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는 4월 11일 진행되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를 맞아 젊은 여론을 이끌어갈 대학생 총선기자단을 운영한다. 뜨거운 총선 현장을 누빌 CBS노컷뉴스 대학생 총선기자단이 새로운 시각, 생생한 현장을 담아 보도한다. [편집자 주]
''''여기는 불 꺼진 동네야. 불을 켠 사람이 없었어. 우리를 위해 촛불이라도 켜 줄 사람이 있을까... 국회의원은 그런 사람이 돼야 하는데...'''' 응암 1동에 사는 김 모(58) 씨의 말이다.
녹번동, 응암1·2·3동, 신사1·2동, 수색동, 증산동이 포함된 은평갑 지역구. 이곳은 주민들이 ''''불 꺼진 동네''''라고 말할 정도로 서울에서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재정자립도도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24위(2011년 기준)로 최하위권이다.
이번 19대 총선 은평갑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 4명. 민주통합당의 4선 이미경 의원에 새누리당에서는 뉴라이트 출신 정치신인 최홍재 후보를 내세웠다. 여기에 진보신당과 야당성향 무소속 후보가 가세해 4파전으로 치뤄진다. 4선의 경륜을 갖춘 이미경의원의 강세가 예상됐지만 야권표가 분산되면서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 4명의 지역 공약은 지난해 이전한 국립보건원 부지의 활용과 수색역 개발 등 큰 줄기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낙후한 지역의 원인에 대해서는 큰 시각차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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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홍재 ''''낙제점의 지난 8년, 활기 불어 넣겠다''''새누리당에서는 뉴라이트 인사이자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최홍재(43)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초선에 도전하는 최 후보는 ''''지난 8년간 은평구는 정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쇠퇴했다''''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지역공약으로 최 후보는 ''''수색역 복합 환승센터 건립과 응암 오거리 문화시설 확충, 녹번동 국립보건원 이전 부지를 오세훈 시장이 추진해온 호텔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거나 서울시립대 캠퍼스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인권 전문가로 알려진 최 후보는 국회에 입성하면 ''''북한 인권법, 통영의 딸 신숙자 3모녀 송환 결의안 등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입법활동으로 국민의 공감대를 확대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후보는 ''''학생운동 때부터 민주주의와 인권의 길을 꾸준하게 걸어온 것이 나의 강점''''이라며 ''''이런 도덕적 일관성을 주민들께서 높이 평가해주시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또 ''''상대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올라간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이미경 ''''4선 연륜으로 은평 일으키겠다''''민주통합당은 15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이 지역에서만 2선(17·18대)을 한 4선 중진 이미경(61) 후보를 내세웠다.
지역민에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이 후보는 ''''이번 총선은 같은 진영인 구청장, 서울시장과 함께 은평을 일으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그동안 지역에서 추진해온 사업의 진척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미경이 적임자''''라고 말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부각시켰다.
지역현안에 대해 이 후보는 ''''수색역세권을 개발해 북부교통·경제중심지로 성장시키고 국립보건원 이전 부지에 서울시립대 제2캠퍼스를 유치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또 정치공약으로 ''''민주통합당이 다수당이 돼 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상생, 보편적 복지체계 확충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4선의 중진답게 "이번 선거가 대통령 선거와 연계된 중요한 선거이자 MB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돼 있는 중요한 선거"라며 "반드시 승리해 정권교체의 초석이 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은평갑 지역구에는 진보신당 공동대표인 안효상(48) 후보와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무소속 이재식(39)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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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효상 ''''진짜 진보정치 펼치겠다''''진보신당 공동대표인 안 후보는 ''''''''국민 빼고 다 바꾸겠다''''는 슬로건을 걸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현안에 대해 ''''낙후한 시설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긴 하지만 다른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개발정책과는 다르다''''며 ''''주민이 얼마나 편해지는지, 개발이 생태적인 가치관을 반영하는지 또한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사실 진보신당이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당선은) 힘들다''''고 평가하면서도 진보정치에 대한 소신은 확고했다. 안 후보는 ''''나를 뽑아서 국회에 보내달라는 것이 아니다. 유권자들과 함께 국회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 이재식 ''''고향에서 책임정치 실현하겠다''''서울시의원이었던 이 후보는 이번 총선을 위해 시의원을 사퇴하고 민주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선되면 민주통합당에 복당하겠다는 이 후보는 이 지역을 교육의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면서 ''''국립보건원 부지에 서울시립대 의과대학을 신설하고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영어마을과 평생학습센터 등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은 각 후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길거리에서 야쿠르트를 판매하는 이 모(43) 씨는 ''''(이 후보가) 8년이나 은평구에 있었다지만 바뀐 것이 없다. 최홍재가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이젠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해 새누리당 후보를 찍을 것이다''''라며 최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BestNocut_R]
응암동에서 주택 인테리어업을 하는 진 모(57) 씨는 ''''경제 살린다던 정권이 한 게 하나도 없다'''' 며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또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면서 ''''이미경 후보는 지역기반이 좋고 당에서도 힘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 모(29) 씨는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똑같은 느낌이다. 이미경 의원이 활동했던 17대와 18대, 은평구가 별로 나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새누리당 후보는 학생운동을 하다 뉴라이트로 전향했다던데, 기회주의적인 느낌이 강해서 별로다. 다른 후보들도 충분히 검토해 보고 결정할 것이다''''고 했다.
지금까지 언론과 여야의 자체 여론조사를 보면 이 지역은 이미경 후보의 근소한 우세 속에 최홍재 후보가 강력히 추격하며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남은 1주일 지역개발론과 정권심판론, 불법사찰 등 중앙정치의 이슈와 지지층의 결속도와 투표율 등이 승패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