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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 성역화한 검찰, 자정능력 잃은 검찰



칼럼

    [노컷시론] 성역화한 검찰, 자정능력 잃은 검찰

    양기엽

     

    검사들이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랜저 검사'니 '스폰서 검사'니 해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벤츠 검사' 문제로 검찰이 또다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수도권 검찰청에 근무하던 한 여 검사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로부터 벤츠 승용차를 제공받고,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혐의가 검찰에 포착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현직 검찰 간부 2명이 이 변호사로부터 사건 해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는 진정이 접수돼 대검찰청이 경위를 파악 중에 있다.

    그런가 하면 다른 여 검사는 "최근 몇 년간 검찰의 모습은 국민들이 볼 때 정의롭게 보이지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고 보이지도 않았다"는 글을 내부 통신망에 올리고 사직서를 냈다.

    검찰로서는 대단히 부끄럽고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때가 때인지라 검찰 내부도 꽤나 술렁이는 모양이다.

    지금 총리실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경찰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거세다.

    경찰의 주요 내사사건에 대해 검찰의 사후 통제를 받도록 한 이번 수사권 조정안이 지난 6월 여야가 합의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경과를 반납하겠는 경찰관 수가 전국 수사경찰의 70%에 달하는 1만500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검찰 지휘를 받는 범죄수사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맡겠다는 항의의 표시다. 그리고 일선 경찰관들은 규탄대회 성격의 토론회를 잇달아 열고 있다.

    토론회장에는 '검찰공화국 개혁한다더니 검찰제국으로 승격했다',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는 누가 잡나'는 등의 격한 내용들도 나붙었다고 한다.

    국회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검찰을 치외법권 무소불위의 조직으로 놔둘 것이냐'는 지적이다.

    오늘 오후에는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가 열릴 예정인데, 총리실 조정안이 난타당할 공산이 크다. 검찰은 '정치검찰' 이라는 오명에 이어, '타락검찰'이라는 손가락질까지 받을 처지에 몰렸다.

    공정하고 청렴해야 할 검사들이 치우치고 타락하면 힘없는 국민들은 기댈 언덕이 없어진다.

    사회 정의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검찰 권력은 이미 성역화했고, 검찰은 자정 능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도 검찰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진다. 나라의 앞날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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