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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위기, 그리고 중국의 선택



정치 일반

    달러의 위기, 그리고 중국의 선택

    [집중인터뷰] "미국발 금융위기와 화폐전쟁" - 호서대 전가림 교수

    금융위기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8월 23일 (화) 오후 7시 30분■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호서대 전가림 교수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오늘 3부에서는 세계 경제에 대한 공부 좀 하겠습니다. 지금 미국이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세계 경제 전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우리 금융시장도 하루 진동폭이 엄청나게 매우 불안한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지요. 뭐 달러를 계속 찍어내면 되니까 별 문제 없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만, 이제 더 이상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지금의 위기상황은 타개할 길이 막막하다. 뭐 심지어는 전쟁밖에 없는 것 아니냐, 이런 섬뜩한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오늘 3부에서는 그래서 먹구름이 드리운 세계 경제, 그리고 지금의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그 배경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약달러, 그리고 이른바 환율전쟁 내지는 화폐전쟁. 그것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지 함께 공부 좀 해보지요. 국제정치경제학자이십니다. 전문가 호서대학교 전가림 교수를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전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전가림>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미국 재정위기, 유럽 재정위기, 어느 정도인지,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어떻게 돼요?

    ▷전가림> 가장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일단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지요.

    ▶정관용> 심각한 수준이에요, 예.

    ▷전가림>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에요, 미국이 양적완화를 두 차례에 걸쳐서 실시를 했습니다.

    ▶정관용> 양적완화라는 건 돈을 푸는 거지요?

    ▷전가림> 그렇지요. 그런데 이제 그러한 해결책이 과연, 과감하게 동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나타난 것은 바로 그러한 결과로서 나타난 하나의 위기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실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는 지난 2년 동안 굉장히 위험한, 마치 재앙의 폭탄 위에 앉아있었던 그런 상황과도 비유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문제가 사실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어떤 긴축이라든지 혹은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을 놓고서 줄다리기를 벌이는 과정에서요, 미국 정부의 어떤 디폴트 문제라는.

    ▶정관용> 그런 설까지도 있었지요.

    ▷전가림> 예, 그 직전까지도 몰고 간 것이지요. 그래서 이번 쇼크가 하나의 그러한 문제들의 도화선이 된 거고요. 거기에 이제 S&P, 그러니까 스탠다드 앤 푸어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설상가상으로 이제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된 겁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고, 이것을 살릴 길은 돈을 푸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돈을 풀어서 경제가 다시 살아나야 세금이 걷힐 텐데, 살아나지를 않으니까 세금은 안 걷히고.

    ▷전가림> 그렇지요.

    ▶정관용> 자꾸 풀기만 하니까 적자는 더 쌓이고?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결국은 그 문제라는 얘기 아니겠어요?

    ▷전가림>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유럽도 마찬가지지요, 사실?

    ▷전가림> 예,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로존 같은 경우에서는 남유럽의 재정문제가 겹치면서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이제 중증환자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처방이라든지 혹은 컨트롤 할 수 있는 어떤 구심점을 지금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요.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돈을 푼 것만큼 효과가 피드백으로 다가온다고 그러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그런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이런 과정에서 많은 투기세력들이 접근을 하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는 것입니다.

    ▶정관용> 자, 그런데 몇몇 분들이 달러가 기축통화의 위치를 계속해서 유지를 해왔는데, 벌써 몇 년 전부터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IMF 체제도 바꿔야 된다, 기축통화에도 변화를 좀 줘보자. 뭐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왔잖아요. 그런데 그것하고 지금 미국의 재정위기, 유럽의 재정위기로 연결이 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이 불안한 조짐하고 연결이 되는 겁니까? 기축통화를 둘러싼 화폐전쟁, 환율전쟁?

    ▷전가림> 예, 화폐전쟁, 환율전쟁의 문제, 사실 미국과 연관이 됩니다. 미국의 달러라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되었다는 것이 우선 그 근거입니다. 그래서 많은 국가들이 소위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달러를 매집을 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이 하나의 외환 보유액으로서 국가의 어떤 힘의 상징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정관용> 지금 외환 보유액 제일 많은 데가 중국이지요?

    ▷전가림> 중국입니다. 1조2천억 달러가 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아,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3조 달러 정도 되고요. 1조2천억 달러는 미국 국채를 가지고 있는 규모입니다.

    ▶정관용> 3조 중에 1조2천억이 미 국채?

    ▷전가림> 예. 그런데 많은 국가들이 그런 미국 달러를 모으는 과정에서 미국 달러가 안정적인 그런 환율을 유지해왔거나 혹은 미국 경제가 상당히 건실하게 진행이 되었다고 하면은 문제는 그렇게 확산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렇지만 미국 경제가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상당히 안 좋은 부분으로 치닫고 있고요.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미국이 약달러화를 추진하고 있다, 라는 이런 점이 지금 미국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큰 손해를 야기하고 있다 라는 것이지요.

    ▶정관용> 약달러라고 하는 것은 미국이 달러 가치를 자꾸 떨어뜨린다는 이야기지요?

    ▷전가림> 예, 떨어뜨리는 거지요. 발행을 많이 하다보니까 당연히 그 달러에 대한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지요. 일종의 인플레이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관용> 그렇게 발행을 자꾸 하게 되는 건 재정이 자꾸 구멍이 나니까 그걸 메워 넣느라고?

    ▷전가림> 예, 맞습니다. 돈을 벌충하기 위한 그런 수단으로서 사용하는 것이지요.

    ▶정관용> 무한히 찍어낼 수 있는 거예요?

    ▷전가림> 무한히 찍어낼 수는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무한히 찍어내면 미국 자체도 그 존재, 경제의 어떤 존립이 상당히 위태할 수 있기 때문에.

    ▶정관용> 그렇지요.

    ▷전가림> 미국 정부 혹은 그런 연방준비은행은 그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관용> 찍어낼수록 달러 가치는 떨어지니까?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거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그리고 자꾸 약달러 쪽으로 찍어내는 것에 대해서 외환 보유고가 많은 다른 나라들이 반대하는군요?

    ▷전가림> 예, 물론 반대하지요. 왜냐하면 그간 벌어왔고, 그렇게 힘을 들여서 벌어가지고 온 달러가 지금 휴지조각에 가까운 가치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니까요.

    ▶정관용> 그럼 그 역관계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전가림> 그러한 과정에서 소위 이야기하는 신흥국가, 그리고 외환 보유액을 많이 가졌던 한국, 중국, 일본 같은 국가들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에 대해서 반기를 들고 나오는 것이지요. 뭐 일부에서는 그것을 일러서 세력 전이의 측면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지만, 세력 전이라는 측면보다는 그동안 힘들게 벌어왔던 달러들이 지금 그 가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라는 하나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에서 반기를 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일본, 한국 외에도 러시아가 있고요, 그리고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G20에서 기축통화에 대한 어떤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해야 되겠다, 라는 것을 의제화해야 되겠다, 라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정관용> 그래서 이런 나라들은 그러면 기축통화에서는 어떤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이 나라들이 미국이 망하게 놓아두어야 된다는 것은 아닐 것 아닙니까?

    ▷전가림> 물론 그렇지요. 지금 상황에서 투매를 하게 되면, 만약에 미 국채를 시장에 내놓고 그것을 걷어 들이게 되면 아마 공멸하는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상당히 어렵다, 라는 것이지요. 내놓고 팔아서 손익을 벌충하기도 힘든 상황이고, 그렇다고 가지고 있자니 나날이 수익성은 떨어지고 그 가치는 떨어진다, 라는 그런 양면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래서요? 그래서 말씀하신 한중일, 러시아, 프랑스, 이런 나라들이 기축통화는 달러가 아닌 다른 걸로 바꿔보자? 예를 들어서 그렇게 되면 달러 가치는 더 떨어지지 않겠어요?

    ▷전가림> 달러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제 사실 이런 국가들의 대안이라는 것도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중국 같은 경우에는 이제.

    ▶정관용> 아, 그냥 불만의 표시이고?

    ▷전가림> 예. IMF의 특별인출권이라고 그래서 SDR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그것에 대한 새로운 통화를 만들어보자, 제3의 통화를 만들어보자, 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사실 이 문제도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기축통화라는 문제는 그렇게 쉬운 게 아니거든요. 일단 기축통화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 정치, 군사력, 뭐 이런 물리적 요소뿐만 아니라요.

    ▶정관용> 그렇지요.

    ▷전가림> 그리고 어떤 재정의 여건이라든지 무역, 구매력, 그리고 경제 사이즈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이 양자를 모두 합한 것을 일종의 국력이라고 하고요. 이 국력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초국가, 혹은 패권국가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미국이 과거서부터 지금까지 그래왔고요.

    ▶정관용> 그래왔지요.

    ▷전가림>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단지 지금 미국 달러가, 혹은 미국의 재정위기가 이런 것에 대한 의문점을 계속 낳고 있다, 라는 것이지요. 예,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상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국가도 없을뿐더러,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국가도 없을뿐더러, 미국 자체 외에도 또 다른 대안이 없다, 라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대안이 없다, 라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문제는 있는데, 특히 미국의 행태에 대해서도 불만은 많은데.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그러나 대안이 없어서 불만만 표시하지 무슨 해법을 못 내놓는다?

    ▷전가림> 예, 맞습니다. 목소리가 이제 큰 것뿐이지요. 지금 상황이 만약에 경제가 상당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라고 그러면 아마 그러한 논의는 굉장히 실질적인 측면에서 다뤄질 겁니다. 뭐 예를 들어서 중국의 위안화의 국제화가 가속화될 것이고요, 그 과정에서 위안화가 국제적인 어떤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축통화로서의 어떤 흡인력도 상당히 올라갈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경제 상황이라는 것이 뭐 미국의 경제만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경제가 안 좋다 보니까, 그러한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같은 경우에는 2008년도 경제위기 이후에 상당히 많은 액수의 돈을 시장에 풀었거든요. 사이즈는 미국의 6분의 1정도밖에 안 되는데요, M2라는 광의의 통화, 그러니까 돈을 시장에 많이 푼 액수로 따지면 미국보다 많습니다. 지금 문제는 바로 그런 것이지요. 그러니까 중국의 입장에서는 긴축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고, 지금 상황에서는 긴축을 하기보다 더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그걸 할 수가 없고, 그런 양면의 어떤 전쟁을 지금 중국, 미국, 그리고 전 세계가 같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관용>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히 보이는데 대안은 없고?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복잡하네요.

    ▷전가림> 아주 복잡한 문제입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라든지 금융 관련 전문가들도 쉽사리 이 문제에 대한 어떤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요. 더군다나 이것이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어떤 상황적 근거도 지금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뭐 경기가 좋아진다, 라는 조짐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 조짐도 어제는 좋았다가 오늘은 또 다른 데이터에서 나쁜, 그런 결과를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문제가 일단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ㅂㅂ

     

    ▶정관용> 아까 말씀하신 대목 가운데 이제 기축통화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해보자. 그러나 아직 뚜렷한 대안은 없다, 라고 했습니다만.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그 논의조차도 세계 경제의 흐름이 좋을 때면 탄력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좋지 못하기 때문에 그 얘기를 꺼낼 계제도 아니다?

    ▷전가림>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지요. 불만은 분명히 쌓여가고 있는데 미국 외의 지역에서요. 그렇지만 그 불만을 소위 책임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가는 지금 아무도 없다, 라는 것입니다.

    ▶정관용> 그래도 그걸 한번 이론적으로라도 각국의 이해관계를 분석해보지요. 먼저 미국, 그 다음에 중국, 그리고 유럽권, 뭐 이런 식으로. 미국은 아무래도 기축통화를 계속 달러로 가져가고 싶어 할 것이고?

    ▷전가림> 미국은 아무래도 그것을 유지를 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굉장히 유리하다고 판단을 할 것입니다. 전 세계 경제에서 약 20%의 무역량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미국이요. 그렇지만 미국의 어떤 교역량 가운데에서 활용되고 있는 달러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전 세계의 무역은 달러로서 결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자신감은 미국은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관성이 미국 정부로 하여금 달러 기축통화라는 것에 대한 어떤 불변에 대한 그런 믿음이 굉장히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고요. 반대로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불안한 상황을 2008년에도, 그리고 불과 3년 밖에 안 지난 올해에도 또 한 번 경험했고, 아마 그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진다고 그러면, 매 위기 순간에서 중국이 직면하고, 거기에 추가적으로 지급을 해야 되거나 이제 지불을 해야 되는 어떤 비용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큰 부담일 겁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그래서 중국은 뭘 원하는 거예요?

    ▷전가림> 중국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통화가 마련되어야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세계 시장으로서의 미국이 종전의 어떤 구매력을 가지고 전 세계 시장을 이끌어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전가림> 예, 그것이 바로 중국의 불만입니다. 그래서 사실 중국의 불만은 일면으로는 굉장히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약간 좀 견강부회, 약간 무리수가 되는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자체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 라는 그런 징후를 발견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마치 어떤 이상주의적인 요구사항을 내놓은 그런 인상도 버릴 수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관용>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 또 최대의 수출국가 아닙니까?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미국 경제가 살아야 자기네도 사는 거잖아요?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살릴 방법은 없는 것 아닙니까?

    ▷전가림> 예, 또 일각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사실 세계 공장으로서 중국이 많은 물건을 생산을 해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부가가치가 낮고, 또 기술함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은 돈을 버는 것은 선진국, 특히 미국이라는 것이지요. 그 가장 비근한 예로 드는 것이 바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아이폰, 아이패드라는 전자기기입니다. 실질적으로 거기에 중국에서 벌 수 있는 것은 불과 2~3%의 마진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전가림> 결국은 자신들이 물건을 아무리 많이 만들어내도 기존의 어떤 산업구조, 그리고 수익적인 그러한 분업, 국제 분업의 형태에서는 중국이 차지할 수 있는 이익은 크지 않다, 라고 주장하는 것이 중국의 입장입니다.

    ▶정관용> 게다가 약달러가 지속되면, 미국이 지금 제조업으로서는 상당히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첨단 IT나 이런 쪽은 여전히 미국이 앞서가고 있는 상황인데.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것 아니에요? 달러 값이 낮아지게 되면?

    ▷전가림> 예, 미국으로서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게 되면 가격경쟁력이 생기지요.

    ▶정관용> 그래서 수출이 더 늘어나고, 미국 경제 살리는데도 더 도움이 되는 것이고요?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미국 입장은 자꾸 그렇게 가는 것이고, 중국은 반대로, 약달러하지 말아라.

    ▷전가림> 그렇지요.

    ▶정관용> 그거 하면 할수록 우리 외환 보유액에서 손해가 난다?

    ▷전가림> 그렇지요. 앉아서 자신의 경쟁력이 상실되는 거니까요. 아무도 그걸 원치 않지요. 물론 한국도 그렇습니다.

    ▶정관용> 물론 그걸 원치는 않지만 미국 경제가 또 살아야 중국도 사는 것 아닙니까?

    ▷전가림> 예, 지금 논리의 구조는 바로 그러한 데 있습니다. 미국은 그것을 주장하는 것이고, 중국은 또 그런 식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가장 비근한 예 중의 하나가 바로 스위스하고 일본이요, 지금 스위스하고 일본의 화폐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은 일본은 제조업 대국인데요.

    ▶정관용> 피해가 가지요.

    ▷전가림> 일본의 상품이 외국으로 수출되기 굉장히 힘들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이제 약엔화를 추진하기 위해서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 스위스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나저나 일본 엔화하고 스위스... 스위스는 무슨 화폐를 쓰지요?

    ▷전가림> 스위스 프랑입니다.

    ▶정관용> 그게 세지는 이유는 또 뭐예요?

    ▷전가림> 그게 이제 미 달러가 약세로 돌아가게 되면, 약해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의 통화들은 강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두 나라가 유달리 그런 이유는요?

    ▷전가림> 그 두 나라의 자산이 비교적 안전하다, 라는 그런 측면이 지금 부각되고 있는 것이지요. 사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적어도 일본은 반드시 안전하다, 라고 이야기하기 좀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정관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쪽에 더 사람들이 쏠리니까 그게 상대적으로 더 세진다? 요즘 금값이 막 오르는 것하고 똑같은 얘기로군요?

    ▷전가림> 예, 맞습니다. 금값은 원자재이고 또 안전자산이고, 또 투기적인 어떤 수요도 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거지요.

    ▶정관용> 누가 또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미국이 금을 제일 많이 가지고 있다면서요?

    ▷전가림> 예.

    ▶정관용> 그래서 미국은 나중에 그 금만 가지고 있어도 결국은 문제 해결할 거다, 라는 말도 있던데 그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전가림> 그건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차피 금을 가지고 있는 문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라는 측면은 아직까지 세계 경제가 그러한 상황에 직면해있지 않기 때문에 아마 단언하기는 굉장히 힘든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금본위체제가 무너진 사례가 있다, 라는 측면에서 보면, 금이 지금 안전자산으로 평가되고 있긴 하지만, 어떤 투기적 수요라든지 어떤 경기 상황에 대해서 그 등락의 폭이 굉장히.

    ▶정관용> 크지요.

    ▷전가림> 탄력적이거든요. 그래서 반드시 금을 많이 가지고 있다, 라고 해서 안전하다, 라고 보기도 사실은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겁니다.

    ▶정관용> 그래요. 금본위라고 하는 말이 그것 아닙니까?

    ▷전가림> 예.

    ▶정관용> 만약 빚을 졌는데 못 갚으면 내가 금으로 줄게. 그거잖아요? 그런데 그게 지금 사실 현실화되기는 어려운 거지요?

    ▷전가림> 사실 그렇습니다. 어차피 시장에 내놓게 되면 금값도 다시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정관용> 그렇지요. 안 받으려고 그럴 것이고.

    ▷전가림> 그렇게 되면 일종의 세계적인 금 인플레이션이 또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거든요.

    ▶정관용> 하여튼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미국도 이런 저런 서로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고, 중국도 서로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한 나라 내부에서조차. 그러니까 뚜렷한 방향을 못 잡고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데,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돼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수는 없는 거고요.

    ▷전가림> 사실 한국에 있어서는 문제가 다소 복잡한 면이 있습니다. 일단 뭐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외환의 평가 절상이라든가 평가 절하의 문제로 있어서 환율이 급변하게 되니까요, 우리같이 수출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는 외환에 대한 모니터링이라든지 좀 더 과감한 개입정책 같은 것이 아마 매우 필요하다, 라고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정관용> 필요하지요.

    ▷전가림> 그러나 이런 부분은 누구나 다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떤 재정정책을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 왜냐하면 현재 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경기가 죽어버릴 경우에 대한 대책이 사실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일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재정정책을 활용한 어떤 정책적인 수요를 만족을 시켜야 되는데요. 그런 재정정책을 쉽게 쓸 수도, 사실은 없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재정정책을 잘못 쓰게 되면 국가 신용도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거든요.

    ▶정관용> 그럼요.

    ▷전가림> 그래서 일단 재정정책은 서민을 중심으로, 그리고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해가지고 쓰되, 부유층의 소득이 저소득층으로 갈 수 있고, 그러한 혜택을 저소득층이 보다 많이 향유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하는 것이 일단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감세에 대한 논의는 아마 좀 철회가 되거나 혹은 줄어들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예산안 확대 같은 것은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 금리에 대한 조정문제가 아마 언급될 필요가 있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관용> 재정, 금리 언급해주셨는데, 그 전에 우선 미국이나 중국이나 이런 사이에서 우리의 외환 보유액도 거의 지금 달러 위주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이 논의가, 뭐 기축통화를 바꿔보자, 하는 논의가 급진전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래도 언젠가 닥칠 문제라면 우리도 그런 차원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전가림> 사실 그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이 얼마 전에 우리의 외환 보유액의 구성에서 이제 달러의 비중을 줄이겠다, 라고 한 다음에 뉴욕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그것을 일명 일러서 BOK, 한국은행의 약칭이지요. BOK 쇼크라고 하거든요. 왜냐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외환 보유액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만약에 그러한 수준에 비례한다고 하면은 한국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달러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되는 것입니다.

    ▶정관용> 그럼요.

    ▷전가림>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어떤 외환 보유액에서의 달러의 구성비를 변화시킨다, 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달러에 대한 아딴 위기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이것도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정관용> 함부로 못하는 거지요?

    ▷전가림> 함부로 못하지요.

    ▶정관용> 그래도 해야 되잖아요?

    ▷전가림> 아, 시의적으로 보면 상황이 안 좋다, 라는 거지요.

    ▶정관용> 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전가림> 예, 만약에 경제가 잘 돌아가면 문제가 안 되는데, 지금은 상황이 상당히 안 좋다, 라는 겁니다. 어느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 문제가 파급되어 있다, 라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달러를 주로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달러가 불안해지니까 다른 걸로 바꾸고 싶지만, 그때 달러를 버리게 되면 달러 값은 더 떨어질 위험이 커지고.

    ▷전가림> 예, 맞습니다.

    ▶정관용> 미국이 지금보다 더 위기에 빠지면 자기네들 경제도 어렵기 때문에, 무너져가고 좀 약화되는 달러지만 그냥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는.

    ▷전가림> 지금 붙들고 있고, 속칭 합의라고 이야기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제 공조를 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공조가 공멸이 될지, 공생이 될지.

    ▷전가림> 그렇지요. 지금 누구나 투매를 하게 되면 공멸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조를 하는 과정에서 누가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인가, 누가 더 그것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는 아마 더 두고 봐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거기에서 혼자만 떨어져 나올 수는 도저히 없는 거잖아요, 지금.

    ▷전가림> 학교에서도 왕따 당하면 아이들이 굉장히 곤욕스러운 것처럼 아마 전 세계도 그런 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정관용> 그래요. 어떻게든 지금 뾰족한 수가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각국의 정책적 공조 노력을 통해서 지금 불안 불안하고, 또 더 위기는 심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한, 함께 안정화시키는 과정, 이 과정으로 힘을 모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구조로군요.

    ▷전가림> 예, 사실 그렇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있었던 세계 경제 위기가 아마 공조가 없어서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 라고 하면은 적어도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는 좀 다르다, 라는 측면에서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정관용>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께 속 시원한 해결책을 드렸으면 좋겠는데, 그게 없는 상황입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전가림> (웃음)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러나 각국의 정책적 노력으로 안정화까지는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호서대 전가림 교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전가림>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내일 여섯 시에 다시 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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