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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강력한 후보였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불출마를 선언하자 한나라당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본격적으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대항마 찾기에 나섰다.
이날 안 원장이 서울시장 후보직을 박 상임이사에게 양보한다는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지자 한나라당에서는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반응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인 안 교수가 "한나라당 응징" 등의 발언으로 야권 단일 후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잔뜩 긴장했던 탓이다.
안형환 의원은 "안 원장처럼 젊은이들에게 역할 모델인 분은 정치판에 뛰어들지 말고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달라"며 "혹여나 정치판에 뛰어들 생각을 하신다면 이런 마음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성 정치의 대안세력으로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던 안 원장이 반(反)한나라당 기조를 밝혔다가 또 박 상임이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는 과정들이 안 원장의 정치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말을 계속 바꾸는 걸 보면 내공이 약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안 원장이 대권후보로도 거론이 되는데 이번 해프닝 때문에 신뢰를 많이 잃었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 중진 의원은 "안 원장이 그만둔 것은 ''제3세력 등장'' 등 전체 그림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인 것"이라며 "대안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었는데 에너지를 저런 식으로 소진해버리니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이 박 상임이사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직접적으로 선거과정을 돕지는 않는다고 밝힌 만큼 박 상임이사가 안 원장의 지지율을 흡수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한나라당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박원순 상임이사가 갖고 있는 기성 정치인과 구분되는 참신한 이미지가 호소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성태 의원은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했다"며 "박 상임이사는 정치판에 들어오는 순간, 시민운동을 통해 이뤘던 과거의 자산을 모두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BestNocut_R]
그러나 서울의 한 초선의원은 "지금까지 야권에서 나온 어떤 분들보다 어려운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며 "안철수 신드롬은 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그 이미지를 박 이사가 가져가면 위험해진다"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후보는 ''안정감 있는 행정가''를 내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당에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의 필수 덕목으로 답변자의 70% 이상이 ''행정 능력''을 꼽았다.
한 재선 의원은 "직접 정책을 만들고 추진한 경험이 있는 행정가가 시민운동에 헌신한 박 상임이사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후보를 빨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