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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시론] 시대착오적인 자유민주주의 논쟁



칼럼

    [노컷시론] 시대착오적인 자유민주주의 논쟁

    양기엽

     

    요즘 학계와 언론계가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논란이다.

    이 느닷없는 자유민주주의 논란은 2013년 중학교일선 교육현장에서 사용될 역사 교과서 근현대사 부분에 자유민주주의 의 발전을 넣도록 한, 지난 8월의 교육과학기술부 고시에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진보성향의 국사학자들이 왜 하필 자유민주주의냐 는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는 과거 반공 이데올로기 시대 북한에 대한 체제 우위 선전 구호에 다름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후 논란은 가열됐고, 국사편찬위원회는 공청회 등을 거쳐 일단 수정안을 마련했다.

    그 내용인 즉, 기준안에 두 번 나오는 자유 민주주의 중 한 곳은 헌법에 나오는 표현을 그대로 빌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로 대체하고, 다른 한 곳은 자유민주주의 라는 말 앞에 독재정권 하에서 라는 표현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자유민주주의 표기 주장은 우리 사회의 우경화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우리나라는 독재정치로 4.19혁명을 초래한 이승만 대통령과 5.16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유신체제로 종신집권을 도모한 박정희 대통령을 미화하는 움직임이 부쩍 득세하고 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인 만큼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된다. 자유민주주의 에 대한 개념과 적용 역시 재검토될 수 있다.

    그렇지만 자유민주주의가 점점 우익 이데올로기로 경맥동화하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의견이나 사상이 자기와 다른 사람 을 억압하고 배제하기 위한 자유는 이미 자유가 아니다. 그것은 편협한 이데올로기이고, 사상적 폭력일 따름이다.

    한 마디로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것은 북한정권과 종북세력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 정반대 쪽에 위치한 극우보수 주의와 시장만능주의 이데올로기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질식시키고 빈부격차를 심화시켜 공동체의 화합과 발전을 흔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미 150년 전에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고민한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 개념을 음미해 봐야 한다.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그것은 마치 어떤 한 사람이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나머지 사람 전부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만큼이나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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