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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임을 노루에게만 돌리지 마세요!"



날씨/환경

    "모든 책임을 노루에게만 돌리지 마세요!"

    • 2012-05-06 10:02

    제주 노루 침몰 빈번, 도민들 피해 막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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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결국 노루의 묘지가 될 것 인가

    제주가 노루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제주에 서식하는 노루의 수가 급증하게 되면서, 도로사고와 농작물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9일 전문가 자문단회의를 열어 노루 피해 줄이기 대책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제시되지 못하였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노루를 대대로 포획해나갈 것인지, 제주의 상징적 존재인 노루를 보호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팽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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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겸 제주야생동물센터 센터장인 윤 영민 교수는 ''''모든 책임을 노루에게로 돌리려고만 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 ''''우리 농사 말아먹는 것들, 살려내지 마!''''

    실제로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자연으로 복귀되는 노루의 수를 퍼센티지로 따져보면 절반도 채 미치질 못한다. 고작 17~20%가 전부다. 기록으로 남은 복귀율이 이토록 저조한 데에는 노루들을 구조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이 따르는 문제의 이유도 있지만, 농가 사람들의 노루 구조에 대한 반발 때문의 이유도 크다.

    ''''노루들이 먹을 게 없다보니까 자꾸 고지 밑으로 내려와요. 그래서 농가의 작물들을 마구 먹어버리는 거죠. 걔네들이 입맛도 참 까다로운 게 나무들 중에서도 꼭 어린 싹만 톡톡 뜯어 먹어버려요. 그럼 농민 분들은 아주 울화통이 치미는 거죠.''''

    노루는 15년 전부터 개체수가 얼마 되질 않아 현재까지 법적으로 보호가 되고 있는 종이다. 그러나 개체수가 점점 늘다 보니 노루들이 농가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때문에 노루를 구조 하는 일에 있어 농민들의 반발이 너무도 거세다. ''''살려주지 마라. 농사일이나 망치는 것들을 왜 살려주느냐.''''는 거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노루를 구조해 올 때 마다 농가의 눈치를 봐야한다. 심지어 자연으로 복귀 시켜 놓고, ''''폐사했다''''고 기록하기도 한다.

    ◈ 제주도는 여러 자연유산으로 등재 …그러나 모두 취소 될 우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는 수 십 여개에 달하는 도로공사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교통사고가 잦은 곳을 개선한다거나 보다 편리한 교통을 위한다는 취지가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산을 깎고, 터널을 뚫으며 자연적 범위를 줄여나가야 한다.

    도내 대규모 농사 사업 또한 확산되고 있다. 감자, 더덕, 도라지 등의 밭들이 몇 만 평씩이나 되는가 하면, 목장까지 기업목장으로 경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농민들은 한라산 부근까지 밭이나 목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때문에 노루의 서식지 범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민의 생활 영역으로 까지 출범하는 노루들이 최근 들어 더 빈번히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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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작년 2월, 윤 영민 교수는 「제주노루의 실효적 관리를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는 좀 더 정확한 결론을 도출해 내기 위해 직접적인 사례가 있는 구좌읍에서 진행됐다.

    ''''구좌읍 주민자치센터에서 노루의 보호 및 관리 방안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시행했었어요. 그때 구좌읍 주민 분들 뿐 만이 아니라 한라산 농사 하시는 분들까지 다 오셨더라고요. 그런데 역시 농민 분들이 많이 예민해 계셨어요.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왔다고 하니까 ''''당신들이 자꾸 노루들 살려서 보내줬지'''' 하며 괜히 말을 험하게 하시는 분도 계셨고….''''

    윤 영민 교수는 안타깝고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농민들의 입장도 수긍이 가지만, 기존에 이미 생활권을 갖고 있던 동물들을 사람의 농가에 피해를 준다고 해서 유해동물로 지정하려 한다는 자체가 너무 사람 중심에서만 본 것이 아닌가 하는 거다.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자연환경분야 3관왕,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최근에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까지 세계적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자연공원임을 인정받고 있다. 허나 이러한 지정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심사절차가 까다로웠던 만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제명된다.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라는 등 자연 환경에 관한 좋은 말들이 많아왔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어딜 개발하고 그러느라 다 깎아내고, 밀어내고, 특유의 자연환경을 제대로 지켜나가질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자연이란 걸 빌려 쓰는 입장에만 있는 거지,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이렇게 깨닫지를 못하고 항상 인간의 마음대로 없애려 들거나 이용하려만 들죠. 우리가 진짜 해야 될 부분은 모든 생명체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거라 생각해요. 자연을 이용하려는 입장과 동물을 보호하려는 입장에서 서로 간에 이해 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이 하루 빨리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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