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투표 결과와 시장직을 연계시킨데 대해 "옳지 않다"던 한나라당이 하루가 지나서는 총력 지원하겠다며 사태 봉합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은 학생들 밥그릇을 가지고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주도권 선점을 꾀했다.
오 시장이 전날 던진 비장의 카드로 후폭풍에 시달렸던 한나라당은 22일 긴박하게 사태수습을 위해 움직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이례적으로 최고위원회의를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하고 이틀 후에 진행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최고위원회의 결론은 이왕 이렇게 됐으니 총력을 다해서 도와주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시장직 사퇴 연계에 대해서 그동안 여러차례 옳지 않다고 만류했지만 오시장의 비장한 각오를 막을 수 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민들께서는 적극적으로 투표에 동참하셔서 이 정책에 대한 찬반여부를 가려 주실것을 당부드린다"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에 앞서 오 시장의 기습적인 사퇴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 시장을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다", "이번에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발언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 시장의 '모험'에 대해 반대했던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나서 주민투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이틀 앞으로 다가온 투표 전까지는 당내 혼선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무상급식 투표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세의 고삐를 바짝좼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시장이 배수진에 대해 "아이들을 이념 대결의 제물로 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손 대표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며 "다른 것도 아니고 우리 아이들의 밥그릇을 볼모로 투표를 위협하는 것은 시장이 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오 시장이 지상 최악의 정치쇼를 단행했다"며 "밥달라고 우는 어린 아이는 봤지만, 아이들 밥그릇 뺏겠다고 우는 어른은 처음이라는 것이 네티즌들의 평"이라고 폄하했다.
[BestNocut_R]정동영 최고위원도 "돈 없는 지방은 아이들 무상급식하고, 돈 많은 서울시만 안하겠다는 것을 시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투표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맞는 처신"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행보가 다소 상반된 모습이지만 오 시장 사태는 투표일을 계기로 논쟁을 불러일으킬 새로운 '뇌관'이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이틀 후 주민투표에서 투표율이 33.3%에 못미칠 경우 야당의 오 시장 사퇴 요구는 물론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여권의 자중지란이 예상된다.
그 경우 한나라당은 이미 밝힌 대로 그 책임을 민주당 등 야권에 전가할 것이 분명해 여야간 공방과 갈등이 다시 첨예해 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