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지시로 총리실에서 경찰 사찰
- "조심해, 사회정화대상 1순위야"
- 권한 없는 기관의 사찰 "법적 대응"
- 파면된 7명 중 3명은 승소후 복직
- 경찰 내 영포라인 개입 의혹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현직 경찰관 모임' 무궁화클럽 전경수 회장 / 파면 경관 양동열 전 경사
여러분, '무궁화클럽'을 아십니까? 퇴직경찰들의 모임인데요. 현직들도 활동하는 전현직 경찰들의 최대 규모 사모임입니다. 그런데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과 관련해서 이 무궁화클럽의 전현직 경찰들이 청와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경찰도 불법 감찰을 했다는 건데요. 경찰이 청와대를 고발한다. 이 심상치 않은 일을 오늘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무궁화클럽의 전경수 대표 전화 연결 되어 있습니다. 전경수 회장님, 안녕하세요?
무궁화
◆ 전경수>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무궁화클럽 전경수 회장입니다.
◇ 김현정> 그리고 지금 스튜디오에는 무궁화클럽에서 활동을 하다가 경찰직에서 파면을 당했습니다. 양동열 전 경사 직접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양동열>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두 분도 인사를 하시죠?
◆ 양동열>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 전경수> 네,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었죠. 수고 많습니다.
◇ 김현정> 먼저 전경수 회장님, 지금 무궁화클럽의 회원 수가 얼마나 되나요?
◆ 전경수> 3만 8000명 정도 됩니다.
◇ 김현정> 저희들은 퇴직경찰들의 모임들로 알고 있었는데 현직도 활발하게 참여를 하는군요?
◆ 전경수> 네.
◇ 김현정> 그런데 무궁화클럽의 대표자격으로 지금 청와대를 상대로 소송중이다, 이게 무슨 이유입니까?
◆ 전경수> 과거의 저희들은 청와대가 지시를 하고 국무총리실에서 사찰을 한 것을 모르고 있는 가운데서 저희들 후배들, 현직에 있는 후배들이 많이 희생됐습니다. 법치국가에서, 권한이 없는 기관에서 경찰을 사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냐. 그리고 그러한 가운데에서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고요. 그래서 내일 오후 2시에 종로경찰서에 법적인 대응을 할 참입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경찰 감찰실에서 감찰을 해서 이분들이 파면을 당했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나서서 무궁화클럽을 사찰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전경수> 그것은 청와대에서 지시한 분이 계셨고 몸통으로 주장하신 분이 있었기 때문에 청와대는 어디까지나 대표가 대통령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을 상대로 법적인 제기를 할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공직윤리지원관실이 현직 경찰을 감찰한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원래 임무가 공직자들 비리 저지르나 안 저지르나 이거 감찰하는 게 일이잖아요?
◆ 전경수> 그러나 지금까지 파면당하고 탄압을 받았던 경찰관들은 경찰조직을 개선하기 위해서 비판의 글을 썼다고 해서, 그것도 외부의 인터넷망이 아니고 전화통신망도 아니고 경찰 내부에 있는 통신망에서 경찰이 자유롭게 썼던 것을 가지고 표적감찰을 해서 파면했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인정합니다.
양동열
◇ 김현정> 이 부분에 대해서 증언을 해 줄 분이 나와 계십니다. 양동열 전 경사님, 언제 어떤 글을 쓰신 거죠?
◆ 양동열> 2007년부터 2009년 10월까지 글을 썼습니다.
◇ 김현정> 어떤 내용입니까?
◆ 양동열> 국민들에게 경찰은 아직까지 신뢰받지 못하는 공무원조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신뢰받는 경찰이 되도록 구체적으로 사건 축소하지 말자, 실적 뻥튀기하지 말자. 실적주의에 대한 문제, 또 근무환경 개선이 주 글의 내용입니다.
◇ 김현정> 경찰 시책에 대한 내부 비판, 이런거네요?
◆ 양동열> 그렇죠. 경찰 치안실체에 대한 내부 의견이죠.
◇ 김현정> 불합리한 부분을 고치자, 이런 내용들인데 그런 글들을 몇 편이나 쓰신 것 같아요?
◆ 양동열> 쓰기는 상당히 많이 썼습니다.
◇ 김현정> 수십 편 됩니까?
◆ 양동열> 네.
◇ 김현정> 그런 글을 쓰니까 어떤 일이 발생한 거죠?
◆ 양동열> 파면되기 한 달 전에 수서경찰서 청문감사관이 부르더라고요.
◇ 김현정> 왜 수서경찰서입니까?
◆ 양동열> 제가 수서경찰서 대치지구대에 근무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수서경찰서 청문감사관이 오라 이렇게 된 거네요?
◆ 양동열> 근무 중에 불러서 갔습니다. 가니까 청문감사관이 “공무원 중에 정화대상자 1순위로 선정되어 있다” 라고 저보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누가 정화대상자로 선정을 했다는 거죠?
◆ 양동열> 공직기강팀에서 선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청와대 공직기강팀에서 당신을 사회정화대상 1순위로 선정했다?
◆ 양동열> 저는 청와대 공직기강팀으로 인식을 했죠.
◇ 김현정> 그 당시 분위기는 그렇다는 말씀이에요.
◆ 양동열> “글 쓰는 것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 조심하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 후에 한 달 후에 바로 파면이 됐습니다.
◇ 김현정> 주시하는 이유는 비판적인 글을 쓰기 때문이다. 파면당한 분이 그 무렵에 양동열 전 경사뿐이 아니세요. 경찰이 총 몇 명이나 되죠?
◆ 양동열> 지금까지 7명이나 파면, 해임되고 각 청마다 징계를 받고 조사를 받았습니다. 또는 인사조치 되고요. 대부분 여기 부당하게 당한 분들은 무궁화클럽 회원들이 대다수입니다.
◇ 김현정> 공통점은 무궁화클럽이다. 징계는 일단 차치하고 일단 파면 7명은 모두 다 무궁화클럽입니까?
◆ 양동열> 네. 7명은 무궁화클럽입니다.
◇ 김현정> 파면 7명은 전부 다 무궁화클럽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 양동열> 회장 역임도 했고 대부분 다 운영진이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글들도 정부비판, 혹은 내부 비판적인 글을 많이 쓰셨던 분들이에요?
◆ 양동열> 저희들은 정부 비판 글은 쓰지 않았습니다. 우리 내부에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서 주로 썼죠.
◇ 김현정> 지금 와서 생각할 때 무궁화클럽에 가입을 했고 거기다 비판적인 글을 썼더니 그 무궁화클럽이 청와대의 사찰대상이 되면서 우리는 파면당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군요?
◆ 양동열> 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이 무렵에 경찰에 대한 사찰이 있었던 거라고 보십니까?
◆ 양동열> 그 당시 2008년에 정권이 바뀌면서 촛불 정국이 이어지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정권 유지 차원에서 제일 먼저 우선적으로 비판적인 경찰 내부의 조직원들을 먼저 재갈 물리고 민간인 사찰을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시점으로 볼 때도 실제로 그렇습니까? 먼저 경찰들이 파면을 대다수 당하고, 그 다음에 민간인 사찰이 있고. 순서가 그렇던가요?
◆ 양동열>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를 우선적으로 정화를 하고 재계라든지 민간인, 기타 공무원 쪽으로 사찰을 넓혀가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7명 경찰관들의 파면. 특별한 이유가 아닌데 파면 당했다, 비판적인 글을 써서 그런 것 아니냐,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있었죠. 저희와 인터뷰도 하고요. 그런데 왜 그 당시에는 이게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히지 않으시고, 이제 와서 뒤늦게 이걸 문제제기 하시게 된 거죠?
◆ 양동열> 그 당시에 이건 분명한 정치감찰이고 표적감찰이라는 확신을 가졌고요. 우리 동료들끼리는 그렇게 청와대에서 지금 관리하고 있다 하면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청와대에서부터 우리를 감찰하는 걸 인식하고 있었는데 심증만 있었단 말씀이시죠?
◆ 양동열> 심증은 있었는데 물증이 없었죠. 확신도 갖고 있었고요. 그런데 최근에 KBS노조가 만든 팟캐스트 방송을 보고 있는데 2년 전 총리실에서 입수한 자료라며 당시 사찰 대상을 쭉 보여주는데 무궁화클럽 방안이라고 있더라고요. 관리방안이라는 것도 있어서.
◇ 김현정> 쭉 보여주던가요?
◆ 양동열> 그때 알았습니다.
◇ 김현정> 나도 사찰 대상에 김종익 씨처럼 있었던 거구나라는 걸 직감하신 거예요.
◆ 양동열> 그때 상당히 깜짝 놀랐습니다.
◇ 김현정> 클럽 방안이라는 이름만 나오고, 그 안에 내용들까지 공개된 것은 나온 건 아니고요?
◆ 양동열> 네. 내용이나 구체적인 명단은 아직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또 이런 반론을 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 파면당한 경찰들이 총리실이나 혹은 청와대에 찍혀서가 아니라 정말로 파면당할 어떤 사유가 있어서 파면당한 건 아니냐,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 양동열>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경찰관이 7명이나 파면되고 2명이나 직간접적인 영향에 의해서 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3명은 징계사유가 정당치 않다고 소송을 해서 대법원까지 이기고 지금 복직해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 김현정> 징계사유가 부당하다는 말씀. 판결은 이미 3명이나 받았고 지금 나머지 네 분도 소송 중에 있으신 거고요?
◆ 양동열> 네, 소송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양동열 전 경사 같은 경우도 파면 사유에 대해서 부당하다, 판결을 받으신 건가요?
◆ 양동열> 저는 감찰에서 명목을 삼았던 근무태만, 근무이탈, 업무 중 민간인 상해건은 해소되었습니다. 진실이 드러났고 조작했다는 게, 징계사유를 부풀렸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밝혀지고 지금 대법원에 이 부분이 심사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서 윗선에 대한 수사가 다시 이뤄지고 있습니다. 검찰에서요. 보시면서 이 부분은 꼭 밝혀야 한다,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 양동열> 먼저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서 민간인 사찰당한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이 불법사찰의 최대 피해자는 경찰이고 가해자도 경찰입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양동열> 불법사찰은 경찰 내부 영포라인의 어떤 수뇌부에 의해서 경찰 내부에 쓴 소리하는 사람을 제일 먼저 재갈을 물리고, 그리고 재계라든지 정치인이라든지 일반 공무원 등으로 넓혀가는 거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불법사찰의 라인으로 알려진 게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 그리고 총리실의 윤리지원관실 이렇게 이어지는데요. 거기에 경찰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양동열> 네. 총리실 윤리지원관실에도 파견경찰이 상당수 있고요. 그 상위부서인 공직기강팀은 현 이강덕 서울경찰청장이 그 당시에 공직기강팀장을 역임했고요.
◇ 김현정> 그 당시 공직기강팀장을 하다가 지금 서울청장으로 온 거군요?
◆ 양동열> 직원들도 대부분 다 파견 경찰관이었고 또 민정수석실에도 치안감인 치안비서관을 비롯한 총경 이상 행정관급들이 상당수 포진되어 있습니다. 그분들을 위주로 해서 실무자가 되고 행동으로 옮겼죠. 머리는 절대권력자의 주변이겠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분들은 대부분 다 경찰 수뇌부와 그 실무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마지막으로 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 양동열>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서 일반 민간인 사찰 부분, 상당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죄송하게 생각하고요. 그리고 여기에 한 9명이 파면, 죽음을 당했는데요.
◇ 김현정> 죽음을 당했다는 건 어떻게 죽음을 당하셨다는 거죠?
◆ 양동열> 두 분은 사실 불법 사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저는 단정하고 싶습니다. 이 분들이 제일 먼저 안타깝고요.
◇ 김현정> 불법사찰을 당해서 그 스트레스 때문에 사망하신 거라고요?
◆ 양동열> 그렇게 볼 수가 있죠. 추정이 될 수 있습니다. 될 수 있고요. 이분들은 사실 경찰 발전을 위해서 전국 10만 경찰이 다 알 정도로 이름 있는 분들이고 그만큼 노력을 했어요. 고인들에 대해서 진짜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고인들을 위해서 진실이 좀 파헤쳤으면 좋겠고요. 지금 소송 중에 있는 분들도 상당히 진실을 밝히시기를 바랍니다. 또 국민들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무궁화클럽이 청와대에 대해서 소송을 곧 제기합니다. 다시 검찰 수사가 들어갈 텐데요.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철저한 검찰의 재수사가 있어야 될 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양동열 전 경사님,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