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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에 물이 차면 뭐하나…!



기자수첩

    4대강에 물이 차면 뭐하나…!

    [변상욱의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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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 상 가을가뭄, 봄가뭄이 해마다 이어진다. 홍수기인 6월부터 9월 사이에 연간 강우량의 약 2/3가 집중되고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큰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해마다 되풀이돼도 그 강도는 크게 다르다. 피해가 심각해 큰가뭄이라고 부르는 가뭄은 5년~7년 주기로 반복해 발생하고 있다. 지난 94~96년은 3년 연속가뭄으로 고생했고, 2001년의 가뭄은 ''''왕가뭄''''이라고 불렀다. 2008년 가뭄도 심각했고 2009년 가뭄은 강원도 지역에 집중되었다.

    2011년 지난해도 경북 지역에 가뭄이 심각해 마실 물조차 부족하자 트위터를 통해 생수지원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1970년에는 큰 가뭄이 14년 주기로 온다고 설명하기도 했는데 먼 옛날 일이 되어버렸다. 가뭄의 주기는 계속해 짧아진다. 그러니 언론에서 10년만의 대가뭄, 34년만의 대가뭄, 60년만의 대가뭄하는 이야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1970년대와 2000년대를 비교하면 자연재해 건수가 5배, 재산피해액은 14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0달째 가뭄…4대강 말고 대책이 없다?

    이번 가뭄은 지난해 9월 가을가뭄부터 꽤 심각했다. 지역에 따라선 30년 만의 가을가뭄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11월까지 가뭄이 계속되고 가을가뭄에 이어 봄가뭄도 상당히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자 소방방재청이 지난해 12월 범정부차원의 ''''가뭄 대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3월에 점검회의도 갖고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제 6월로 접어들었으니 비가 흠뻑 내려주어야 하는데 비 소식이 없이 대가뭄을 겪고 있는 것.

    4대강에 16개의 커다란 보를 만들어 물그릇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가뭄 피해를 예방한다는 것이 4대강 사업의 목적이었다. 5월 10일 이명박 대통령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2 기조연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적응전략의 대표적 프로젝트가 되고 있다''''

    이 말은 결과적으로 거짓말이다. 지금 가뭄은 갑자기 들이닥친 가뭄이 아니다. 지난 가을부터 시작해 봄을 거쳐 여름까지 오면서 진행됐고 정부가 대책회의, 점검회의까지 열었다. 그랬는데도 손을 못 쓰고 있다면 4대강 사업은 이번 가뭄을 극복하는데 별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6월11일 제 92차 라디오 주례연설, ''''지난해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여름철마다 반복돼 온 고질적 비 피해가 거의 사라졌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비 피해는 홍수 피해를 말하는 것이지 가뭄 피해는 아니라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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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히 보고도 못 쓰는 강물

    현재 전국 저수율은 52% 수준으로 평년 61%보다 9.4% 포인트나 낮다. 2009년 6월 4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상청은 전국 76%에 달하는 지역이 심각한 작물 손실과 물 부족이 우려되는 ''''매우 위험''''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논밭이 타들어가고 있다.

    첫 번 째 문제는 4대강 16개 보에 13억톤의 물이 차 있다 해도 그 물을 전국 방방곡곡 메마른 논과 밭에 어떻게 되돌려 보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타들어가는 지역, 특히 산간농촌 지역은 4대강 공사구간과 너무 멀다. 그런 곳들까지 물을 끌어댈 공사는 한 적이 없다. 이제라도 하고 싶지만 할 돈이 남아 있지 않다. 4대강에 취수설비를 다시 지어야 하고 이걸 높은 산으로 끌어올려 전국 곳곳에 송수관을 깔아 물을 흘려보내야 한다.

    그래서 지류를 먼저 정비하고 작은 규모의 저수지를 지류 주변으로 많이 건설해 홍수와 가뭄에 대비해야 한다고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것이다. 그것을 무시하고 22조를 들여 4대강 사업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더니 이제부터 15조를 들여 지류 사업을 마저 추가해야 되겠다고 한다. 그러나 지류 사업도 4대강 사업 스타일로 하면 더 문제가 크다고 지적이 나온다.

    [BestNocut_R]그 다음 4대강 사업 인근 지역도 강물을 길어 쓰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강을 깊게 파고 주변을 콘크리트로 정리해 놓는 바람에 강까지 접근하기가 어렵고 강둑 경사가 높고 가팔라져 웬만한 장비로는 물을 끌어올리지 못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에는 경운기로 강에서 물을 퍼올렸는데 지금은 뻔히 강물을 보고도 쓰지 못한다는 농민들 하소연이 보도되고 있다.

    4대강 보에 물을 너무 많이 가두면서 보의 물이 역으로 농지로 흘러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좋은 게 아니냐 할 지 모르지만 시절과 맞지 않게 물이 땅에 차면서 강 근처에서 많이 짓는 수박농사는 오히려 망치고 있다는 원망도 나온다. 경남 고령 합천보 지역.

    4대강 사업으로 취수장애(상수도 물을 길어 올리는 양수장에 물이 부족한 상태)는 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기능 보에 강물을 대용량으로 담아두면서 4대강 근처에서 취수장애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대강 공사 완료 이후 첫 번째 가뭄에서 4대강 사업은 낙제점. 잠시 뒤에는 홍수가 시작된다. 4대강의 대형보들이 큰 역할을 해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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