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노점상 밥그릇 뺏는 ''재벌컵밥''



기타

    노점상 밥그릇 뺏는 ''재벌컵밥''

     

    고시생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노점 ''컵밥''이 인근 식당들과의 갈등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웬걸, 대기업 편의점을 비롯한 백화점에서 컵밥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재벌빵집에 이어 ''재벌컵밥'' 논란이 일고 있다.

    10년 넘게 서울 노량진 고시학원 앞에서 노점을 꾸려오던 박모 씨(52)가 큰 아들을 대학 보내고 근근이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컵밥의 공이 컸다.

    개당 2000~2500원으로 값싸고 10분이면 먹을 수 있어 시간과 돈에 쪼들리는 고시생들에 안성맞춤이었다.

    박씨는 그러나 ''컵밥''을 한달 전부터 팔지 못하게 됐다.

    세금도 내지 않는 노점에게 손님을 뺏긴다고 생각한 인근 식당 주인들은 ''노점상 컵밥 판매 금지''를 동작구청에 요청했다.

    이에 구청은 떡볶이 등 분식은 되지만 ''식사류는 판매금지''라는 안을 내놨고 지난달부터 일제히 ''컵밥 단속''에 들어갔다.

    박씨는 단속을 피해 컵밥 대신 주먹밥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노점과 식당 주인들 모두 더욱 힘겨운 상황을 맞게 됐다.

    지난달 초부터 GS25 편의점에서 1950원짜리 컵밥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 출시가 무섭게 학생들은 노점도 식당도 아닌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GS25는 출시 기념으로 요플레나 생수를 덤으로 주는 이벤트까지 벌였다.

    박씨는 "재벌빵집이 난리더니 이젠 재벌컵밥까지 나타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식당들도 마찬가지다.

    노점을 막았더니 대기업에서 같은 제품을 출시하면서 노점에 취한 ''컵밥 금지령''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