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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김문수 지사는 왜 격노 했을까?''



사회 일반

    [Why뉴스] ''김문수 지사는 왜 격노 했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소방서 119 상황실 근무자와의 통화를 둘러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경기도가 두 명의 소방관에 대한 징계성 전보 인사를 철회하면서 문제가 일단락 됐지만 이 문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김문수 지사의 전화가 적절했는지? 그리고 119 상황실 근무자의 전화 응대는 제대로 된 건지? 김문수 지사가 격노해서 전보조치를 한 건 문제가 없는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보복성 전보인사 철회 이후에도 김 지사에 대한 비판 글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왜 격노 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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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보됐던 두 소방관은 원대복귀 된 거냐?

    = 그렇다. 인사조치가 이뤄진지 엿새만이고 언론보도로 파문이 인지 하루 만에 원대복귀 됐다. 경기도청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등 쏟아지는 여론의 압력에 경기도가 물러선 것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9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를 방문해 두 소방관에 대한 원대복귀를 지시했다.[BestNocut_R]

    김 지사는 "당초 이들에 대해 인사조치한 것을 몰랐고 징계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인사조치가 과잉,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조치가 과잉, 부당하다고 했다면 왜 전보인사를 한 거냐?

    = 그 점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김문수 지사의 측근인사는 "지사가 남양주 소방서의 전화 대응의 문제에 대해 관련자에 대한 교육을 지시한 사실은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징계를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하자면 두 소방관에 대한 인사는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이 결정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양형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도 CBS기자와 만나 "남양주 소방서의 두 소방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제2소방본부장과 자신이 협의해서 지시한 것"으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김문수 지사는 "자신의 신분을 밝혔음에도 119 상황실 근무자들이 관등성명을 밝히지 않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정리하자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남양주로 병문안을 갔다가 위급한 상황이어서 남양주 소방서에 119로 전화를 했는데 상황실 근무자가 도지사가 신분을 밝혔는데도 장난전화로 오인해 규칙대로 응대하지 않자 화를 냈고 그래서 교육을 지시했는데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교육을 시키고 전격 전보인사를 낸 것으로 정리가 된다.

    ▶그 정리대로라면 이렇게 큰 파장이 일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

    =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

    첫 번째는 김문수 지사가 권위주의를 지나치게 앞세워 보복성 인사를 한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소방서 상황실 근무자들의 응대는 제대로 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 김 지사의 해명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김 지사는 징계인사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는데 ''문수생각''이라는 김문수 지사의 블로그에 있는 해명 글 "[공지]김문수 지사 소방관 징계 철회, 복직키로 - 논란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따르면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첫 번째 전화를 받으신 분(상황 근무자)은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일반전화로 할 것을 왜 119로 하셨냐고 했다. 그런데 소방은 생활민원 처리를 다 하고 있고 국민들이 다 이용할 수 있다. 누구나 다 어떤 민원이라도 할 수 있다. 화제뿐 아니라 다 정당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직원이 간과하고 이런 응대가 잘못된 부분이다. 수신자는 자기 소속과 성명을 밝히게 돼있다. 또 육하원칙으로 안내해야 한다고 수차례 교육을 하고 있는 부분이다. 상황실 직원이 일 년이 상 근무한 직원이 그 부분을 숙지 못하고 있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판단을 한 거다. 또한 전체 소방 5700명을 지휘 통솔하는 본부장으로써 앞으로 방치할 경우 지사님은 반대를 했지만 자칫 어떤 사고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경각심 차원에서 조치를 취했던 거다"라고 해명을 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지사님은 반대를 했지만"이라는 부분인데 전보인사 사실을 보고했다는 말이 된다. 김 지사가 몰랐다는 해명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

     

    ▶보복성 인사를 한 건 지나친 대응 아니냐?

    = 두 소방관에 대한 보복성 전보인사 사실이 알려진 뒤 SNS와 인터넷에서 김문수 지사를 패러디하는 등 비난여론이 쏟아졌다.

    일일이 소개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김문수 지사와 경기도의 처사를 비난하는 글이나 댓글이 넘쳐났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는 "도지사님이 그저 자신이 도지사임을 확인받고 싶어서 그렇지않아도 바쁘고 긴급하게 돌아가는 소방서에 사실상 장난전화를 건 셈"이라는 트윗을 했다.

    방송을 하기 위해서 트위터에 떠도는 유튜브에 녹음된 통화내용을 10차례 이상 들어봤다.

    김 지사의 목소리에 장난 끼는 없었는지? 권위적인 태도는 없었는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김 지사는 처음에는 친근한 목소리로 "어 그래 여보세요"하면서 "나는 도지사 김문숩니다"라고 말한다. "도지사 김문숩니다" 다시 "경기도지사 김문숩니다" 그렇게 얘기하는데도 소방관이 "예예 무슨 일 때문에요"라고 응답하자 당황하는 말이 나온다.

    "거기 119 우리 남양주소방서 맞아요?"라고 하고 "네 맞습니다", "이름이 누구요?"라고 묻고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신 건데요?"라고 응대하자 "어 내가 도지산데 지금 전화 받는 사람 이름이 누구요? 전화 받는 사람", 말이 없자 "여보세요 이름이 누구냐고?" 지금 전화 받는 사람 이름이 누구냐고?", "무슨 일 때문에 전화를 하셨는지 말씀하셔야죠?", "내가 도지사라는데 왜 말 안 해... 내가 도지사라는데 그게 안 들려요"라고 말한다.

    시간이 길어서 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처음부터 엄청 권위적이라거나 장난스럽다고 여기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통화 30초가 지나면서 당황하고 짜증이 묻어나고 반말이 나오고 내가 도지사라는데 누군지 이름을 얘기하지 않느냐?고 질책하는 모습을 보인다.

    김문수 지사는 ''문수생각''이라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공무원에게 전화를 했을 때 당연히 공무원은 관등성명을 말하게 돼 있다. 하물며 소방은 강한 제복공무원이다. 당연히 소속을 밝히고 용건을 말해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도지사를 칭하는 장난전화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고 봤다. 이 부분에 대하여 인사 조치라고 할 정도냐 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처음부터 권위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권위적으로 비쳐질 수 있었다?

    = 그렇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지사는 편하게 부하직원들에게 전화하는 태도로 "나는 도지사 김문숩니다"라고 말했다.

    이게 논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대통령이 연설을 할 때 권위주위 시절에는 ''본인은''이라고 하다가 ''나는''이라고 하다가 ''저는''이라고 하기도 한다.

    대통령에 따라서 또 연설하는 장소에 따라서 표현방법이 다르게 나타난다.

    도지사로서는 소방공무원이 당연히 부하직원이고 나이도 어리니까 (김문수지사는 51년생이니까 올해 환갑을 넘겼다) 편하게 통화를 하려고 했음을 엿볼 수 있다.

    다만 "나는 도지사 김문숩니다"라고 하는 대목은 시작부터 도지사라는 권위적인 태도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분명 있다. 그리고 뒷부분에 가서는 "누구냐고? 왜 말 안 해?" 등등의 응대를 하는 건 평소 다혈질인 김 지사의 감정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잘못된 조치는 이 소방공무원에 대해 전격 전보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김문수 지사가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경기도에서 일어나는 인사나 정책 결정은 모두 김문수 지사의 책임 하에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김 지사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사실 전보인사는 실질적으로는 징계성이지만 공식적인 징계는 아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공무원의 징계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전보조치는 인사권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지사가 교육을 지시한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다만 이를 받아들이는 부하직원들이 도지사가 격노했으니까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전보조치까지 한 것은 과잉충성의 형태라고 해야 할 것이고 이 또한 평소 김문수 지사의 업무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냐?

    = 핵심은 조금 전 말씀드린대로 김문수 경기지사의 업무스타일 탓으로 봐야 할 것이다.

    김문수 지사는 택시기사 체험을 30여 차례 이상을 했다. 민심을 파악하겠다는 취지이고 현장행정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번 소방서 119 전화파문도 수행비서나 소방재난본부에 파악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면 이런 파장은 없었을 것이다.

    직접 전화해서 해결하려는 김문수 지사 나름의 독특한 스타일이 빚어낸 일종의 ''참사''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다고 왜 그렇게 화를 낸 것이냐?

    = 소방서 상황실 근무자인 소방관의 전화 응대를 잘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김문수 지사는 트위터에 ''근무자들이 기본이 안 돼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김문수 지사는 사람들이 권위주의라고 비판하지만 지사가 본인의 신분을 밝혔는데도 끝까지 관등성명 안 밝힌데 대해 납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119응급전화가 화재전화만 접수하는 것이 아니라 11가지 생활민원과 관련된 전화를 통합 운영한다.

    참고로 재난이나 사고와 관련된 긴급전화번호 11가지를 119와 연계하여 신속한 서비스 제공 한다. 연계 서비스-수도(121), 환경(128), 이주여성상담(1577-1366), 청소년상담(1388), 여성긴급(1366), 가스(1544-4500), 지역도시가스(개별), 자살(1577-0199), 노인학대(1577-1389), 아동학대(1577-1391), 재난(1588-3650).

    도지사의 생각은 일반 국민들도 119로 문의할 수 있는데 소방관의 자세가 미흡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의 해명대로 하자면 민원인의 입장에서 볼 때 소방관의 응대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물론 도지사라고 9차례나 밝혔는데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행위를 납득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트위터나 인터넷에 김문수 지사와 소방관의 통화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예비역 병장''의 통화를 비교하고 있는데 도지사가 아니고 일반 민원인이 전화했다면 어땠을까?

    상냥하게 전화를 응대하고 친절하게 안내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특히 남양주 소방서는 지난해 70대 노인이 술에 취해 집을 못 찾겠다고 두 차례 전화를 했지만 장난전화로 소홀히 취급했다가 동사해 문책인사가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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