식구가 몇인데, 그 국민들 생각하면 고려를 해 주는 게 맞는 것 아니겠느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회찬> 이번에 유죄판결 받고 법정구속된 것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서 회사를 어렵게 만든 것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 노회찬>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면 더 가중처벌 받는 게 맞는 거죠, 사실은.

    ◇ 김현정> 오히려 그거 생각하면 이것도 약하다고 보시는 거예요?

    ◆ 노회찬> 그렇죠. 그리고 재벌도 이제는 스스로 사람인 것을 인증해야 됩니다. 재벌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만큼 오히려 다른 나라들은 이러한 사회적 파장이 큰 경제 범죄일 경우에 가중처벌을 하거든요. 미국의 엔론사건이라고 해서 15억 달러를 분식회계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24년 4개월 징역형을 선고한 바도 있습니다.

    ◇ 김현정> 24년이요?

    ◆ 노회찬> 우리나라는 비슷한 경우에 예외 없이 두산도 그렇고 SK도 그렇고 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는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징역 24년을 선고해서 아직도 수감 중에 있다는 말이죠. 이런 걸 볼 때 일단 경제인들도 이제는 인식을 달리해야 된다. 기업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또 그 기업에 고용된 사람들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이런 경제 범죄로부터 멀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한국의 재벌은 신이 아니라, 그들도 인간임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어야 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 노회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최근에 경제민주화, 재벌 비리 척결, 이런 것이 화두가 되는 분위기인데요. 그런데, 은 솔직히 좀 혼란스러워하기도 합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여야 할 것 없이 너도 나도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 하면서 서로가 내가 진짜다. 라고 하는데 이게 과연 어떤 부분이 차이가 있는 건지, 다 같은 건지 어떻게 보세요?

    ◆ 노회찬>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많고 그러나 그 차이보다도 지금 입으로 얘기하는 경제민주화가 과연 진심어린 것인지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5.16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 당시 장군이나 5.18 계엄 확대로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 장군 같은 경우에도 초기에는 재벌비리를 굉장히 격렬하게 비판하고 그런 것을 바로 잡겠다고 선언한 바가 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가장 심각한 정경유착의 폐해를 낳았던 장본인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제민주화가 선거를 앞둔 그런 일회적 홍보구호가 아니라 지속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는 게 중요하고 그런 점에서 정책들을 면밀하게 평가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당내 문제 잠깐 짚어봐야 될 것 같은데요. 노회찬 의원도 속한 혁신파들. 통합진보당을 탈당해서 신당 창당을 한다는 방침까지는 지금 확정이 된 거죠?

    ◆ 노회찬> 최종적으로 그게 공식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고요. 지금 일단은 통합진보당이 이대로는 갈 수 없다, 그냥 이대로 유지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바이고. 그래서 지금 강기갑 대표는 전면적인 혁신재창당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국민적 요구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새 집을 짓는 것도 당연한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지금 보입니다.

    ◇ 김현정> 새 집을 짓게 된다면 이게 정당해산 후에 신당 창당인가, 아니면 탈당을 해서 창당을 하게 되는 것인가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구당권파에서는 '대로 우리는 해산 후에 창당 같은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저지하겠다.' 이렇게 나섰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회찬> 기본적으로 강기갑 현재 체제는 사실상 재창당을 내걸면서 출범을 한 바가 있고요. 그리고 함께하는 세력의 문제뿐만 아니라 조직의 그간의 노선과 관련해서도 과거로부터 결별할 것은 확실하게 결별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그런 혁신이 대단히 요구되고 있는 그런 시점에 통합진보당이 서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기득권을 놓은 상태에서 전면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누구에게나 다 필요하다고 보고요. 그것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서, 또 수용하는 여부에 따라서 앞으로 그것이 해산으로 갈지 아니면 탈당으로 갈지, 앞으로 갈 길이 결정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사실상 구당권파에서 정당해산이라는 것을 용인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 방법은 좀 요원한 방법 아닌가요?

    ◆ 노회찬> 합의해서 해산하고 또 새로 재창당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 김현정> 아직 설득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보십니까?

    ◆ 노회찬> 아직 현재까지 구당권파의 태도로 봐서는 강기갑 대표의 제안을 흔쾌하게 수용할 가능성이 굉장히 적어 보입니다. 그러나 다음 주 22일 날에 중앙위원 전체회의를 열어서 이 문제와 관련된 전면적인 토론을 하도록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또 한 가지, 통합진보당의 최대주주 격이었던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 지지를 철회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신당 쪽을 지지하겠다, 이런 것도 아니고요. 글쎄, 이거 어떻게 되는 걸까요? 민주노총의 위치라는 것.

    ◆ 노회찬>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의 가장 주요한 조직적 기반이고 다수당원들이 민주노총 소속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의 지지철회가 주는 경고의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봅니다.

    물론 민주노총은 특정정당을 빠른 시일 내에 이렇게 다시 지지하는 그런 방식으로 방침을 정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입니다. 그러나 진보정당이 노동 없는 진보라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처럼 존재하기 힘든 문제이기 때문에 다시 노동에 기반한, 노동과 노동의 신뢰를 받는 또 노동이 주도하는 그런 정치세력과 관련된 논의가 좀 활발해지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 김현정> 그래서 새로 뭔가가 좀 재정비가 되면 반드시 같이 합류할 것이다, 이런 확신도 있으시고요?

    ◆ 노회찬>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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