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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한일 군사협정,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인정하는 것"



정치 일반

    문정인 "한일 군사협정,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인정하는 것"

    韓·日 군사협정, 사실 내용적으로는 별 문제없어
    韓·美·日 3국 동맹, 동북아 신냉전 구도 형성 우려
    대북 정책 실패가 韓·日 군사협정 필요성 키워
    韓·日 군사협정, 국회 동의는 필요없어도 논의는 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2년 7월 17일 (화)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연세대 문정인 교수


    문정인

     

    ▶정관용>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논란,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문정인 교수,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문정인> 안녕하세요?

    ▶정관용> 이게 이제 주로 절차상의 문제만 많이 제기가 되었어요. 뭐 차관회의도 거치지 않았다, 거의 비밀리에 그냥 통과시켰다, 그 다음에 결과 브리핑에서도 빼놓았다, 그래서 급기야 야권에서는 총리 해임안까지 내고. 그런데 정작 우리가 내용에 대해서는 꼼꼼히 뜯어보지를 못해서 오늘 저희가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이게 우리나라가 이미 24개 나라랑 맺고 있는 게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이다, 맞습니까?

    ▷문정인> 맞지요.

    ▶정관용> 저는 그 정도로 많이 해온 줄 몰랐거든요. 이게 뭘 하는 겁니까,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이라는 게?

    ▷문정인> 그러니까 모든 국가들이 자국의 노력만 가지고 모든 군사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관련국들하고 협조를 해서 정보를 많이 획득하려고 하는 거지요. 군사정보라는 건 다다익선이니까...

    ▶정관용> 그렇지요.

    ▷문정인>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그런 걸 하는데, 우리가 지금 12개 국가들하고는 정부간 협정을 통해서 체결을 했고, 미국, 러시아, 뭐 프랑스, 캐나다, 이런 국가들하고는 정부 간 협약에 의해서 군사비밀을 이제 서로 교환하자, 하는 걸 하고 있고. 다른 12개 국가들하고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지요. 거기에는 가령 독일이나 이스라엘, 파키스탄 같은 국가들하고는 양해각서를, 그건 국방부 장관, 소위 국방부와 국방부 사이에 이런 양해각서를 체결해서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교류를 하자. 그런데...

    ▶정관용> 그것에 차이가 있어요, 양해각서하고 정부 간의 협약 사이에 차이가 있어요?

    ▷문정인> 협약은 훨씬 이제 구속력이 그만큼 더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정관용> 구속력이라는 게 뭡니까? 그러면 이게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면 양국의 군사비밀을 전부 다 교환해요?

    ▷문정인> 아, 그건 아니지요.

    ▶정관용> 그럼요?

    ▷문정인> 이거는 기본적으로, 우선 이 협정 자체는요, 서로 교환한 비밀에 대해서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 어떻게 분류를 하느냐. 그리고 이런 것들이 제3국에 넘어가는 것을 못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비밀취급인가증을 갖지 않은 민간인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이런 일종의 절차적인 규정을 서로 만들어놓은 거거든요.

    ▶정관용> 저희도 전문을 봤습니다만, 주로 절차 이야기더라고요.

    ▷문정인> 아, 물론이지요. 이건 절차에 관한 거거든요. 여기 이제 핵심은 그러면 어떤 군사정보를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어느 정도의 넓이로서 이것을 교환하느냐, 하는 이것은 이제 정치적 판단의 문제겠지요.

    ▶정관용> 지금 한일 간에 맺어진 걸 보니까 2급인 군사비밀까지를 주게 되어 있더라고요.

    ▷문정인> 그렇지요. 1급은 없습니다. 2급하고 3급이지요.

    ▶정관용> 예, 그래서 2급, 3급 비밀을 주게 되는데, 그 2급 비밀이라는 건 어느 정도의 비밀이에요?

    ▷문정인> 글쎄요, 그건 비밀 분류를 하는 사람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데, 보통 일반적, 국제적 관례에서는 그렇습니다. 일급을 영어로 탑 시크릿(top secret)이라고 하는데요, 탑 시크릿의 경우에는 소위 국가 원수가 국가안보 관련된 아주 중요한 사안들과 관련해서 국가 원수가 열람을 하고 그것에 의거해서 정책을 만드는 그런 비밀을 보통 이야기를 하고요. 보통 3급 비밀을 보통 우리가 이제 영어로는 그것을 이제 컨피덴셜(confidential)이라고 하는데...

    ▶정관용> 컨피덴셜.

    ▷문정인> 예, 그런데 이제 3급 비밀의 경우는 뭐 어떤 때는 뉴욕타임스 같은 것도 분류해서 넣을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비교적 낮은 단계이고. 2급 비밀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정관용> 그냥 시크릿(secret)이지요.

    ▷문정인> 예, 시크릿인데, 일반 군부대, 군의 경우에는 사실 대부분의 비밀이 2급 비밀에 해당된다고 볼 수가 있겠지요.

    ▶정관용> 그러면 2급 비밀은 그 모든 자료를 한국과 일본이 다 교환해요?

    ▷문정인> 아, 그건 아니지요.

    ▶정관용> 그럼?

    ▷문정인> 그건 서로...

    ▶정관용> 그러면 서로 요구하는 거예요?

    ▷문정인> 아니, 그러니까 요구할 수도 있고, 또 아니면 우리가 아, 이건 일본이 필요하고, 또 일본 측에서는 아, 이건 한국이 필요한 자료다, 정보라고 판단이 되어서 공유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이건 한국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우리가 일본하고 정보를 공유할 것인가, 라고 하는 판단이 있어야 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일방적으로 다 넘기는 건 아니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만약에 일본의 요구가 있어도 우리가 판단해서 줄 것만 주고 이러는 거예요?

    ▷문정인> 아, 물론이지요. 그건 지금 한미 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관용> 아, 우리가 일본에 요구를 해도 마찬가지이고요?

    ▷문정인> 물론이지요.

    ▶정관용> 그러나 이런 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하고는 요구조차 할 수가 없으니까?

    ▷문정인> 그런데 일반적으로 협력관계를 가지면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거고요. 그래서 그런데 이제 하나는 분명하지요. 이러한 협정을 만든 배후에는 그만큼 한일 간의 군사정보 교류의 양이 많아진다, 라고 하는 건...

    ▶정관용> 물론 그렇겠지요.

    ▷문정인> 시사하는 것이지요.

    ▶정관용> 그러면 그동안에도 한일 간에 군사정보 교류가 있었다고 봐야 됩니까?

    ▷문정인> 저는 있었다고 추정을 합니다.

    ▶정관용> 이런 협정이 없어도?

    ▷문정인> 없어도.

    ▶정관용> 아, 그건 뭘 통해 가능하지요?

    ▷문정인> 아, 그건 가령 우리가 일본에 무관을 두고 있고, 또 일본 역시 한국에 무관을 두고 있거든요. 무관을 통해서 교류협력도 가능하고, 그 다음에 필요한 경우에는 뭐 국방장관 회의를 할 때도 중요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을 테고. 그 다음 다양한 형태의 군사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서로 공유할 수는 있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이미 있는 군사정보 교류가 있었는데, 차제에 그 양과 질을 좀 대폭 올리자, 이런 의미의 협정을 체결한 거다?

    ▷문정인> 저는 뭐 그렇게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은, 저는 제가 추정하는 건 그만큼 정보 교류의 양이 많아지니까 이것을 좀 잘 관리하자,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이런 협정을 맺어야 될 것 아니냐. 저는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협정 추진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없었던 것을 새로 시작하자, 라는 게 아니라 이미 많이 정보 교류가 있었는데 그게 점점 늘어나니까 아예 체계화하자?

    ▷문정인> 저는 그렇게 이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리고 러시아하고도 이미 있다고 그랬고. 중국하고도 우리가 했나요?

    ▷문정인> 중국은 지금 우리가 제안을 한 상태에 있지요.

    ▶정관용> 제안을 한 상태예요?

    ▷문정인> 예.

    ▶정관용>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게, 중국하고 북한은 또 특수관계 아닙니까?

    ▷문정인> 그렇지요.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이게 일본하고 할 때도 대북정보를 얻기 위해서 일본하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중국하고 할 때도 역시 대북정보를 얻기 위해서 할 거란 말이지요? 그런데 중국이 우리나라랑 협정을 맺는데 응할까요?

    ▷문정인> 글쎄요, 그건 두고 봐야 되겠지요. 우리 국방부가 정식으로 그쪽으로 요청한 걸로 제가 알고 있고, 중국 쪽에서 아직 답변을 주지 않았으니까 그건 두고 봐야 되겠지요.

    ▶정관용> 러시아도 과거에는 아무튼 북한하고 특수관계에 있지 않았습니까?

    ▷문정인> 예.

    ▶정관용> 그런데 러시아는 응해가지고 지금 교류를 하고 있다?

    ▷문정인> 그러나 제가 볼 때는 이런 군사정보 획득이라고 하는 게 꼭 특정 어떤 타겟을 정해서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꼭 뭐 북한이면 북한이라고 하는 걸 지정해놓고 그것, 북한에 대해서 뭐 응징을 하거나 또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우리가 예방을 하기 위해서 그런 획득을 하는 목적은 있지만 그러나 그렇게 지정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협정을 맺어두면, 소위 양쪽 다 도움이 되겠지요.

    ▶정관용> 그런 식으로 본다면 한일 간의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내용적으로는 별로 문제가 없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어떤 겁니까?

    ▷문정인> 저는 그렇게 볼 수 있지요. 그러니까 협정 자체는 제가 볼 때는 뭐 가령, 6조 라항 같은 경우는 이런 문제는 있습니다.

    ▶정관용> 어떤 문제요?

    ▷문정인> 그러니까 이제 그러니까 민간기업의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것을 넘겼을 때는 그 보호에 관해서는 해당 국가의 국내법에 준한다고 하는 그런 규정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일부에서는 그런 조항을 보면 특히 미사일방어체제 같은 경우는 일본 같은 데에서도 민간기업이 많이 참여를 하기 때문에 그와, 미사일방어 관련된 그런 정보가 우리 쪽에 왔을 때는 그것은 결국에 지적소유권을 보호해달라, 라고 하는 그런 규정도 있어서 아, 이런 것들이 결국 뭘 의미하느냐. 한일 간에 향후에는 미사일방어와 관련된 정보도 교환할 것 아니냐, 라고 하는 그런 우려를 하는 분들이 있기는 있지요.

    ▶정관용> 그런데 그런 것 외에는 내용적으로는 별 문제 없다?

    ▷문정인> 내용적으로 뭐 제가 볼 때는 별 문제 저는 없어 보입니다.

    ▶정관용> 우리 정부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문정인> 그렇지요. 뭐 정보야 뭐 많이 가질수록 좋은 거지요.

    ▶정관용> 그러면 순전히 절차적 문제만 있는 겁니까?

    ▷문정인> 그건 아니지요. 이제 본질적인 문제는...

    ▶정관용> 어떤 문제입니까?

    ▷문정인> 문제는 어떤 문제가 있느냐 하면, 그러면 한일 간에 그러한 형태의 정보, 즉 군사정보 교류협력이라고 하는 것이 지금 현 단계에서 정당화될 수 있는가. 아니,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일본 자위대라고 하는 것은 정규군이 아닌데.

    ▶정관용> 그렇지요.

    ▷문정인> 군이 아닌데, 정규군이 아닌 자위대하고 우리가 그런 협정을 맺는다? 그러면 우리의 그런 협정을 맺으려고 하는 노력 자체가 일본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만들고...

    ▶정관용> 인정해주는 거지요.

    ▷문정인> 인정해줬을 경우에는 결국에는 뭐냐. 일본으로 하여금 평화헌법 9조 2항, 즉 정규군을 가지려고 하는 그런 사람도 있고, 그것 때문에 평화헌법을 개헌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힘을 더 실어주는 것 아니냐. 이런 건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 라고 보는 분들이 이제 있는 거지요.

    ▶정관용> 또 한국과 일본 사이에 과거사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 이런 것도 함께 생각해야 됩니까?

    ▷문정인> 아, 그것도 신뢰의 문제가 있으니까요. 지금 독도문제라고 하는 게 뭐 우리가 실효적 지배에 있고 사실 그건 우리의 영토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정치인, 일부 정치인들이 그 문제를 계속 제기를 하거든요. 그러면 이 자체가 한일 간에 하나의 어떤 충돌의 쟁점이 되고 있는 건데, 이러한 현안 문제가 계속 있고, 또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측에서 완전한 소위 승복과 정리를 하지 않은 입장이니까 이런 입장에서 이런 식으로 일본의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인정해주는 형태의 군사정보교류협정 같은 것,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 이렇게 보는 것이지요.

    ▶정관용> 그러니까 순전히 정보라는 측면만 보면 우리한테 나쁠 게 없는 것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특수관계를 생각할 때 현 단계에서 과연 옳으냐, 라고 하는 것은 판단을 달리 해야 한다?

    ▷문정인> 그런데 거기에 더 추가되는 부분이 있지요. 그게 이제 전반적인 전략적 판단의 문제지요.

    ▶정관용> 그러니까요.

    ▷문정인> 그러니까 한국이 일본하고 군사정보 교류를 한다, 그러면서 한일 군사관계가 밀착이 된다. 그러면서 한미일 3국의 정보 협력 체제가 강화가 되면서 이런 것들이 한미일 3국 동맹이라고 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되고, 이런 것들이 중국을 자극하고, 북한을 자극하고, 또 부분적으로 러시아에 대해서도 자극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되다 보면 또 이 동북아에 신냉전 구도가 오는 것 아니냐, 우리가 현 단계에서 그렇게까지 나갈 필요가 있느냐, 라고 하는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요.

    ▶정관용> 그런데 방금 뭐 이야기가 좀 급진전하면서 한미일 3각 동맹 이야기까지 가버렸으니까 그냥 바로 저도 받아서요, 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도 80년대 초반부터입니다, 사실. 그리고 80년대 이후에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군사 간 교류와 접촉 빈도를 엄청나게 늘려서 아주 굳건한 군사동맹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그리고 주한미군이 주일미군과 연계를 맺으면서 사실상 내용상으로는 한미일 군사동맹 체제가 구축되어서 가동되고 있는 게 현실 아닙니까?

    ▷문정인> 뭐 현실이라고 보기는 힘들겠지요.

    ▶정관용> 그런가요?

    ▷문정인> 그러니까 일본하고는 뭐 일부 사람들은 영어로 quasi alliance라고 해서 준동맹이라고 하는 표현을 쓰거든요. 그러나 한일 간의 군사정보 교류라고 하는 건 사실상 제한적이었지요. 그리고 많은 것들이 미국이라고 하는 중간자를 통해서...

    ▶정관용> 매개자를 통해서.

    ▷문정인> 예, 매개를 통해서 소위 서로 교류가 이루어지고 했던 거거든요.

    ▶정관용> 그러니까 제가 지금 지적한 게, 그런 미국이라는 매개자를 통해가지고 현실로 한미일 군사동맹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런 정보보호협정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서 현실을 공식화한다고 그럴까요? 이렇게 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 저는 그렇게 본다는 거지요.

    ▷문정인> 부분적으로 그렇게 볼 수 있지요. 그러나...

    ▶정관용> 그렇게...

    ▷문정인> 기본적으로 이제 그건 이명박 정부의 이제 외교정책하고 관련이 되어 있는 부분이지요.

    ▶정관용> 자, 그것도 이제 하나씩 하나씩 해보자고요. 일본은 이걸 왜 하려고 했고, 한국 정부는 역풍이 일 것을 예상했으니까 아마 비밀리에 처리하려고 했겠지요? 왜 역풍이 있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한국 정부는 왜 했을 것이고, 미국의 입장은 무엇이고. 하나하나 좀 분석을 해봐 주시지요.

    ▷문정인> 우선 일본의 입장에서야 이런 걸 맺으면 일본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게, 가령 예를 들어서 북한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 그러면 중거리탄도미사일이 될 것 같으면, 노동1호나 2호 같은 것은 그 타겟이, 대상이 일본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많거든요.

    ▶정관용> 맞습니다.

    ▷문정인> 그럴 경우에 이제 우리 한국에서 가지고 있는 각종 정보 시스템에 의해서 사전 탐지가 가능하면, 우리가 그것을 일본에, 소위 그런 정보를 줬을 때 일본이 소위 그것을 인터셉트, 그것을 이제 소위 공중에서 타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져버리지요. 그러니까 일본은 상당히 필요하고. 그 다음에 이제 한국이 PSI, 소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안보구상에 참여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그 중에 이제 핵심이 되는 게 일본 영해나 한국 영해, 그래서 가령 특정 국가에서 북한 함정이나 선박이 나타났다, 그것에 대해서 이제 해상 봉쇄를, 해상 차단을 할 때 그것에 대한 정보 같은 것도 사실상 일본이 관심을 많이 갖겠지요. 그러니까 일본 입장에서는 미사일방어체제, 그리고 PSI와 관련된, 해상 차단과 관련해서 상당히 관심이 있겠지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한국하고 일본, 미국이 협조할 수 있는 게 해상 통로의 안전문제라든가, 이런 문제에 관련해서 또 일본은 우리 쪽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분명히 있지요. 그런 점에서 일본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요. 게다가 그걸 더 나아가서 일본 입장에서는 어떻든 간에 요즘 뭐 집단적, 소위 집단적 자위권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어떻든 간에 자위대를 소위 정규군화시키면서 군사적 활동의 범위를 넓히려고 하는데...

    ▶정관용> 그렇지요.

    ▷문정인> 이런 점에서 한국이 그걸 인정해주고...

    ▶정관용> 인정해주고...

    ▷문정인> 한국하고 이런 협정을 맺었을 때는...

    ▶정관용>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거지요.

    ▷문정인> 국제적으로 상당히 일본이 탄력을 받을 수가 있겠지요.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일본은 상당히 원하는 게 있겠지요.

    ▶정관용> 한국 정부는요? 어떤 판단을 했을까요, 이 문제에 대해서?

    ▷문정인> 한국에서는 또 이럴 가능성이 많겠지요. 한국은 결국 일본도 많은 정보, 그러니까 위성정보 자산부터 시작해서 해상에 있어서의 소위 감시, 정찰 자산들을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이제 우리 한국의 관심은 아마 이럴 겁니다. 남북관계가 그동안에 사실상 망실이 되지 않았습니까? 파탄이 났기 때문에. 그리고 남북관계가 현재 상당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필요한데, 일본이 북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우리에게도 줄 수가 있지 않느냐. 그렇다고 하면 우리가 북한을 다루는데 훨씬 더 유리한 입장에 있을 것 아닌가, 라고 하는 그게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의 대북정보, 일본은 미사일방어체제와 해상 차단, 그리고 해로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그런 의미에서 양쪽이 이번에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정관용> 그런 의미에서 문 교수님이 그렇게 표현하셨지요. 현 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 그것이 한일군사정보협정의 필요성을 키웠다?

    ▷문정인> 저는 그렇게 봅니다, 상당한 정도로.

    ▶정관용> 대북 정책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대북 정보망이 끊어졌고, 그래서 일본에 의존하려고 했다? 그렇게 보시는 거예요?

    ▷문정인> 부분적으로 그런 해석도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정관용> 그러면서 조금 더 큰 차원의, 일본의 군을 정규군으로 인정해준다, 뭐 등등등 이런 생각은 안 했을까요?

    ▷문정인> 현 정부가 그 정도의 어떤 국민적 민감성을 생각했는가, 라고 하는 점에서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정관용> 미국은요? 미국은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어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도. 왜 그랬을까요?

    ▷문정인> 미국의 입장은 뭐, 특히 오바마 행정부 들어와서는 그렇지 않습니까? 작년 10월에 이제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로의 회귀, Pivot Asia라고 하는 소위 그런 전략을 발표했고. 이 전략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은 동북아에서는 미국, 일본, 한국이 군사적 협력 체제를 아주 확고히 하고, 동남아에서는 아세안 국가들하고, 인도양에 있어서는 인도와, 그리고 남태평양에 있어서는 호주와의 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그런 구상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구상에 있어서 비춰보면 결국에 한국과 일본이 그런 식으로 아주 원활한 정보 교류협력을 갖게 되고, 그러면서 군사적으로도 밀착이 되면, 미국이 생각하는 한미일 3국에 의한 대중국 견제라고 하는 것이 상당히 구체화되는 거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뭐 한일 군사정보협력이라고 하는 걸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겠지요.

    ▶정관용> 미국의 입장, 또 일본의 입장, 또 우리 정부가 무엇을 근거로 필요성을 보았는지, 그런데 우리 정부가 간과한 부분은 무엇인지, 까지를 쭉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이게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게 지난 4월에 이미 가서명을 했다고 그러고, 국무회의 의결은 했는데, 그러나 서명은 안 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냥 방치되어 있는 상태예요. 국회에서 논의해보자, 라고만 되어 있는데 제가 볼 때 논의도 잘 안될 것 같아요. 지금 뭐 대선 국면으로 막 접어든 이런 판국에. 그러면 없었던 일이 되는 겁니까? 이게 외교적 결례일 수도 있는 것 아니에요, 사실은?

    ▷문정인> 외교적 결례이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국가 간에 무슨 조약이나 협약을 맺거나 할 때는 분명한 건 국내적 합의를 먼저 구해놓고 그 바탕 위에서 해야 되는데 순서가 바뀐 건 분명한 사실이고요. 두 번째 이런 걸 하려고 하면 결국에 국회 관련된 소위, 상임위원회들, 통일, 외교통상위원회라든가 정보위원회라든가 국방위원회 같은 데에는 최소한 우리가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걸 맺어야 되고, 이걸 맺었을 때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됩니다, 라고 하는 것을 분명히 설명을 했더라고 하면 이런 문제는 안 생겼겠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문정인> 그런데 그 과정이 없었던 데에서 문제가 생겼던 건데요, 더 큰 문제는 제가 보면 그렇습니다. 어떻든 간에 국민적인 반대 정서가 상당히 크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문정인> 몇 가지 여론조사한 것 보면 거의 우리 국민의 70% 정도가 이 협정 자체를 반대하는데.

    ▶정관용> 그렇지요.

    ▷문정인> 임기 얼마 남지 않은 현 정부가 이걸 밀고 나갈 수 있을지, 저는 상당히 좀 의심스럽습니다.

    ▶정관용> 일본은 이미 서명을 다 끝낸 것 아닙니까?

    ▷문정인> 예, 그러나 하여간 쌍방이 동시에 서명을 해야 되는 거니까요.

    ▶정관용> 아, 동시에 해야 되는군요?

    ▷문정인> 예.

    ▶정관용> 일본도 우리 식의 말하자면 국무회의를 거치고 이런 절차는 밟았겠지요?

    ▷문정인> 밟은 걸로 알고 있어요.

    ▶정관용> 일본 의회에서도 논의를 했나요?

    ▷문정인> 그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는데, 제가 볼 때는 일본, 모르겠어요, 상임위원회에 가서 설명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의회의 동의를 받을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정관용> 이제 그 점도 하나의 쟁점입니다. 그러니까 24개 나라랑 이미 하고 있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이건 국회의 동의가 필요 없는 사안이다, 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야당이나 이런 쪽에서는 설령 다른 나라와는 몰라도, 일본이라고 하는 특수관계는 반드시 국회에 논의를 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고.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문정인> 그 점에 대해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하고 한국의 관계가 특수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이건 행정부 주도로 하는 협정에 한하는 거기 때문에 국회에서 새로 법을 만들지 않는 한은 국회의 동의를 구할 필요는 저는 없다고 보고요, 그러나 이제 해당 상임위에 가서 설명하고, 국회의 양해를 구하는 작업은 상당히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게 조약이면 국회의 동의가, 국회의 비준이라고 하는 게 필수적이지만, 이미 기존에 24개 국가들하고 그런 관계를 맺고 있고 하기 때문에 그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는데요. 그러나 특수관계를 생각했을 때는 이것에 대한 국회에서의 설명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정관용> 동의까지는 아니지만 논의는 꼭 했어야 한다?

    ▷문정인>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걸 생략한 것이 지금 이런 상황을 만들어왔고, 결국 우리가 서명을 강행하지 못하는 한 이건 유야무야가 되어버리는 거군요?

    ▷문정인> 물론이지요.

    ▶정관용> 혹시 하더라도 다음 정부가 다시 논의 절차를 밟아서 거쳐야만 하는 거로군요?

    ▷문정인>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렇다고 그래서, 한일 간에 지금 군사정보 교류가 차단되거나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문정인> 그렇지요. 하여간 교류는 있겠지요. 그러니까, 그러나 이제 이런 이제 협정이 없으면 민감한 정보의 교류는 상당히 어렵겠지요.

    ▶정관용> 계속 이어져는 가겠지만 수준이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정인> 저는 그렇게 봅니다.

    ▶정관용> 자, 오늘 또 모신 김에 지금 아까 한미일, 또 그것이 중국, 북한, 러시아 자극할 수 있다, 뭐 이런 전략적 큰 그림을 한번 그려봤는데, 6자회담은 언제쯤이나 어떻게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요? 지금 이야기한 그 6개가 모여야 6자회담인데요.

    ▷문정인> 글쎄요, 뭐 하여간 모르겠어요. 금년 12월에 미국 대선이 있고요. 그 다음에 11월에 시진핑 부주석의 승계여부가 이제 확정이 되는 거고요. 그 다음에 우리도 12월에 또 대선이 있고. 국내정치 일정이 다 끝나는 내년 2~3월 되어서야 이제 6자회담에 대한 어떤 미래전망이 보일 거라고 보는데요. 아마 제일 중요한 건 한국 정부 입장일 겁니다. 한국 정부가, 새로 시작하는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6자회담 재개의 어떤 주도적 역할을 한다면 6자회담 재개는 상당히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정관용> 그런데 지금까지 6자회담이 굉장히 오래 이어져 왔습니다만, 그러나 그 후에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아까 뭐 오바마 정부의 입장을 쭉 분석해주신 것처럼, 한미일 군사동맹 체제를 강고화하는 것은 사실 6자회담의 정신과는 조금 빗나가는 것 아닙니까?

    ▷문정인> 뭐 부분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도 있지요. 왜냐하면 그것을 이제 북한과 중국이 그런 형태의 동맹 발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정관용> 부정적으로 보잖아요.

    ▷문정인> 그러나 제가 볼 때는 우선 그 두 개는 별개의 것으로 저는 취급해야 된다고 보고요. 6자회담이라는 게 북한 핵을 지금 없애는 작업이니까, 그리고 그것은 모든 관련국가의 공통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정관용> 북한의 핵문제를 중심으로 해서 동북아시아 전체의 어떤 평화체제, 그걸 논의하는 게 6자회담 체제 아닙니까?

    ▷문정인> 아니, 그건 이제 부차적인 거고요. 그러니까 6자회담의 기본 틀이 결국 9.19공동성명에 나와 있는데, 공동성명의 1차적인 목표는 북한을 비핵화시키는 거고요, 그것이 진전이 될 때 이제 부차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만드는 4자 포럼을 만드는 거거든요. 남북한하고 중국, 미국, 이 4자 포럼을 만드는 거고, 그 다음에 여기에서 진전이 있었을 때 결국에 동북아 6국가들이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를 만든다고 하는 구상이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문정인> 그런데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를 만든다, 라고 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한은 상당히 어려울 거예요.

    ▶정관용> 물론 어려운 일이지요.

    ▷문정인> 예, 그런 점에서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빨리 북한이 더 핵 무장력을 강화하기 전에, 빨리 6자회담을 재개하고, 그리고 과거 행태를 보면 북한이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북한이 판을 깨는 일을 하지 않았어요.

    ▶정관용> 맞아요.

    ▷문정인> 그러니까 6자회담을 빨리 재개해서 결국 북한의 우선 핵을 현 단계에서 동결시키고, 그러면서 핵시설, 핵물질 이런 것에 대해서 소위 검증가능한 폐기를 시키고, 아마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탄두를 없애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래서 그것은 시간을 두고 인내심을 가져서 다뤄나간다, 라고 하면은 북한 핵문제는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고요. 그리고 이게 되면 한반도 평화체제라든가...

    ▶정관용> 그렇지요.

    ▷문정인>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겠지요.

    ▶정관용> 그런 방향으로 동북아 다자안보 체제로까지 가는 방향은 일본의 군사강국화라든지, 한미일 군사동맹 체제의 강화라든지 이것과는 조금 반대되는 움직임이니까요. 6자회담의 진전 속도가 빠르면 한미일 군사동맹 강구하려고 하는 것은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요? 제가 볼 때는?

    ▷문정인> 여기에서 이제 제일 핵심이 결국에 차기 한국 정부의 정책적 자세이겠지요. 그러니까 차기 한국 정부가 오케이, 남북한 관계 우선 개선하자, 핵하고 남북한 관계라고 하는 것을 연계시키지 말고, 병행모드로, 그렇게 하면서 핵문제를 6자회담에서 다루지만, 남북한 교류협력 다시 하고, 금강산 재개하고, 이렇게 하면서 신뢰를 구축해나가는 수순을 밟고. 또 이렇게 되면 한중관계가 풀립니다.

    ▶정관용> 풀리지요.

    ▷문정인> 지금까지 한중관계가 상당히 악화되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남북관계가 어려웠기 때문이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문정인> 그러면 한중관계가 풀리고, 그렇게 되면 결국 과거에 지난 노무현 정부 때 그러했듯이 한국 정부가 중국과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입장에 들어서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미국 입장에서야 동맹을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정관용> 알겠습니다.

    ▷문정인> 그러니까 한국하고도 잘 하게 하려고 할 거고,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면 일본이 과거처럼 납치 일본인 문제 가지고 소위 홀로서기, 그리고 판을 깨는 이런 외교적 행태를 보이기는 상당히 어렵겠지요.

    ▶정관용> 또 일본의 군사 강국화의 명분도 줄어드는 것이고요.

    ▷문정인> 당연히 줄어들지요.

    ▶정관용> 자, 한국 정부가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까지 말씀 들었습니다. 다음 정부, 이렇게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당이 집권하든지 말이지요.

    ▷문정인> 그렇습니다.

    ▶정관용> 여기까지 공부하지요. 고맙습니다.

    ▷문정인>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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