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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슬럼프를 생각하면 쉴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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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영, "슬럼프를 생각하면 쉴 수가 없어요"

    • 2011-08-10 08:00

    '시티헌터' 막 끝낸 박민영, '영광의 재인' 직행[노컷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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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년 반을 쉼없이 달렸다. 족히 4~5개월은 쏟아 부어야 하는 미니시리즈 두 편을 끝냈고, 그 사이 영화 촬영을 하고 이미 개봉까지 했다. 이제 몸도 마음도 지쳐 쉴 법도 한데 오는 10월 방영을 앞둔 드라마에 또 뛰어들었다. 무쇠팔 무쇠다린가.

    지난 7월 28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시티헌터’를 마치고 밀린 CF촬영과 해외 화보촬영을 마치고 온 박민영을 9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시티헌터’ 촬영 중에는 물론, 끝나고도 제대로 쉬지 못한 탓일까. 조금은 피곤한 기색이 보였지만, 최근 떠나보낸 ‘시티헌터’의 나나, 새로 찾아온 ‘영광의 재인’ 속 재인의 이야기를 꺼내자 어느새 활기를 찾았다.

    “‘시티헌터’ 끝나고 진심으로 박수 보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소감은 항상 똑같다.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들고. 내가 혹시 놓치고 가는 부분이 없었나,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했던 부분이 없나를 고민하다보면 늘 아쉽다. 그러나 시청률도 잘 나왔고, 무엇보다 사고 없이 잘 끝났다는 감사함이 가장 크다.”

    ‘사고 없이 무사히’라는 말이 무엇보다 와 닿는 것은 ‘시티헌터’가 한국형 액션 히어로물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극중 주인공 이민호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액션신이 수없이 펼쳐졌고, 청와대 경호관 나나로 분했던 박민영은 유도의 업어치기 기술과 총을 몸에 달고 살았다. 박민영은 자신의 몸의 두배 세배가 넘는 장정들을 수차례 들어 메쳤고, 생전 처음 총도 잡아봤다.

    “다른 무술이나 액션은 많지 않았는데 유도하는 장면이 많아 드라마 시작 전 한 달 정도 유도 연습을 했다. 워낙 연습을 많이 해 힘들지 않았다. 총격신은 의외로 재미있었다. 화약을 넣고 총을 쏘다보니 처음에는 시끄럽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총 쏘는 게 제일 쉽다고 할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박민영은 수족관에 갇혀 생사를 오가는 인질극을 펼치기도 했다. 꽁꽁 묶인 채 차디찬 바닷물에 들어가 몇 시간동안 고생을 했던 경험을 떠올린 박민영은 “63빌딩 수족관에서 찍는다고 했을 때 사실 예쁜 물고기와 함께 찍는 것을 기대했는데, 막상 가보니 광어나 우럭 등 머리보다 더 큰 물고기들뿐이더라. 무엇보다 가을 온도에 맞춰진 진짜 바닷물이라 놀랐다. 그래도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극중 나나는 겉으로는 밝지만 속으로는 부모를 잃은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그만큼 내면의 아픔을 자연스럽게 연기로 표현해내야 했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터. 하지만 박민영은 “감정을 잡기는 오히려 수월했다”며 “누구나 인생의 아픔은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자신의 아픔이었을 때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마음속에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이 있어 어렵지 않았다. 내가 만약 나나였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서 하니 복수심이 저절로 생기더라”라고 당차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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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티헌터’를 하면서 박민영은 또 하나 얻은 게 있다. 바로 오랜 친구이자 동료이자 연기 라이벌인 이민호. 박민영과 이민호는 신인 시절 함께 CF에 출연했고, 2007년 KBS 드라마 ‘아이 엠 샘’에서 친구로 호흡을 맞추면서 벌써 횟수로 5년을 넘게 알고 지냈다.

    “처음에는 (이민호와)알던 사이라 연기하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이 작품을 통해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워낙 어릴 때 봐서 무게감이 없거나 너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웬걸, 너무 진중하고 배려심 깊고 역할 흡수를 정말 잘하는 친구더라. 이민호 덕분에 극에 대한 불안감이 없졌고 많이 배우면서 했다. 친하진 않았지만 원래 아는 사이다 보니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불편함이나 어색함은 없으면서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 오히려 좋았다.”

    그러나 ‘시티헌터’는 이민호를 타이틀롤로 한 작품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극의 흐름과 그에 따른 스포트라이트는 이민호에게 쏠렸다. 배우로서 아쉬움이 있을 법도 하지만 박민영은 “전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드라마 시작 단계부터 욕심보다 나나는 시티헌터에게 구원자가 되어주자는 생각이었다. 마지막에 그 점이 많이 살지 않아 아쉬웠지만 작품 자체로 너무 만족한다. 마지막 회를 다 같이 모여서 보면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냈다.”

    “슬럼프는 나를 결코 쉬지 못하게 한다”

    ‘거침없이 하이킥’(2006, MBC)으로 데뷔 해 ‘아이 엠 샘’(2007, KBS) ‘전설의 고향’(2008, KBS) ‘자명고’(2009, SBS)를 거친 박민영은 지난해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 KBS)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녀는 ‘성균관 스캔들’(이하 성스)이 이후 단 일주일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달리고 또 달리고 있다. ‘성스’가 끝남과 동시에 생애 첫 영화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 촬영에 곧바로 들어갔고, 영화 후반 작업이 한창일 무렵 ‘시티헌터’에 합류했다. ‘시티헌터’를 끝내고 한숨 돌리나 했더니 최근에는 10월 방송을 앞둔 KBS ‘영광의 재인’ 대본 리딩에 돌입했다.

    “일부러 쉬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박민영은 “쉬고 싶다는 생각도 물론 했고, 너무 텀이 없이 들어가 과연 ‘영광의 재인’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 근데 작가님과 감독님을 만나면서 고민이 말끔히 씻겨졌다. 나나를 잊고 재인을 채울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분명 짧은 시간만에 새 작품을 하는 것이지만, 이 작품을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영광의 재인’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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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는 선택을 하는 것 보다 선택을 받는 직업이다. 더구나 수십 편의 작품을 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배우도,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뒤흔드는 한류스타도 아직은 아닌,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이제 막 시작하는 신인배우와 다를 것 없는’ 그녀가 줄기차게 여러 작품에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 “이유라고 하면 부끄럽다”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뗀 박민영은 “모두가 그렇겠지만, 운 때가 맞은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를 꼽자면, ‘자명고’부터 연기는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성스’를 하면서는 내 스스로 연기를 깨어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 점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리 연기에 욕심이 많고, 즐거움을 느낀다 하더라도 1년 반 동안 쉬지 않고, 네 작품을 연달아 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내 대표작이 1~2년 동안 4편이 나왔다는 생각을 하면 내 스스로 ‘아 정말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는 걸 느낀다. 한 편을 할 때마다 얻는 게 있을 것이고 이번 ‘시티헌터’를 하면서도 분명 얻는 게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아직 내가 안주하지 않고 열정이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단 체력은 좋지 않은 편이다. ‘저질 체력’이라고 할 정도다. 근데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가늘고 길게 가는 스타일인 것 같다(웃음).”

    [BestNocut_R]그러나 박민영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자명고’를 끝내고 ‘성균관 스캔들’을 하기까지 일 년여 동안 그녀는 터널같이 길고 고된 시간을 겪어왔다. 그 슬럼프를 지나 현재의 박민영이 있기까지, 그 시간은 그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됐다.

    “가끔 너무 힘들다고 투덜댈 때가 있다. 그러다 한순간 ‘아 그래도 지금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살아야지’ 생각한다. 1년 반 전만 해도 내가 원하는 역할을 못 했다. 원하는 역을 하고 싶으면 3개월 동안 오디션을 보고 준비를 하고 노력해도 될까말까 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저에게는 정말 썼지만, 약이 됐다. 방황할 때 마다 그 시간을 떠올리며 지금 주어진 환경과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선물처럼 감사해하고 그게 계속 작품을 하면서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지금 박민영은 “이제 한창 연기의 재미를 알아가는” “대표작을 매번 새롭게 만들고 싶어하는” 욕심 많은 배우다. 나탈리 포트만이 롤모델이 아닌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한 ‘블랙스완’ 속 모습이 롤모델이라고 할 정도로 배우보다 작품 속 모습에 욕심이 많다. 이번 ‘시티헌터’ 역시 배우 박민영이 아닌 ‘나나’를 먼저 떠올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영광의 재인’에서 박민영이 연기할 재인이 기대되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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