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강용석 개콘 고소, 형님좋고 사돈 좋고(?)



뒤끝작렬

    강용석 개콘 고소, 형님좋고 사돈 좋고(?)

    [변상욱의 기자수첩] 덮어쓰기 프레임에 빠지지 말자

    ㄴㄴ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KBS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을 풍자한 개그맨(최효종)이 무소속 강용석 의원으로부터 국회의원 집단 모욕죄로 고소당했다.

    방송된 내용은 이러하다. (10월 2일). "국회의원 되는 법은 쉽다.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고,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거관리위원회로 찾아가면 된다.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고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 먹으면 된다. 또 공약을 이야기할 때 그 지역에 다리를 놔준다든지 지하철역을 개통한다하면 된다. 현실이 어려우면 말로만 하면 된다.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지면 된다."

    그런데 잘 알려진대로 강용석 의원은 ''집단 모욕죄''와 인연이 있다. 지난해 7월 여대생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여자 아나운서가 되려면 모든 걸 다 내줘야 한다"고 성희롱 발언을 해 한국아나운서연합회로부터 집단모욕죄로 고소당해 1심과 2심 판결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 집단 모욕죄인데 왜 고소인은 강 의원 혼자일까?

    두 사건을 비교하며 개그콘서트의 집단 모욕죄가 성립되는 지 법적 요건부터 살펴보자. <명예훼손죄>는 어떤 사실을 알림으로써 개인의 명예를 깎아 내리고 모욕감을 주는 경우에 해당된다.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더라도 경멸하거나 욕설을 퍼붓거나 뺨을 때리고 침을 뱉는 등 남의 인격을 멸시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이 때 ''공연성''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공연성이란 남들이 보는데서 남들이 알아듣도록 모욕 주는 걸 의미한다. 그래서 직접 면전에서 모욕주지 않고 방송 중 대담이나 인터넷 댓글을 통해 모욕하는 것도 해당된다.

    국회의원 ''집단 모욕죄''를 적용하려면 고소한 강용석 의원이 국회의원을 대표하는 대표성이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 그런데 국회의장이 아니고 당 대표도 아니니 동료 국회의원 서명을 받아 연명부를 만들고 국회의원 개인의 인감증명서를 첨부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 아나운서협회는 전국의 수백명 아나운서들에게 서명을 받고 인감대신 아나운서들이 직접 심한 모욕감을 느꼈으니 처벌해달라고 요구하는 동영상을 찍어 모아서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변호사 출신에 아나운서 협회의 그런 작업을 피고소인 당사자로서 지켜 본 강 의원이 왜 동료 국회의원 서명을 받아 대표성을 확보하는 절차를 생략했을까? 이유는 간단히 설명된다. 성희롱 발언으로 당에서 쫓겨나 무소속이 되었고, 국회의원의 명예를 추락시킨 장본인이 자기 자신인데 누구한테 가서 서명을 받을 수 있었겠나. 그리고 강 의원과 한통속으로 묶여 한 배를 탈 국회의원이 과연 있을까? 총선 앞두고 몸 사려야 하는 판국에 어림도 없다. 강 의원은 외로운 왕따이다.

    2222

     

    ◇ 왜 명예훼손 아니고 모욕죄를 택했을까?

    국회의원을 풍자한 내용의 사실관계를 살펴보자.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서 여당 텃밭에서 공천 받으면 국회의원 쉽게 된다."... 당연하지 않은가? 이건 한나라당 지도부가 인정하는 내용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6월 말, 7.4 전당대회를 앞둔 한나라당 최고위원 후보들의 인터뷰 기록을 살펴보자.

    ▷원희룡 - 전략공천이라고 해서 과거처럼 실세, 또는 계파에 따라 기준 없이 되어선 안 된다.

    ▷남경필 - 공천은 객관적이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특정 계파가 좌지우지하면서 문제를 일으켜 왔지만 이제는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나경원 - 계파 보스에 줄서는 정치인들에게 불이익을 줘야 한다.

    그런가 하면 4.27 경남 김해 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예비후보 6명이 낸 공동성명도 있다. "김해가 비리, 공천 부적격자 하치장이냐, 부적격자 낙하산 공천 반대한다."

    개그콘서트의 내용은 한나라당 후보들의 비판 수준에 비하면 오히려 빈약하다. 이것은 공약도 마찬가지이다. 신문기사 제목만 살펴보자.

    "20년 만에 함께 오는 총선과 대선 - 선심성 엉터리 공약 걸러 낼 엄정한 심사기준이 필요하다" - 조선일보 5월 17일.

    "지역개발 공약 모두 합하면 147조원 ..... 국고 텅빌 판" - 조선일보 3월 31일.

    국회의원 후보들의 엉터리 공약은 국민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우스개 소리지만 "마을에 다리 놔드리겠습니다" - 마을에 강도 개천도 없는데 무슨 다리를? - "아 그래요, 그럼 강도 하나 만들어 드리겠다." 이런다는 것 아닌가.

    강용석 의원도 개그콘서트의 내용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 명예훼손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실 적시와 관계없이 국회의원 경멸에 해당한다고 모욕죄를 건 것이다. 강 의원 스스로가 모욕죄를 선택함으로써 한나라당 공천 줄서기, 엉터리 공약은 인정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 강 의원 고소는 형님 좋고 사돈 좋고

    그렇다면 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집단모욕죄로 고소했을까? 먼저 강 의원의 처지가 난감하다. 당에서 제명당해 무소속으로 뛰어야 할 상황이니 한나라당이나 보수층 유권자에 존재감을 높이려 박원순, 안철수, 개그콘서트 닥치는 대로 공격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에 대한 항의시위 성격도 띠고 있다.

    [BestNocut_R]이미 자신의 미니홈피에 ''집단모욕죄 말이 안 된다. 그럼 내가 개그콘서트 국회의원 풍자를 모욕죄로 고소해 볼까요?'' 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SNS를 가득 메우던 한미 FTA 비판 여론 행진을 일거에 모욕죄 논란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에도 기여하고 자신과 사돈관계인 이명박 대통령의 짐도 덜어주는 것이어서 1석4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그러니 강용석 의원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강용석 프레임''에 빠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 사건은 법원에 맡기고 신경을 끄자. 중요한 일들 - 한미 FTA 토론, 여당 쇄신, 야권 통합... 중요한 이슈들에 계속 집중하자.

    강용석 의원 고소 사건의 최종 정리로 개그콘서트 <애매한 걸="" 정해주는="" 남자,="" 애정남=""> 버전으로 마무리한다.

    ▷집단모욕죄? 사실 그대로 이야기하는데 심한 모욕을 느낀다면 왜 제 발이 저린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

    ▷내용이 국민 민심 그대로인데 그걸 고소하면 국민을 모욕하는 겁니다 ~~~

    ▷남은 코미디에 나와 풍자하는데 그걸 다큐로 여기고 죽자 사자 덤벼드는 거 아닙니다 ~~~

    ▷자꾸 이러면 강 의원을 국회의원으로 뽑은 서울 마포 을 지역 유권자들 얼굴 뜨거워집니다 ~~~

    ▷정 억울하면 개그맨 최효종이 국회의원 나오고 강 의원이 개그맨 하면 됩니다 ~~~

    ▷자, 애매한 걸 정해드렸으니 이 시간 이후로는 다들 신경 끄시면 됩니다 ~~~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