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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상왕' 대통령 친형의 말로



칼럼

    [노컷시론]'상왕' 대통령 친형의 말로

     

    '만사형통(萬事亨通)'은 "모든 일이 뜻대로 잘 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그런데 이 말이 이명박정부 들어 "모든 일은 형님을 통한다"는 뜻으로 바뀌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야말로 현 정권의 최고실세여서그를 통하면 안되는 일이 없음을 빗댄 말이다.

    또, MB정부 들어 '영일대군(迎日大君)'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포항 영일만 출신인 이상득 전 의원이야말로 조선말 흥선 대원군처럼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절대권력을 손에 쥔 '상왕'과 같은 존재라고 해서 세상 사람들이 붙인 말이다.

    이처럼 '이상득' 이란 이름 석자는 MB정권 하에서는 그야말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갖은 제1의 실력자임을 뜻했다.

    그런 이상득 전 의원이 어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대검찰청사에 들어서는 그의 모습은 78살 초라한 노신사에 지나지 않았다.

    청와대에 전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는 "가슴이 아프다"라는 말을 던졌다.

    무엇이 가슴 아프다는 것이었을까? 동생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세월 궂은 일을 도맡다시피 한 형의 검찰 출두를 막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지켜 볼 동생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는 것일까. 어느쪽이든 이상득 전 의원은 가슴 아프다는 말에 앞서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했어야 옳았다.

    한 푼 두 푼 모은 재산을 몽땅 날리게 된 서민들의 심정을 생각한다면 저축은행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먼저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는 게 도리였다.

    이상득 전 의원이 받고 있는 혐의는 여러가지이다.

    이 가운데 솔로몬저축은행 등으로부터 6억 원 안팎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돈이 해당 저축은행에 대해 각종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보험금'이었을 가능성과 함께 퇴출저지를 위한 구체적인 청탁 명목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의원을 소환조사한 검찰은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라는 말로 이 전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이다.

    자발적이든 상황에 떠밀려서든 아직 살아있는 권력의 핵심부에 칼을 들이 댄 검찰이 이번에는 어떤 결론에 이를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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