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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의 작은 기적' 네티즌이 끓여낸 노숙인 급식



사회 일반

    '부산역의 작은 기적' 네티즌이 끓여낸 노숙인 급식

    부산역 노숙인 스스로 하는 무료급식, 네티즌이 보낸 정성 덕에 작은 기적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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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역 노숙인들이 뜻하지 않은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손수 지은 밥과 반찬을 동료 노숙인들과 나눠먹으며 훈훈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부산역 한 켠에 있는 실직노숙인조합. 한 쪽 구석에 마련된 큰 손단지에서 갖은 야채로 버무려진 오리고기가 펄펄 끓고 있다.

    강원도에 사는 한 네티즌이 보내준 오리고기이다. 배식시간이 다가 오자 어느새 하나둘씩 모여든 노숙인들이 요리에 팔을 걷어 붙인다.

    이윽고 배식시간, 이날 모인 40여명의 노숙인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지은 저녁 밥을 모처럼 편안하게 먹었다.

    노숙인 이 모(41)씨는 "매일 같이 보는 사람들과 음식을 만드고 함께 먹으니 편안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준 것으로 아는데, 고마운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부산역 실직노숙인조합이 노숙인 스스로하는 무료급식을 시작한 지 2개월 여.

    애초부터 단체나 기업의 기부를 거절했던 터라 처음에는 쌀과 반찬이 없어 말 그대로 마음뿐인 무료 급식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노숙인들을 돕고 싶다는 답글이 줄을 이었고,강원도와 전라도, 심지어 멀리 일본에서까지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쌀은 물론 손수 재배한 감자와 고구마, 노숙인들의 건강을 걱정한 감기약에다 주위사람들과 함께 몇 만원의 기금을 보내는 네티즌도 있었다.

    DD

     

    이 같은 도움으로 당초 일주일에 한 번도 하기 힘들었던 무료 급식이 이제는 화요일과 목요일, 토요일 등 주간 세번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조합측은 현재 한 주 동안 먹을 음식 재료가 마련될 경우 더 이상의 도움을 정중히 사양하고 있다.

    중고 냉장고 두 대의 공간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내일은 스스로 일해서 손수 밥을 지어 먹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실직노숙인 조합 이호준 위원장은 "재료를 쌓아놓고 먹으면 내일도 노숙인밖에 더하겠냐?"며 "도움을 주신 분들의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오늘 든든히 먹고 내일부터는 새 삶을 찾겠다는 의지로 먹을 만큼만 재료를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전해진 사랑의 손길이 겨울바람에 지친 노숙인들의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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