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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하면 전학 가! '꼴찌 청소'



교육

    공부 못하면 전학 가! '꼴찌 청소'

    H자사고, 모의수능 200점미달 학생에 '전학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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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있는 자율형사립고인 H고등학교가 학교 규정을 위반한 학생들을 전학시키는 과정에서 성적이 좋은 학생은 그대로 남겨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비행에 대해 징계 수위를 달리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평소에도 성적이 나쁜 학생들에게 전학을 가라는 압박성 권유를 교사들이 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 교칙 위반 징계… 기준은 성적?

    지난해 10월 이 학교 1학년생 12명이 방과 후에 술을 마시는 등 비행 사실이 적발됐다.

    학교 측은 적발 당일날 12명 전원을 전학시키기로 결정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31조에 따르면 학생이 잘못을 저지르면 봉사활동을 거쳐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은 학생들에게 퇴학 징계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고등학교들은 퇴학 직전에 전학을 권유하고 있지만 이 학교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적발 즉시 전학이라는 고강도 카드로 학생들을 퇴출시켰다.

    이후 학교측은 일부 학생들에 대한 재심을 거쳐 최종 1명을 구제했지만 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전학 조치를 당한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는 일부 학생들에게만 재심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제 전학을 당한 A군(16)은 "선도위원회에서 재심을 거쳐 징계가 완화돼 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은 수능 모의고사 1~2등급"이라며 "우리처럼 성적이 나쁜 아이들에게는 아예 재심의 기회조차 없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실제로 학교에 남은 한 학생은 유학파로 성적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비행 정도에 따라 징계 수위를 달리 했던 것 뿐"이라며 "나머지 학생들에게도 재심의 기회를 줬는데 학부모들에게만 이 사실을 전달해 전학간 아이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재심 제의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황당해 했다.

    한 학생의 학부모는 "재심의 '재'자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 교사가 수업시간에도 전학 종용

    이 학교는 특히 평소에도 성적에 따른 강제 전학을 공공연하게 언급하면서 위화감을 조성했던 것으로 CBS취재 결과 드러났다.

    역시 강제 전학 조치 당했던 B양(16)은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공부 못하는 것들은 빨리 전학을 가라. 다른반은 공부 못하는 애들 다 전학가서 성적 좋은 데 우리는 왜 이러냐'고 말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 학교는 수능모의고사를 볼 때 학생들에게 OMR답안지를 2부를 작성하게 한 뒤 시험 당일 성적을 바로 파악해 200점을 넘지 못한 학생들에게 전학을 강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성적에 따른 전학 권유 사실을 묻자 처음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하다가 재차 묻자 말끝을 흐렸다.

    이 학교는 개교한 뒤 학생들이 과목별로 이동해 수업받는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학생 수업만족도를 조사하는 등 숱한 화제를 뿌리다 지난 2010년부터는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했다.

    한편, 이 학교는 자사고 전환 전후인 2009~2010년 1년 사이 전출 학생 숫자가 9명에서 무려 43명으로 5배가량 큰폭으로 증가해 무더기 전학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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