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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중국 가는 김문수, 불끈 쥔 오세훈



정치 일반

    ''운명의 날'' 중국 가는 김문수, 불끈 쥔 오세훈

    [포인트뉴스]

    김중호 기자가 매일 아침 그날 있을 뉴스의 핵심을 꼭 짚어드립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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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4일은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있는 날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오세훈 시장에게 몰려있는 이날 오후, 인천에서 중국 지난(濟南)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847편을 주목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듯 합니다. 바로 오늘부터 2박3일간 방중일정을 떠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탑승한 비행기이기 때문이죠.

    ◇오세훈측 "지원은 못해줄 망정..." 불만

    가뜩이나 당의 지원에 목말라했던 오 시장측으로서는 주민투표 당일날 출발하는 김 지사의 중국방문이 주민투표 분위기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것처럼 보여 눈초리가 싸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김 지사측에서는 이번 행사의 핵심인 ''경기도-산둥성 도시연합총회''가 연례행사로 이미 올해 초 일정이 확정된 상태였다며 확대해석이 나오지 않도록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주민투표 일정이 잡히기 훨씬 전에 계획됐던 것으로 주민투표일과 방문일정이 겹친 것은 전적으로 우연이라는 해명입니다.

    ◇무상급식 반대 ''끝까지 간'' 오세훈과 ''전격 수용'' 김문수

    사실 무상급식과 관련해 김문수 지사의 입장은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의회와의 입장차만큼이나 180도 다릅니다.

    두 사람의 입장이 처음부터 달랐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운동때까지만 해도 무분별한 무상급식 불가라는 입장에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김 지사가 도의회측이 제시한 무상급식 예산 400억원을 전격 수용하면서 두 사람의 길은 엇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도는 도내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급식 사용을 촉진시키기 위한 예산일 뿐 무상급식 수용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지만 도가 예산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초등학교 무상급식이 실현됐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로써 두 사람이 공동으로 형성하던 무상급식 포퓰리즘 전선은 오 시장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으로 변했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 7월 일본방문중에는 "한나라당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애들 밥 안주는 게 보수는 아니지 않나","주민투표는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게다가 한나라당 유승민 최고위원이 오 시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오 시장 주장대로라면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민주당 도지사냐?"고 언급하기도 해 김 지사가 측면지원에 나서는 것 자체가 오히려 우스워지는 모양새가 되버렸습니다.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서울시와 경기도의 방식이 이렇게 달라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김문수 오세훈, ''하나의 목표 두개의 길''

    오 시장측에서는 수차례나 서울시 의회가 협상의지가 없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지만 경기도 의회나 도교육청도 결코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친환경 무상급식이라는 이슈 자체가 김상곤 경기교육청장이 처음 제기한 것이어서 실현의지는 경기도교육청이 훨씬 더 강했다는 것입니다.

    교육청이나 시,도의회가 무상급식의 전제로 요구한 예산액도 각각 400억과 600억으로 크게 차이나는 것도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젊은 시절 골수 운동권의 경험을 간직한 김 지사가 ''먹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좀더 통큰 결단을 내린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박근혜의 대항마로만 분류되던 두 잠룡(潛龍)이 이제는 자신만의 색깔을 내세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BestNocut_R]좌에서 우까지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김문수 지사는 통합, 유연성 있는 리더십을 내세운 반면 오세훈 시장은 좀더 보수적 색채를 뚜렷하게 하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설명입니다.

    이같은 양측의 전략은 지난 지방선거 결과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김문수 지사가 무섭게 치고올라오던 유시민 야권단일후보를 비교적 여유있게 물리친 반면 오세훈 시장은 강남3구의 몰표에 힘입어 한명숙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강남 시장''이라는 비웃음까지 듣게된 오 시장으로서는 뭔가 강력한 전환점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이런 위기감이 오 시장으로 하여금 기존 ''젠틀맨'' 이미지를 벗고 보수적 가치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투사적 역할을 선택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주민투표는 오세훈의 악수?… "단언할 수 없어"

    정치권에서는 이번 주민투표를 두고 오 시장이 해서는 안되는 ''오버''를 했다며 치명적 악수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러나 오 시장이 투표에서 패배한다하더라도 의미있는 득표를 얻어낸다면 장기적 관점에서는 자신만의 보수지지층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오 시장이 차차기를 바라본다면 차기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던 강경보수층들 중 상당수가 오 시장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겁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정치판의 격언이 있습니다. 24일 이후 두 사람의 행보는 어떻게 달라지게 될지 바라보는 것도 흥미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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