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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청소년들 전자담배 탈선 심각

    “냄새 안 나 학교서 피우기 좋다” 인터넷 구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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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들 사이에 ‘전자담배’ 흡연이 유행하면서 니코틴 과다 흡입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연 열풍에 흡연량을 줄이려는 어른들이 ‘전자담배’를 선호하자, 관련 판촉 광고가 각종 인터넷사이트나 홈쇼핑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전자담배는 불을 붙일 필요없이 충전을 해 피울 경우, 연기만 나고 담배 고유의 역한 냄새 대신 향기가 발산된다. 또 유해성분인 타르가 전혀 없고, 니코틴은 종류에 따라 약하거나 아예 함유되지 않는 것도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 상당수는 니코틴이 함유돼 담배 맛은 유지하되 냄새와 연기가 나지 않아 자유롭게, 심지어 학교에서 조차 들키지 않고 피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자담배를 사고 있다. 이때문에 일반 담배를 피울 때 보다 니코틴 흡입량은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같이 본인이 직접 가게에 가지 않고도, 인터넷 판매 코너 등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흡연 4년째인 광주 A고교 3년 이모(18)군은 지난 4일 인터넷 한 사이트에서 전자담배를 구입한 뒤 일주일째 피우고 있다. 이군은 인터넷 질문코너를 통해 담배향과 비슷한 전자담배의 종류를 물어본 뒤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별다른 문제 없이 샀다.

    이군은 “전자담배는 연기만 나올 뿐 옷·손에 냄새가 배지 않아 학교 화장실이나 운동장에서 쉽게 필 수 있다”면서 “교복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친구들끼리 서로 맛과 향이 다른 전자담배를 돌려가면서 피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B고교 2년 박모(17)양은 지난 1일 친구에게 전자담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남자친구를 통해 구했다. 박양은 학교·길거리·공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피운다. 이양은 “일반 담배는 구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숨어서 피웠는데, 전자담배는 ‘담배가 아니다’는 인식 때문인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피운다”며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된 지 이미 오래 전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담뱃값이 부담된다며 전자담배의 종류와 구입경로, 구입 가격을 묻는 청소년들의 글이 하루 평균 100건 이상씩 게재되는 등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이용이 심각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습관처럼 피우기 때문에 담배보다 2∼3배 많은 니코틴을 흡수해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일부 청소년들은 과다흡입으로 인한 두통·어지럼증·식욕부진 등 부작용까지 겪고 있다.

    이에따라 금연상담기관에는 최근 전자담배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10대 의 상담이 크게 늘고 있다.

    광주 청소년상담기관 관계자는 “전자담배의 경우 타르 성분은 없지만 니코틴량이 수배 이상 많은 제품이 있고, 향을 내기 위한 각종 화학물질 등 검증되지 않은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 부작용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는 만큼 성장기 10대 건강을 보호할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광주일보 이종행기자/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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