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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과 관련해 박은정 검사의 진술서가 9일 공개됐다. 진술서가 공개되면서 김 판사가 기소청탁을 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날 공개된 박 검사의 진술서에 따르면, 김 판사는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나경원 의원이 고소한 사건이 있는데, 노사모 회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이어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로 인터넷에 글을 올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사건을 빨리 기소해달라"며 "기소만 해주면 내가 여기서…"라고 말했다.
김 판사가 나 전 의원 사건의 피고소인을 노사모 회원으로 지목한데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기소 청탁을 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김 판사는 특히 기소만 하면 나머지는 법원이 알아서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벌금 700만원이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 역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검사는 또 자신의 출산 휴가로 사건을 후임인 최영운 검사에게 넘기면서 청탁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김 판사에게 직접 알렸다고도 했다.
박 검사는 진술서에서 "포스트잇으로 사건기록 앞표지에 김재호 판사님의 부탁내용을 적어놓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라며 사건을 재배당 받은 최 검사에게 청탁 내용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김재호 판사님께도 제가 출산휴가를 가게 되어 사건처리를 하지 못하게 되었고 후임검사에게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라고 밝혔다.
박 검사는 그러나 의혹을 폭로한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김 판사와 오간 기소 청탁 내용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김 판사에게 오는 15일 출석할 것으로 통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BestNocut_R]
경찰 관계자는 "김 판사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경찰과 김 판사간에 일정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 판사를 조사해 보고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나 전 의원도 소환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필요할 경우 김 판사와 박, 최 검사 간에 대질조사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