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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 A(61)씨는 지난해 11월 한 당구장에서 조직폭력배 출신 무허가 사채업자 김모(37)씨를 만났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아들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A씨는 보름에 한 번씩 16만원의 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80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연이율이 2백%에 달하는 이자를 갚지 못하게 되자 사채업자는 독촉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수시로 보냈고 집과 일하는 사무실까지 찾아와 협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협박에 시달리던 A씨는 지난 1월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진 A씨의 휴대전화에는 대부업자가 보낸 거친 욕설이 담긴 수십통의 문자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대리운전업체를 운영하는 B(40)씨 역시 불법 사채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벼랑 끝에 몰렸다.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업체 운영이 힘들어지자 대리운전 대표에서 대리운전 기사로 전락하게 된 B씨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사채업자에게 2009년부터 연이율 150%가 넘는 돈을 끌어쓰기 시작했다.
돈을 갚지 못하자 사채업자의 강요로 "돈을 일정 기간내에 갚지 못하면 신체 일부의 장기를 팔아서 갚도록 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불법 사금융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면서 이에 따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4월18일부터 5월31일까지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벌여 불법 사채업자 241명을 검거했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배 증가한 숫자다. [BestNocut_R]
이들은 서민들을 상대로 연 최고 900% 이상의 고리를 받으며 이자를 갚지 않는다고 폭행, 협박, 감금, 납치 등 불법 채권추심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돈을 빌린 사람들은 대부분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채에 손을 댄 영세 자영업자들과 서민들이었다. 실제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는 영세상인(63%), 회사원(13%), 무직(8%) 등 서민층이 주를 이뤘다.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기존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이들이 불법 사금융의 유혹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불법 사금융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