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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밤중 여고 교실에 '바바리맨' 출현



사건/사고

    [단독]한밤중 여고 교실에 '바바리맨' 출현

    "지금도 그 남자의 표정 생각나 끔찍"...학내 치안 비상

     

    지난달 28일 저녁 9시쯤 서울 A고등학교 김미진 양(가명, 16) 등 1학년 학생 2명은 멘토링 교사와 함께 1층 교실에서 공부를 하던중 고개를 들었다가 화들짝 놀랐다.

    하의를 입지 않은 남성이 김 양 일행을 바라보며 교실 문 앞에서 이상한 행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스라치게 놀란 김 양 일행이 교실 한 구석으로 피해 마구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도우러 오지 않았다.

    이들이 공부하던 1층에는 교장실과 행정실 등이 있었지만 밤중이라 아무도 없었고, 다른 학생들도 5층에서 자율학습을 하고 있던 중이어서 다급한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에 김 양은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로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고 연락을 받은 담임 교사가 경비원에게 빨리 해당 교실로 가보라고 연락했다.

    그러나 경비 직원이 도착했을 때 이미 '바바리맨'은 줄행랑을 친 뒤였다.

    학교 안에서 난데없는 봉변을 당한 김 양 등은 사건 발생 나흘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 남자의 표정이 생각나 끔찍하다"며 자신이 목격한 광경을 쉽게 지우지 못하고 있다.

    학교측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29일에야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정문 이외에 다른 교문을 걸어 잠그고 본관도 행정실 앞 문만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속칭 바바리맨이 학교 주변에 나타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밤중에 학교안 교실까지 들어 왔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마음만 먹으면 학교 교실도 성범죄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사건을 찬찬히 뜯어 보면 보완해야 할 점이 보인다. 우선 학내 치안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사건 당시 학교에는 경비 직원 1명과 '배움터 지킴이' 봉사자 1명이 있었다.

    그러나 경비 직원은 교문을 닫기 위해 밖에 나가 있었고, 배움터 지킴이도 5층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 양 일행을 도울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 학교 교장은 "예산 문제 등을 고려하면 치안 인력을 더 늘리기 어려웠다"면서 "앞으로는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고 자체 인력이라도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내 치안 인력 확보 문제는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시교육청이나 교육부 차원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비상 상황시 대응 지침인 매뉴얼도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측은 다음날인 29일 아침 7시 30분쯤에야 이 사건을 해당 지구대에 신고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학내에 범인이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바로 대처했어야 하는 부분이다.

    연락을 받고 학교로 찾아온 학부모들에게 김 양 일행이 인계되기 전까지 경비직원 외에 선생님 등 학교 관계자들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학교가 너무 안일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체계적인 대응이 부족했다"며 사전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학교측으로부터 CC TV 화면을 넘겨 받아 2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침입자를 추적하는 한편 학교 주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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