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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 정치검찰인가, 무능검찰인가



칼럼

    [노컷시론] 정치검찰인가, 무능검찰인가

    양기엽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4월 5만 달러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무죄가 선고된 데 이어 두 번째다.

    한 전 총리에게 금품이 전달됐다는 한만호 한신건영 전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무죄를 선고받은 후 한 전 총리는 "이번 판결은 정치검찰에 대한 유죄선고"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지난 9월 19일 결심공판에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최후진술을 했다.

    '자신의 삶은 2년여 가까이 피고인으로서 법정에 묶여 있었고, 감당하기 힘든 모멸과 수치를 견뎌야 했다.

    두 번에 걸친 검찰의 부당한 기소와 연이은 재판으로 삶의 소중한 부분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정치인으로서 가졌던 꿈과 포부도 유보됐다.그야말로 삶이 정지된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4월 9일 '5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 사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렇지만 선고공판 직전 터져 나온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 수수의혹' 사건으로 또다시 1년 6개월을 시달렸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게 0.6% 포인트 차이로 석패하기도 했다.

    한 전 총리와 야권이 검찰과 이명박 정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법원은 확실한 물증 없이 공여자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검찰 기소의 증거능력을 오래 전부터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 역시 그 재확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검찰은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야당 인사를 탄압한다는 거센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은 특히 수사 초기부터 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표적수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터였다.

    정치검찰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무능검찰임을 드러낸 꼴이 된다. 어느 쪽이든 검찰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검찰은 오히려 재판부를 성토하고 나섰다.

    법원에 대해 '표적 판결', '장님 코끼리 만지기' 등의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표적 수사'라는 말은 흔히 들어왔지만, '표적 판결'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 일이다.

    검찰이 얼마나 곤혹스럽고 다급했으면 이런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면서 재판부를 공격할까 싶다.

    법원과 검찰 간 다툼으로 비화되지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검찰은 자성해야 하고, 정치권은 검찰 개혁의 칼을 다시 뽑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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