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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에 대한 정치테러"…''고립'' 자초하는 당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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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치에 대한 정치테러"…''고립'' 자초하는 당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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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사태로 얼룩진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는 당권파의 조직적인 방해로 점철됐다.

    당쇄신이 요구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명분에서 밀린 당권파가 표결행위를 막기 위해 의사진행 방해와 물리력 행사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비리에 대한 수습책을 논의하는 당의 최고 의결기구를 폭력으로 무력화시킴으로써 비리를 폭력으로 덮으려 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당시 중앙위는 안건과 순서를 정하는 표결에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올 만큼 당권파는 표대결에서 불리한 상황이었다.

    고의적인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에 이어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등 통합파트너의 수장들에게 집단폭력을 행사한 것은 지난 1987년 통일민주당 창당대회를 막기 위해 전두환 군부정권이 자행한 ''용팔이 사건''에 필적한 만한 사건이다. 민주적 절차와 사태의 합리적 해결을 거부한 일종의 정치테러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13일에도 중앙위 속개 방안을 위한 인터넷 토론회를 둘러싸고 대립했다. 심상정 중앙위의장은 통합진보당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중앙위원 토론회를 개최, 중앙위 속개 방안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당권파 측은 인터넷 차단으로 맞섰다. 당권파인 장원섭 사무총장은 "현재 진행 중인 토론회는 당의 규정과 절차를 위배해 진행되는 개별적인 행위에 불과하다"며 인터넷 접속을 막았다.

    비례대표 경선부정 이후 숨가쁘게 벌어진 일련의 사태로 진보의 생명줄과 같은 도덕성과 민주주의 절차가 붕괴됐는데도 통합진보당 내 당권파가 이념적 폐쇄성과 독선주의로 혁신을 거부하자 ''진보는 죽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중과 멀어지는 정치세력은 정치적인 자멸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중권 교수는 지난 12일밤 트위터에 "여러분은 경기동부연합이라는 한 줌의 무리가 통합진보당에 표를 던진 200만이 넘는 유권자의 뜻을 사정없이 짓밟은 민주주의 파괴의 현장을 보고 계십니다"라며 "낡은 진보는 저기서 확실히 죽었습니다"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공주시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사태를 ''진보정치에 대한 정치테러''로 규정하고 "민주주의를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모범을 보여야 할 진보정당에서 회의를 물리력으로 막고, 대표단을 폭행하는 행위는 그 어떤 이유라도 있을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작가 공지영씨도 "표가 아까운 건 처음이다. 평생 처음 조카들에게까지 권했는데...수준이 한심하다"라고 탄식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통합진보당 중앙위가 아수라장이 됐다"며 "통합진보당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비극이며 이는 야권연대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수준과 당내 민주적 절차가 붕괴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이번 일로 진보정치는 10년은 퇴보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진보''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진보 전체의 위기라고 얘기하지만, 진보 중에서 주사파(NL)를 진보로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이번 기회에 비당권파들이 나와서 순수 진보세력 중심으로 진보를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권파가 반성과 혁신보다는 조직논리와 대결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진보진영 내부의 비판여론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 등 핵심지지층도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권파의 정치적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전망이다.

    한편, 비당권파는 13일 저녁 8시부터 14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를 통해 당 혁신안과 혁신 비대위안 등 미처리 안건을 통과시키기로 해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격돌은 2라운드에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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