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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우리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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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우리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변상욱의 기자수첩]

    ㅊㅊ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 올해의 10대 공갈 뉴스

    언론이 올 한 해 동안 보도할 가치가 있음에도 외면한 채 ''무시''한 뉴스 1위로 ''MB 친·인척 및 측근에 대한 비리 보도''가 꼽혔다.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조연맹이 지난 주(19~25일)현직 언론인과 누리꾼 1,620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10대 공갈뉴스''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마다 언론사들이 올해의 10대 뉴스를 꼽지만 언론 스스로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데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취지로 주류 언론이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넘겨버린 뉴스를 챙기려 나선 것이다.

    1위 : ''MB 친·인척과 측근 비리 보도''
    2위 : ''4대강 부실공사와 홍수예방 효과''
    3위 : ''MB 내곡동 사저''
    4위 : ''선관위 사이버 테러와 여당 연루''
    5위 : ''종편 특혜''
    6위 : ''한미 FTA''
    7위 : ''론스타 외환은행 먹튀 논란''
    8위 : ''위키리크스 비밀 외교문건 공개''
    9위 : ''제주 세계 7대 경관 사기 논란''
    10위 : ''강정마을 해군기지''

    순위 아래로 ''UAE 원전 수주의 실체'', ''김진숙 고공농성과 희망버스'', ''유성기업 파업'' 등이 있다.

    비리 종합현황판 및 가족 관계표 참조

    ▲1위 ''대통령 친인척 측근 비리''는 붙잡혀 들어가는 사람 수가 많아지고 복잡해 열거가 어렵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대통령 측근 비리 종합현황판 및 가족관계표''를 찾아서 참고하시길,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이라고 했으나 어디까지 갈 지 지금으로서는 파악이 어렵다. 그동안 청와대는 "구조적 비리는 아니지 않습니까?", "권력형 비리는 아닙니다", "금품향응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이권에 개입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해명하곤 했다. 바로 그런 인식구조가 구조적 비리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2위 ''4대강 사업 부실''은 시민단체 합동의 ''생명의 강 연구단''의 현장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낙동강 보에 대한 최근 조사로 16개 보 가운데 9개 보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이 확인됐다. 국토해양부는 보수공사를 실시하겠다고 하는데 본 공사나 보수 공사나 얼마나 믿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문제점을 끝끝내 외면하는 언론이야말로 구조적 부실.

    ▲3위 ''내곡동 사저''는 한국투명성기구가 선정한 올해의 최대 부패 뉴스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사건이 터졌을 때도 적당히 물 타기로 일관한 대부분 언론은 이 소식도 외면했다. ''대통령 퇴임 후 사저''가 부패감시 시민단체가 뽑은 올해의 최대 부패 뉴스가 됐다면 정상적인 민주공화국에서는 한바탕 요란스럽게 보도될 일이다. 인터넷 포털에서 이 뉴스를 검색하면 기성 주류 언론 중 이 소식을 전한 언론은 연합뉴스, 경향신문, 국민일보 정도이다. 나머지는 다수의 인터넷 신문들.

    제주는 10대 뉴스에 2개나 선정됐다.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아직 잠정 선정이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이 투표 전화요금을 완전히 납부하지 않으면 최종 선정에서 탈락시켜 버리겠다고 통보했다. 돈 내면 합격, 돈 안내면 불합격이다. 제주도 행정전화를 이용한 관제동원 투표전화 요금은 1억 건에 2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데 제주도가 투표 전화에 쓴 돈은 모두 합치면 200~36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추산하고들 있다.

    제주도와 KT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빠져 나갈 궁리를 하느라 쩔쩔 매고 있다. 왜 쩔쩔 매는 걸까?

    7대 경관에 선정되면 1조 2천억 원의 경제효과가 생긴다고 큰소리친 사람들 아닌가. 경제효과 1조 2천억원의 1/100 만 들어와도 120억 원이다. 거기에 올해 추경한 예산 30억 원 있고, 내년 예산에 50억 원 정도 책정하면 200억 원이다. 그래도 비는 건 내년 추경에 20~30억 원 책정해 갚으면 되니 은행 빚 내서 전화요금부터 내도록 하라.

    경제유발 효과의 1/100이 내년에 안 들어오면 어쩌냐고? 내년에 경제유발 효과 중 1/100이 들어와도 다 들어오는데 100년이 걸린다. 그런데 내년에 1/100이 들어오지 않으면 도대체 자연경관 유발효과가 들어오는데 200년 쯤 기다리라는 것인가? 뉴세븐원더스 건은 다른 사안과는 달리 언론이 적극 전화하라고 홍보하고 광고한 동업자의 성격을 띠고 있어 더욱 답답하다.

    강정마을은 26일 아침에도 경찰 250여명이 동원돼 해군기지 반대 시위자 27명을 연행해갔다. 잡혀간 사람들의 신분을 보면 신부가 2명, 영화평론가 1명, 프랑스 출신 평화운동가 1명, 가수 3명 등 참으로 버라이어티하다. 지금까지 사법 처리된 마을 주민과 활동가, 자원 참여자 합치면 200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한진중공업 크레인 위에서 309일 고공농성을 펼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부산 시내 병원에서 요양 중. 김진숙 위원이 올랐던 ''85호 크레인''은 현재 철거됐다. 한진중공업 측은 시설 현대화 작업이라고 한다. 한진중공업은 노조원 농성이 끝난 뒤 곧 바로 담벼락 근처에 세워져 있던 85호 크레인을 바닷가 쪽으로 이동시켰다. 정비해 쓸까 철거할까 고민하다 철거 쪽으로 결정해 해체해 버렸다. 보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 모양이다.

    ◇ 우리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공갈 뉴스로 선정된 뉴스의 제목들을 다시 읽어보자.

    모두 집권세력과 자본의 이익에 부합되는 쪽으로 치우쳐 있다. 물론 비판받는 언론 입장에서는 우리도 공익과 공공을 위해 올 한 해 열심히 뉴스와 정보를 전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맡은 정당, 기업, 기관에서 내놓은 보도자료 맵시 있게 요약한 것 빼면 남는 건 얼마나 될까? 그 기관과 기업의 입장을 대변해 쓴 취재기사를 마저 빼면?

    우리(언론)는 공공을 위해 일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보도자료를 내놓는 기관과 기업을 위해 열심히 뛴 셈이다. 그것은 결국 홍보예산과 홍보 책임자를 부릴 수 있는 기관, 즉 권력과 자본을 위해 존재한 셈이다. 어느 이념이 옳고 어느 편이 옳다는 문제가 아니다. 공익과 시대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언론의 존재 이유와 목적에 대한 통렬한 반성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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