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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화 서울대, "위상강화가 우선이냐 내실이 먼저냐"



사건/사고

    법인화 서울대, "위상강화가 우선이냐 내실이 먼저냐"

    노벨상 수상 교수 한 학기 강의에 15억 놓고 찬반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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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가 세계대학 랭킹센터 연례 100대 대학평가에서 75위에 올랐다. 서울대는 또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도쿄대와 베이징대를 제치고 아시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대는 지난 달 2011년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심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초청해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지난 12일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클라우스 본 클리칭 박사의 특강을 여는 등 해외 유명 석학들의 서울대 방문을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서울대는 지난 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를 올해 2학기부터 경제학부 전임 교수로 임용했다. 노벨상 수상자가 전임 교수로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가 ‘국립대’에 묶여 있을 때와는 달리 법인 전환 뒤에는 자율성이 보장돼 유연한 교원 인사제도를 수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부분들이 세계 100위권 진입과 아시아 순위권에도 반영됐다. 서울대 남익현 기획처장은 “기관마다 대학평가 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서울대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번 임용을 계기로 해외 석학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학교 측의 노력과는 반대로 학생과 교수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연봉이 무려 15억인 사전트 교수는 서울대 전임교수지만 뉴욕대 교수직과 겸직하면서 1년에 한 학기는 서울대에서, 다른 학기는 해외에서 강의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노벨상 수상자가 교수로 온다는 사실을 반기면서도 그 실효성에는 의문을 나타냈다.

    사전트 교수가 사실상 1년에 3개월 머무르는 셈이여서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김 모(25)군은 “사전트 교수가 어떤 수업을 하든지 수강 신청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몰릴 것”이라며 “수강 여부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서도 사전트 교수가 부임한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다양한 논쟁이 오갔다.

    들인 돈에 비해 실효성이 적다는 주장에는 “솔직히 사전트 교수의 강의든 서울대 박사 과정생의 강의든 학부 학생들이 배우는 데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 “바쁜 사람을 겨우 몇 달 데려다 놓는다고 교수들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15억이면 미시, 거시, 계량, 금융, 실험 등 분야별로 한창 잘 나가는 해외연구자들 1명당 3억씩 주고 데려올 수 있다” 등의 이유를 댔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유명 석학이 서울대 경제학부의 위상을 올려놓으면 앞으로 다른 학자들도 관심 생겨서 서울대로 올 가능성이 높아질 것” “15억을 광고비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약소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는 등의 지지 발언도 많았다.

    서울대 교육학과의 한 교수는 “서울대 안에서 대학원생들의 역량을 키우고 수준 높은 논문을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는 한 유명 석학의 영입은 무의미하다”고 입을 열었다.

    [BestNocut_R]세계 75위인 서울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서울대보다 순위가 낮은 미국 주립대로 유학가는 상황에서 외국 교수 영입이나 세계 경쟁력 순위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전임 교수로 들여오는 것보다 우수한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학비나 연구비 등의 부담을 덜고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영찬 서울대 교수도 지난 4일 통합국립대 설립지지 기자회견에서 "학문 연구 환경을 키워 학생들이 교내에 남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며 "10억으로 차라리 학내 100명의 비정규직 연구자들에게 1,000만 원씩을 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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