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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 목사, "비 온 뒤 한강 르네상스 사업지구는 어떤 모습?"



정치 일반

    최병성 목사, "비 온 뒤 한강 르네상스 사업지구는 어떤 모습?"

    수중보 열어 다시 백사장 조성하자
    세빛둥둥섬 주변 시설물의 훼손 심각
    침수지역에 왜 돈 들여서 시설물을 설치하나?
    흙은 유실, 잔디도 유실, 그물만 남아 썩어가는 곳도 있다
    하상계수가 큰 한강, 시설물 설치는 ‘毒’
    한강르네상스, 칭찬할 만한 곳은 딱 한 군데
    한강 준설비용만 매년 45억
    한강수중보를 열어 다시 백사장 조성하자
    ‘복구완료’는 뻔뻔한 거짓말

    세빛둥둥섬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8월 18일 (목) 오후 7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병성 목사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올 여름 비가 참 많이 왔습니다. 곳곳에 수해도 있었고요. 그런데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 이게 여름철 집중호우에 매우 취약하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쓰레기 문제, 시멘트 문제를 파헤치는 등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발한 기고 활동을 하고 있는 최병성 목사, 최근에 집중호우에 파괴된 한강 르네상스 사업 시설물들을 현장취재했다고 합니다. 최목사님, 어서 오십시오.

    ▷최병성>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관용> 비가 요즘도, 아직도 오고 있어서, 참 너무 온다, 너무 온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언제 둘러보셨어요, 한강 시설물들을?

    ▷최병성> 7월 중순에 다녀왔고요.

    ▶정관용> 7월 중순?

    ▷최병성> 그 다음에 또 한강을 다, 홍수처리 했다, 라고, 완료했다고 서울시가 보도한 8월 6일 또 다녀왔습니다.

    ▶정관용> 8월 6일? 어디어디 둘러보셨어요?

    ▷최병성> 여의도지구, 반포지구, 난지도, 그 다음에 뚝섬. 그래서 한강 르네상스 중에 가장 핵심이 되는 지역들을 둘러봤습니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지구는 참담한 상황

    ▶정관용> 여의도, 반포, 뚝섬, 난지도?

    ▷최병성> 예.

    ▶정관용> 그런데, 네 곳 다, 다 문제던가요? 아니면 어디는 그나마 괜찮은데, 어디가 문제다, 그렇던가요?

    ▷최병성> 다 똑같이.

    ▶정관용> 다 똑같아요?

    ▷최병성> 예, 다 똑같이 난장판이다.

    ▶정관용> 난장판?

    ▷최병성> 뭐 사방이 부서져 있고, 깨져있고, 둥둥 떠 있고, 정말 난장판. 이거는 정말 5,400억이라는 돈을 들여서 만든 시설이 결코 아니다, 라고 할 수 있는 거지요.

    ▶정관용> 음, 좀더 구체적으로요. 뭐가 어떻게 부서져 있고, 우선, 어디부터 할까요, 여의도부터 할까요?

    ▷최병성> 예, 여의도 갔더니 제일 먼저 딱 눈에 띈 게 이거였어요. 제가 2년 전에 한강 르네상스가 준공되었을 때 가서 그 현장을 보면서, 시멘트 콘크리트 난간을 만들어놓고 그 위에 철 난간을 해놓았는데, 그걸 보는 순간, 딱 저는 직감적으로 저거 무너진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강물과 수평으로 흐르는 게 아니라 마주보고 있었어요. 강물이 흐르는 지역에 마주보니까 물이 불면 덤불이 떠내려오면서 난간에 걸릴 거고,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질 거거든요.

    ▶정관용> 예, 새로 시설물을 강가 쪽으로 짓고.

    ▷최병성> 예, 바로 강 경계면 위에 콘크리트로 해놓고 그 위에 철 난간을 해놓았어요.

    ▶정관용> 철 난간을 해놓았다? 사람들이 거기까지 와서 구경하라고?

    ▷최병성> 예, 그런데 그것이 보기는 좋지요. 그런데 강물이 불었을 때...

    ▶정관용> 불어서 그걸 다 덮었군요?

    ▷최병성> 예, 갔더니 다 부서지고, 철 난간이 부서지고 깨지고, 그러니까 아예 사라진 곳도 있고, 통째로 철근까지 사라진 곳도 있고, 그리고 다 부서지니까 밧줄로 얼기설기 엮어놓은 곳도 있고. 곳곳에.

    ▶정관용> 이야, 물의 힘이 그렇게 세요? 콘크리트, 철근까지 다 없애버립니까?

    ▷최병성> 그 위에 박아놓은 폴대까지 다 날아갔어요. 물의 힘은 뭐 다리도 무너뜨리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

    ▷최병성> 물의 힘이 과하게 걸리는 부분은 다리도 무너지니까 그런 철근이나 난간은 아무 것도 아니지요.

    ▶정관용> 여의도는 그렇고, 반포는 또 어땠습니까?

    ▷최병성> 반포요?

    세빛둥둥섬 주변 시설물의 훼손 심각

    ▶정관용> 반포가 그 세빛둥둥섬 있는 바로 거기이지요?

    ▷최병성> 예, 한강 르네상스의 가장 핵심 지역이지요. 딱 갔더니 세빛둥둥섬은, 일단 물에 200년 빈도를 견딘다고 했으니까. 둥둥섬은 문제가 없지만.

    ▶정관용> 떠 있지요.

    ▷최병성> 예, 그건 그냥 물에 떠 있는 거지만 그 주변은, 둥둥섬 주변에 아주 멋지게 대리석으로 포장을 해놓고, 꽃을 심어놓고 했는데요, 대리석 다 깨져있고. 만든 지 1년, 2년밖에 안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정말 대리석들이 다 깨져있고, 파손되어 있고. 아니, 어떻게 물 속에, 물 가에 꽃을 심느냐는 거예요. 그 정말 화려하게 치장했던 꽃들 다 떠내려갔고요. 그 옆에 아이들 놀이터를 만들어놓았어요. 그런데 놀이터에, 우리가 이제 다른 공원에 가면 아이들 충격받지 말라고 고무를 깔잖아요.

    ▶정관용> 맞아요.

    ▷최병성> 폐타이어 갈아서 만든 고무, 색깔 입혀서 예쁘게. 그런데 그게 침수되는 곳에 그 고무를 아주 멋지게 넓게 깔아놓았습니다.

    ▶정관용> 아, 다 날아갔겠군요.

    ▷최병성> 다 날아갔지요. 다 들뜨고, 찢어져 날아가고.

    ▶정관용> 거기가 바로 잠수교 옆이지요? 잠수교는 비만 좀 오면 바로 잠기는 데 아니에요?

    ▷최병성> 그러니까 한강에서도...

    ▶정관용> 그러니까 그 정도 높이랑 똑같은 곳이지요, 거기가? 거기에 꽃을 심고 고무를 깔았다?

    ▷최병성> 예, 그러니까 잠수교가 물에 잠기니까 잠수교잖아요. 특히 한강에서도 가장 지대가 낮은 곳이 반포, 잠수교 지역이거든요.

    침수지역에 왜 돈들여서 시설물을 설치하나?

    ▶정관용> 그렇지요.

    ▷최병성> 한강 다른 데는 안 잠겨도 잠수교는 잠겨요. 그런데 반포에, 그 세빛둥둥섬을, 매번 잠기는 곳에 설치했다? 정말 그게 필요했으면 다른 곳에 했어야지, 가장 많이 잠기는 곳에 설치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고, 그 주변에 온 사방으로 돈을 깔아놓았는데, 그 돈이 다 날아갔다는 거지요. 특히 잠수교 같은 경우 아까 말씀드렸듯이, 물에 잠겨서 잠수교인데, 잠수교 다리가 강물과 역으로 놓여 있잖아요. 건너기 위해서? 거기를 멋을 부린다고 어떻게 했느냐 하면은요, 인도와 차도 사이를 화강암으로 경계석으로 만들어놓았어요. 요만한 두께의, 한 15cm.

    ▶정관용> 옛날에는 없었던 거였나요?

    ▷최병성> 없었던 거지요. 전혀 없었던 것을 한강 르네상스로 사람들의 접근성을 좋게 한다고 인도와 차도 사이에 경계석을 만들어놓았는데, 그 물의 힘을 견디냐는 거예요. 다 떨어져나갔어요.

    ▶정관용> 그 대리석들이?

    ▷최병성> 예, 그리고 그 화강암을 고정시키고 있는 게 철근이예요. 다 콘크리트에서 요만큼 올라온, 한 5cm 올라온 철근인데, 그것이 전부 다 화강암이 떨어져나가니까 어떻게 되겠어요?

    ▶정관용> 철근만 남았어요?

    ▷최병성> 예. 삐쭉삐쭉 나와있지요. 길이 이렇게 휘는데, 차들이 잘못해서 거기를 박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대형사고 날까 걱정

    ▶정관용> 타이어가 펑크나지요.

    ▷최병성> 사고나지요. 대형사고 위험이 있어요. 돈은 물론, 사람이, 시민들이 다칠 대형사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정관용> 현재 상태가 그렇더라?

    ▷최병성> 예, 지금도요.

    ▶정관용> 뚝섬은요?

    ▷최병성> 뚝섬. 아, 정말 기가 막힙니다. 오세훈 시장님이 이제 잔디를, 한강변을 녹색으로 만들겠다, 라고 해서, 뚝섬 지구는 콘크리트를, 기존에 있던, 5공화국 때 만든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새로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았습니다. 볼록볼록한.

    ▶정관용> 아니, 콘크리트를 걷어내려면 흙으로 해야지, 또 왜 콘크리트를 했어요?

    ▷최병성> 안 그러면 다 쓸려나가니까요, 제방이. 그러니까 새롭게 꾸미기 위해서 콘크리트를 한 건데, 그럼 할 필요가 없는 거잖아요.

    ▶정관용> 예, 그래서요?

    ▷최병성> 그리고 콘크리트 위에 잔디를 심었습니다.

    콘크리트 위에 잔디 심은 것은 잘못한 일

    ▶정관용> 콘크리트 위에 잔디를 어떻게 심어요?

    ▷최병성> 오세훈 시장님의 그 녹색을 만드는 기술이 얼마나 놀라운지... 어떤 방법이냐면, 콘크리트 위에 이제 잔디가 안 심어지니까 거기에다가 흙을 10cm 정도 붓습니다. 흙만 부으면 떠내려가잖아요. 거기에 그물을 덮어요. 그물을 덮고, 그물이 바람에 날리니까, 폴대, 텐트를 칠 때 쓰는 막대 있잖아요. 그걸 쭉 줄로 박아놓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잔디를 심었지요. 그런데 그게 견디냐는 거예요.

    ▶정관용> 물이 안 차면 견디겠지요.

    ▷최병성> 예, 그런데 물이 차잖아요. 물이 차는 곳에, 그러니까 문제는 바로 물이 차는 곳에 그렇게 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지난 주에 갔더니 다 떠내려가고.

    ▶정관용> 그랬겠지요.

    ▷최병성> 그물도 떠내려가고, 찢겨나가고, 콘크리트만 남아있어요.

    ▶정관용> 흙이 아까 한 50cm?

    ▷최병성> 10cm.

    ▶정관용> 10cm? 그거 뭐 금방 쓸려나가겠네요.

    ▷최병성> 아, 정말 얼마나 한심스러운지, 그런데 옥수역 같은 경우에는, 옥수역과 압구정역 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덜 찾으니까, 거기는 어떻게 했느냐 하면, 5공화국 때 있던 콘크리트 위에다가 똑같은 방법으로 했어요.

    흙은 유실, 잔디도 유실, 그물만 남아 썩어가는 곳도 있다

    ▶정관용> 흙 쌓고, 그물치고.

    ▷최병성> 폴대 박고 잔디 심고. 그런데 그물 밑에 물이 계속 차면서 다 쓸어내려가니까, 폴대는 쓰러져 있고, 흙은 유실됐고. 잔디도 없고. 그물만 남아서 썩어가고. 수질은 악화되고 악취가 진동하는 한강.

    ▶정관용> 난지도는 어때요?

    ▷최병성> 난지도가 그나마 나았어요. 왜냐? 난지도는 사람이 덜 찾는 곳이잖아요. 그러니까 거기는 주로 그냥 나무들을 많이 심었지요. 강가로, 이렇게 시멘트로 하지 않고, 좀 경사진 면을 따라 풀과 갈대를 심어놓았기 때문에 피해가 가장 적은 곳이었다. 그런데 이제 난지도의 가장 큰 문제는 수영장입니다. 다른 곳은 수영장이 강에서 약간 떨어져있는데, 거기는 자연과 좀 가깝게 해준다고 그 수영장을 한강면에다 바로 세웠어요. 그런데 난지도는 한강에서 하류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

    ▷최병성> 만조 때, 한강이 항상 하루에 물이 두 번 오르내리거든요. 밀물이 올라올 때 강물이 불면, 한강물이 수영장으로 넘어들어와요. 그래서 지난 7월 동안 수영장을 개장한 날이 3일 밖에 안 됩니다. 주변은 다 부서져 있고, 수영장 옆에도 막 철근 날아가고 이렇게 되어 있고. 그래서 정말 전혀 생각 없이...

    ▶정관용> 그러니까 다 종합해보면은요, 침수구역에 여러 가지 시설을 했다. 그런데 그것도 물이 좀 차더라도 견딜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 잠깐 눈에 보이는 시설을 했다, 이 말이로군요?

    ▷최병성> 제가 서울시 관계자하고 통화를 했어요. 그랬더니 이 관계자가 하는 말이, 자기도, 이게 예산 낭비다, 아니냐, 라고 물어봤더니 예산 낭비라고, 정책적인 결정이기 때문에 자기가 답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또 다른 사람한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이 사람 뭐라고 이야기하냐면, 그래서 가끔 전화가 온대요. 외국에 많이 다닌 시민들이 외국에 아무리 많이 다녀봐도 강변에 이렇게 시설을 한 나라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강에 많이 해서 이렇게 망가지냐, 라고 이야기를 했대요. 바로 한강 르네상스의 문제는, 바로 그 정답이 여기 있거든요. 유럽은 1년 내내 비가 고르게 오잖아요? 강변에 물이 넘치는 경우가 드뭅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최병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변에 시설을 안 해요. 그것은 멍청한 짓이니까. 어떨 때 한번 큰 비가 와서 떠내려가면 안 되는 거니까요.

    ▶정관용> 그렇지요.

    ▷최병성> 그런데 우리나라는...

    하상계수가 큰 한강, 시설물 설치는 ‘毒’

    ▶정관용> 매년 차지요.

    ▷최병성> 예, 하상계수가 굉장히 크거든요. 비가 한번 오면 강이 넘치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심각한 강에 외국도 하지 않는 시설물들을 과도하게 했다. 이거는 당연히 떠내려가라, 그냥 눈에 보기 좋게, 시장이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해서 국민 세금을 낭비한 전시성 사업에 불과하다.

    ▶정관용> 매년 해야겠군요, 그렇게?

    ▷최병성> 매년...

    ▶정관용> 보기 좋게 하려면, 매년 할 수밖에 없네요, 매년 물이 차니까?

    ▷최병성> 그러니까 매년 유지하기 위해서 돈이 들고. 제가 또 한번 놀란 건 이거였어요. 요즘 제가 서울시에 전화를 많이 하는데, 전화를 해서 이러이러한 부분을 물어요. 그러면 워낙 한강에 시설을 많이 했기 때문에 담당하는 부서가 엄청 많아요. 저는 한 사람만 통화하면 다 연결될 줄 알았더니, 그거는 부서가 많아서요, 또 누구를 연결해드릴게요, 해서 돌고 돌고 돌아서 연결해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최병성> 그러니까 굉장히, 유지보수하기 위해서 관리하는 사람까지. 정말 강에다 많은 돈을 낭비하고 있다.

    ▶정관용> 한강 르네상스 사업 이전에는, 뭐 그 이전에도 강변에 여러 가지 시설들이 있었잖아요. 뭐 축구장도 있었고, 농구장도 있었고. 하지만 항상 물에 차는 곳이고. 그런데 거기에는 뭐 별다른 시설투자를 안 했던 거지요?

    ▷최병성> 그러니까 최소한의 시설들만 있었지요. 강변을 그대로 이용을 하면서 콘크리트 제방이 되어 있었고, 그 다음에 물이 차는 곳이니까 잔디가 좀 있었고, 그냥 운동시설들이 있었거든요. 물에 차도 빠져나가면 그냥 시민들이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곳이지요.

    ▶정관용> 다시 청소만 한번 하고 쓸 수 있게 그렇게 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거기에 과도한 시설을 해서...

    ▷최병성> 대리석을 깔고, 꽃을 심고, 운동시설을 과도하게 하고.

    ▶정관용> 한강 르네상스가 전부 그런 사업이에요?

    ▷최병성> 한 마디로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정관용> 이거 말고 다른 건 없습니까? 침수구역 아닌 곳에 하는 사업은 없나요?

    ▷최병성> 강변은 전부 침수구역이지요. 그러니까 한강 르네상스는 전부 다 침수구역에 하는 겁니다.

    한강르네상스, 칭찬할 만한 곳은 딱 한 군데

    ▶정관용> 아, 100%?

    ▷최병성> 예, 왜냐하면 강둑이니까. 강둑에 한 것이기 때문에 한강 르네상스가 잘한 곳은 한 군데 있어요. 저 상류 쪽에. 천호동 워커힐 이쪽에, 옛날에 5공화국 때 만들었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거기에는 이렇게 버드나무를 심은 데가 있어요. 거기는 괜찮아요. 그런데 사람들 못 들어가게 통제를 해놓았는데, 그렇게 생태하천을 그런 식으로 하면 좋은데, 거기만 아주 일부 구간만 그렇게 해놓고, 나머지는 생태하천이라는 이름으로 원래 있던 콘크리트 걷어내고, 다시 콘크리트 쌓고, 거기에다 돌을, 석조, 이만한 큰 석조를 해놓으니까, 아이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부모님들이 굉장히 위험해요. 돌이 삐쭉삐죽하니까, 강가에, 아이들은 강에 나가는 걸 좋아하잖아요. 그러면 아이들을 붙들고 있어야 되는데,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물에 빠지는 걸 제가 몇 번이나 봤거든요.

    ▶정관용> 그런데 알 것 아니에요, 서울시 측도?

    ▷최병성> 당연히 알지요.

    ▶정관용> 물에 차면 이거 없어질 텐데... 그런데 왜 해요?

    ▷최병성> 두 개 중의 하나인 것 같아요. 무지에서 했던지, 아니면 또 하나는...

    ▶정관용> 그걸 어떻게 몰라요?

    ▷최병성> 그러니까요. 아니면 건설업자들 돈 벌어주려고 했는지. 아니면 시장 어떤 뭐 멋지게 했다, 라는 전시성 사업을 통해서 어떤 정치적 욕망을 이루려고 했던지, 이런 것 중의 하나겠지요.

    ▶정관용> 참...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한강 르네상스는 아예 안 하는 게 나은 거예요, 아니면 하려면 제대로 하는 방법이 있어요?

    ▷최병성> 어차피 계속 유지보수하려면 돈이 계속 들잖아요? 그러니까 외국처럼 최소한의, 그러니까 외국은 강가에 가면 자전거도로도 포장을 안 하거든요. 자연 그 자체예요. 자연 뚝방길 그냥 나무 그늘이 있고 해서, 정말 사람들이 와서 자연과 어울리는 쉼을 누리지요. 독일이 그렇고, 스위스가 그렇고, 모든 나라가 그런데, 오직 강변에 자전거도로를 포장하고 온갖 시설을 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그걸 좀 뜯어내고, 정말 자연스럽게. 그러면 도시 삶에 지친 시민들이 한강에 나가서 그냥 놀이기구가 아니라 정말 마음에 가득한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지요.

    ▶정관용> 놓아두어라?

    ▷최병성> 지금은 그게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좀더 나무를, 나무를 제대로 심어서 그늘이 있고, 그래서 좀더 자연화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강변 도로 지하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정관용> 지금 외국의 많은 도시들 말씀하셨는데, 저도 외국 여러 도시에, 강을 끼고 있는 도시가 많잖아요. 그런데 그 강들 중에 유럽, 특히 이런 데에서 보면, 우리 한강보다 다 좁아요, 강들이. 한강만큼 크고 넓은 강이 없단 말이지요. 그래서 참 한강이 굉장히 복스러운 강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데. 맨 처음에 5공화국 때 전두환 정권 시절에 이 한강 개발을 하지 않았습니까? 강바닥을 파고, 콘크리트로 완전히 이제 제방을 쭉 쌓고, 그리고 이른바 88도로하고 강북 강변도로를 다 쳐서, 강에 가까이 가기 어렵게, 일단 기본 구조가 짜여져 있단 말이에요. 이걸 완전히 걷어낸다는 건 참 어려운 일 같아요. 유럽의 도시들처럼, 사람들이 그냥 주거지역이나 오피스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걸어서 강가까지 갈 수 있는, 이런 공간이 별로 없단 말이지요, 우리는. 이 근본 구조를 바꿀 수는 없나요?

    ▷최병성> 좋은 방법이 있어요. 그러니까 시민들이 강과 하나 될 수 있는 방법이, 첫째는 방금 말씀드린 접근성을 높이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88도로와 강변도로가 제방을 도로화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 도로 위로 흙을 덮어서, 사람들이 도로 위로 강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위로 나무를 심고 해서 자연화되는 겁니다. 그러면 도로가 지하화되는...

    ▶정관용> 아, 도로가 터널처럼 되는?

    ▷최병성> 예, 오세훈 시장님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재개발하면서 도로를 지하화하겠다는 거였잖아요.

    ▶정관용> 맞아요.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요.

    ▷최병성> 그거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사람만을 위한 거잖아요. 전체 구간들을 그렇게 해주면, 사람들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그 다음 한강, 옛날의 한강 사진을 보면 감동적입니다.

    ▶정관용> 모래펄이 있고...

    ▷최병성> 예, 모래펄이 있고, 수십만의 사람들이 나와서 강에서 목욕을 하고 하지요. 그래서 옛날 신문을 보면, 한강 벌거숭이 10만이라는 그런 기사들이 올라오거든요. 한강 김포 수중보, 신곡수중보를 열면 옛날의 은빛 모래가 나옵니다.

    한강 준설비용만 매년 45억

    ▶정관용> 지금 그럴 수 있어요?

    ▷최병성> 예, 지금 그러니까 매년 한강 잠실대교에서 거기 한 20여 km 준설하는데, 준설 비용만 45억이에요.

    ▶정관용> 매년 모래가 쌓이니까?

    ▷최병성> 예, 배가 다니는 준수로, 전혀 경제성도 없는 뱃길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년 준설 비용만 45억. 그러니까 그냥 두면, 그럼 배는 다녀요. 옛날에 배 다녔으니까.

    ▶정관용> 예, 조그만 배는 다니겠지요.

    ▷최병성> 예, 그 정도면 유람선은 띄울 수 있거든요. 그건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리고 모래가 있으면 강의 수질은 더 맑아지지요.

    ▶정관용> 아니, 어디어디 보를 열면?

    ▷최병성> 한강에 보가 두 개잖아요.

    ▶정관용> 저 잘 몰라요.

    ▷최병성> 예, 저 김포에 신곡수중보가 있고, 그 다음에 잠실에 잠실수중보가 있거든요.

    ▶정관용> 그건 한강의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있는 거지요?

    ▷최병성> 예, 그런데 보세요. 김포 수중보에서 잠실 수중보까지 물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그 물 뭐에 쓰냐는 거예요.

    ▶정관용> 뭐에 씁니까?

    ▷최병성> 쓸데 아무 데도 없지요. 물이 썩어서 취수장 하나도 없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왜 거기에다 보를 놓았지요?

    ▷최병성> 그러니까요. 쓸데없이, 그러니까 사람들이 강, 그러면 오해하는 게 있어요.

    ▶정관용>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한다, 그런 거?

    ▷최병성> 예, 강은 물이 많은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수로예요, 운하이지. 강은 여울이 있고, 모래가 있고, 습지가 있고, 버드나무가 있고.

    ▶정관용> 그럼 그 두 수중보를 없애버리면, 열기만 하면, 한강 수위가 대폭 낮아진다는 거지요? 그러면서 모래가 살아난다?

    ▷최병성> 예, 은빛 모래가. 깊은 곳은 깊고, 여울이 있는 곳은 여울이 있으면서, 강은 저절로 살고, 물도 맑아지고, 아이들이 강에 가서 강에 접근할 수 있는 거지요.

    한강수중보를 열어 다시 백사장 조성하자

    ▶정관용> 만조 때 지금도 역류를 하는데, 수위가 그렇게 많이 낮아질 수 있나요?

    ▷최병성> 어, 역류하더라도 충분히. 그러니까 지금 검토를 다 해봤는데요,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한강 수중보를 여는 게 좋다. 그래야 한강이 더 살아나고 원래의 한강으로 돌아갈 수 있다, 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정관용> 그래요. 뭐 정밀하게 좀더 따져봐야 되겠습니다만, 접근성을 높이자, 그 다음에 한강의 수위를 낮추자, 보를 열어서. 그래서 모래가 드러나게 만들자. 그 다음에 세 번째는, 별 시설 하지 말자?

    ▷최병성> 예, 그러니까 정 필요한 게 있다면, 강둑에 있는 것을 잘 활용하면. 있는 것을 활용하면서 강변을 그래도 이제 모래밭으로 만들면 강이 정말 살아나지요. 그러니까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세계 속에 한강 같은 강이 없는데, 지금의 한강은 강이 아니라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는 수로에 불과하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인 강이 아니라,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수로이지요.

    ▶정관용> 그리고 나무를 심는다든지 자연친화적인 것으로, 콘크리트를 더 들어내는 것, 이런 건 찬성하시는 거지요?

    ▷최병성> 충분히 그거는 쉬우니까요.

    ▶정관용> 이건 방법론의 차이라고 말해야 합니까, 차이가 아니라, 옳고 그름이라고 봐야 됩니까?

    ▷최병성> 자연에 대한 가치를, 사람들이 생각을 안 하고, 그 다음에 뭔가 그냥 자꾸 해놓아야지만 시민들한테 자기 사업을 보여준다는, 보여주기 행정이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독일이나 스위스나 전혀 이렇게 안하잖아요. 그래서 정말 왜 선진국은 그렇게 안 하고 있는지 좀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좀 눈여겨 봐야 되지 않을까, 각성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관용> 서울시 쪽에 전화를 자주 하신다고 하셨는데, 최근에 이렇게 부서져 있는 현장을 보고, 이렇게 부서져 있다, 어떻게 할 거냐, 라고 물어보셨을 것 아니에요? 뭐라고 답변을 합니까?

    ▷최병성> 뭐 유지보수한다. 최근에는 제가 다 부서지고 엉망이 된 걸 보고 왔는데, 그게 제가 8월 6일이거든요. 그런데 7월 31일날, 그러니까 5일 전이지요. 서울시가 보도자료를 뿌리기를, 한강 홍수 침수된 곳 다 치웠습니다. 피해가 없었습니다. 복구완료되었다고 보도자료를 냈어요. 제가 갔을 때,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 갔을 때도 엉망인데...

    ‘한강 복구완료’는 뻔뻔한 거짓말

    ▶정관용> 그 사이에 비가 와서 또 한번 잠긴 것 아닌가요?

    ▷최병성>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다 치워낸 다음이에요. 그래서 참, 어떻게 이렇게 뻔뻔스런 거짓말을 할 수가 있을까. 그러니까 한 일주일 동안 더 치웠을 텐데, 그 전에는 얼마나 더 엉망이었을까, 라는 거지요.

    ▶정관용> 아하, 치운 정도가 그 정도였다?

    ▷최병성> 예.

    ▶정관용> 그리고 이거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러면 유지보수한다?

    ▷최병성> 예.

    ▶정관용> 하지만 비가 또 언제까지 올지 모르니까, 지금은 못하겠군요? 여름이 가기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최병성> 또 급한 것 때우고 있습니다. 또 때우고, 또 망가지고 하지요.

    ▶정관용> 그래서 그 유지보수하고, 가을철이 되어서 다시 새단장을 할 때, 똑같은 방식으로 하겠다는 겁니까?

    ▷최병성> 해놓은 것 지금 보면 똑같아요. 지금도 똑같이 해놓고 있어요. 세빛둥둥섬 앞에는 벤치를 만들어놓았는데, 방부목을 했어요, 넓게. 방부목으로 이제 시멘트 공간에다가 방부목을 딱 했는데, 다 썩었어요. 왜 그런가 했더니, 방부목 밑에 하부목은 일반 썩는 나무로 해놓은 거예요. 그럼 거기 콘크리트 사이에 물이 고여가지고, 밑에가, 기둥이 썩는데, 위에만 방부목이면 뭘해요? 정말 얼마나 기가 막히던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정관용> 아니, 제 말씀은, 올해 그렇게 비가 많이 와서 물에 차가지고, 다 쓸려가고 부서진 것을 봤으면 내년에는 안 부서지게 다른 걸로 하겠다든지, 이런 말이 안 나오나요?

    ▷최병성> 걷어내는 것 외에는, 지금 있는 걸 그대로 유지를 해야 되니까, 다른 방법이 없지요.

    ▶정관용> 걷어내고 그냥 놓아두지는 않겠다는 거지요? 다시 또 설치하겠다는 거지요?

    ▷최병성> 자기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정관용> 그럼 매년 돈 들어가는 거 아닙니까?

    ▷최병성> 예.

    ▶정관용> 아까 5,400억?

    ▷최병성> 예, 5400억.

    ▶정관용> 그게 몇 년 동안 들어간 돈이에요?

    ▷최병성> 2년입니다. 2년 동안 한 거거든요.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지요. 샛강 공원에도 한 천억인가 들었고, 한강 르네상스 중에 세빛둥둥섬 같은 경우에는 이제 1,200억인데, 민자 백프로라고 하지만, 사실은 SH공사, 서울시 거기에서 29%니까, 49억. 게다가 799억의 빚에 대한 부분까지 따지면 300억. 사실은 문제가 많지요.

    ▶정관용> 매년 몇천억의 돈을 들였는데, 비만 오면 쓸려나가는 시설들 위주였다, 이 말씀이시네요.

    ▷최병성> 예.

    ▶정관용> 서울시 쪽에서 하실 말씀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방송으로 연락주세요. 저희가 꼭 인터뷰 해드리겠습니다. 최병성 목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최병성>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내일 6시에 다시 오지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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